결국, 5% 차이로 승부가 날 것이다.
이제 100일도 안 남은 대선을 앞두고 대립하고 있는 양 진영의 마타도어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측된다. 늘 그랬듯이 조중동은 이재명 타도에 혈안이 될 것이고 민주당은 이를 막아내고 치고 나가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안철수는 철저히 언론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꾸준히 5%대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결코, 승기를 잡을 수는 없는 수치다. 그러나 안철수가 끝까지 버틴다면 선거 막판에 가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어찌 전개될까?
늘 하던 대로 일단 사주와 궁합을 보자. 전에 말한 대로 안철수도 을미 일주이다. 윤석열이 경진 일주이니 둘의 궁합을 보면 애증의 관계이다. 곧 안철수가 윤석열과 천간으로는 을경합이 되면서 지지로는 진미파가 되어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묘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이재명은 을유 일주이다. 천간으로는 안철수와 마찬가지로 을경합이 되지만 지지에서는 진토의 도움을 단단히 받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철수가 끝까지 버티는 것만으로도 윤석열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게 된다는 예상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 말하자면 안철수는 논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적어도 사주를 보면 말이다. 윤석열이 경금이니 을목을 합거해버리는 기세인데 안철수의 을목을 합거해 버리면 이재명의 을목은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이이제이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서인가 동아일보가 총대를 메고 안철수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그 가사 제목이 참 시쳇말로 ‘거시기’하다. “때를 잘못 고른 안철수, 이재명 성적표에 운명 갈린다”(참조: https://shindonga.donga.com/3/all/13/3050421/1)
이 기사에서 동아일보는 김종인 이준석이 이른바 ‘안 고립 작전’을 세우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이미 김종인 영입 자체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무슨 작전을 세울 것인가? 기자가 현장 취재는 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소설만 쓰는 현재의 한국 언론의 지평에서 김대현이 펼치는 기레기의 꿈은 망상에 불과하다. 하루도 내다보지 못하는 기자가 무슨 기자인가?
컨벤션 효과가 아직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종인과 기세 싸움을 벌이면서 윤석열은 스스로의 점수를 갉아먹고 있다. 그래서인가 이제 이재명과 윤석열의 지지율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양 진영은 콘크리트 지지층 30%를 확보한 상태에서 문재인 골수팬들이 섞인 된 나머지 40%를 공략하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통계 조사를 볼 때 이재명은 30~50대에서 우위를 점령하고 윤석열은 20대와 60대에서 우위를 점령하고 있다. 그런데 이 20대의 상당수는 이른바 ‘이대남’이다. 그래서 이준석은 더욱 안티-페미주의의 입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대남’의 지지로 큰 재미를 본 것을 가지고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어차피 ‘이대녀’는 표의 집결력이 없고 투표 참여 자체도 안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과학적 근거가 있는 생각이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세훈은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20대 이하 여성만이 박영선을 지지했다. 20대 이하 남성이 72.5%로 오세훈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에 비하면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다시 말해서 압도적 세몰이를 했던 오세훈에게 맞서 끝까지 반대한 계층이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었다. 이를 알고 있는 이준석과 국민의힘은 20대 이하 여성을 버리기로 한 것이다. 20대 이하 남성의 표를 결집하면 무조건 이긴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가 등장하여 이런 전략에 대혼란을 가져왔다. 안철수 지지층은 늘 젊은이들이다. 특히 좌우 이데올로기에 싫증이 나고 현실적인 플렉스를 중요시하는 20대들에게 안철수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이다. 그래서 만약 20대 이하 남성들의 표가 윤석열과 안철수로 분산이 된다면 윤석열의 선거 전략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보수 언론들이 안철수 때리기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다. 과연 안철수가 이 공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안철수의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19대 대선처럼 끝까지 완주하든지 아니면 서울시장 보선처럼 막판에 단일화하여 토사구팽을 당하든지 말이다. 선택은 그의 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안철수는 어차피 민주당과는 손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0대 이하 남성의 표를 의식한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단일화 카드는 윤석열을 대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결정적인 문제가 윤석열의 성격이다. 김종인과의 줄다리기에서 보여준 대로 윤석열은 누구의 명령을 듣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그가 공언한 대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다. 다시 말해서 자기 위에서 누군가가 명령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다. 설사 그가 대통령이어도 말이다.
그러니 윤석열은 안철수와의 협상에서도 타협이 아니라 일방적인 항복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 그럴 경우 을경합 화금이니 윤석열의 페이스에 말릴 공산이 크다. 더구나 올해가 신축년. 을목에게 불리한 해 아닌가. 그러나 대선은 임인년에 치러진다. 을목에게 유리하고 경금에게는 불리하다. 그러니 안철수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 내년 3월이 되면 오히려 전세가 역전될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안철수의 전략은 자중자애하고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으면 그만일 것이다.
과연 나의 예상대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작은 인간에 불과한 자가 하는 예측이 어찌 하늘의 운행을 이길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 뿐이다. 대선 날짜가 다가오면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권력을 놓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전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안철수는 이 전투에서 매우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보수 언론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안철수를 더 이상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밀약이 수립된 것이다. 최대한 안철수 변수를 5% 테두리 안에 묶어 두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안철수가 이 5%를 뛰어넘는 내공을 보여준다면 뜻밖에 승부가 쉽게 날 것이다.
그러니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밖에. 마치 주식의 이동평균선을 읽는 심정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