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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r 04. 2022

대통령 윤석열, 국무총리 안철수?

대운을 이기는 천운이 있는가 보다.

예상대로 정치가 본업이 아니라 심심풀이 ‘취미’인 안철수가 결국 윤석열호에 편승했다. 그럼에도 참 신기한 일이다. 나도 나름 사주 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볼 때 윤석열이나 김건희의 사주는 결코 ‘귀격’이 아닌데, 그리고 대운도 좋은 편이 아닌데 이제 그 부부가 한 나라의 대통령직의 반열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사주로 볼 때 윤석열의 일간이 경금이고 안철수가 을목이니 을경합으로 을목인 안철수가 윤석열을 가까이하면 제거되는 것이 맞기는 하다. 이미 또 다른 을목인 홍준표를 제거한 경력이 있고. 게다가 소문에 따르면 윤석열이 안철수에게 국무총리를 ‘약속’했단다. 그걸 믿고 안철수가 정말 ‘철수’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을목답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윤석열 사주가 신약인데도 이 정도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합이라는 것이 원래 일주가 신강하고 주변에서 힘을 받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더구나 안철수 사주가 매우 신강한 것 아닌가? 정말로 사주가 다가 아닌가 보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도 올랐던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인데 윤석열이라고 못할 일은 또 뭐란 말인가?


이재명 지지자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아무래도 사주로는 볼 수 없는 ‘천운’이 윤석열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은 그러고 보니 문재인도 극복했다. 문재인 또한 을목 아닌가? 이 또한 을경합으로 제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문재인 역시 사주로 볼 때 2019년에 측근의 문제로 몰락의 길을 갔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승승장구하면서 임기 말까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사주로 볼 때] 매우 놀라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된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 사태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직전만 해도 문재인 정권은 대북 정책의 혼란과 경제 문제로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에 빠졌고 임박한 총선에서도 희망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문자 그대로 ‘9회 말 역전 홈런’의 기회를 마련해 주어 민주당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를 ‘든든히’ 유지시켜 온 코로나가 임기 말이 되자 그 감염률과 사망률에서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변명으로 삼지만 점을 보는 입장에서는 그 천운이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코로나 카드’는 용도 폐기된 것이니 더 신경 쓸 일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가 독일을 능가하는 데도 오히려 현 정부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려고 고민 중이다. 어차피 다음 정권이 짊어질 짐 아니겠는가?


아무튼 문재인 정권을 유지해온 그 천운이 이제 윤석열에게 옮겨가는 모양새이다. 신기한 정도가 아니라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사실 세간에서 말하는 대로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 준 것이기는 하다. 윤석열 스스로 말한 대로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아닌가? 그 국민에는 문재인도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그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에서 시작하여 조국과의 대립을 거쳐 추미애와의 대결로 오늘날의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검찰총장 임명 청문회에서 그를 극렬하게 공격하던 당이다. 그런데 이제 야당 최고의 카드로 내세우는 처지가 되었다. 정치가 아무리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기득권 세력에 속하는 문재인 정부와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민주당도 윤석열이라는 패가 손해날 것이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해서 대통령 윤석열은 분노한 시민들만이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부와 야당 그리고 여당조차도 좋아하는 카드이다. 왜 그럴까? 간단히 설명해 보자.


지금의 예상되는 상황과는 반대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지난 선거에서 문재인과 이재명은 극한 대립을 벌이고 개인적 감정까지 쌓은 사이인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다. 둘의 감정의 앙금이 이제 가라앉았을 리가 없다. 그리고 이재명의 독자주의와 원칙주의는 상대방의 약점을 용서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나중에라도 필요한 경우 문재인 정부의 흠집을 얼마든지 헤집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이재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문재인 정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구나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 대비하여 내부적으로 이합집산을 할 경우 대통령 이재명의 새로운 지분이 상당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은 분명하기에 아무리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친문 세력이 현재 당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골치가 매우 아프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계산이 복잡해지는 것을 바라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정치 기반이 매우 취약한 윤석열이 아직도 인기가 높은 문재인을 막상 ‘치려고’ 한다면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다. 잘못하면 이명박과 박근혜를 구석으로 몰아간 촛불 정국이 재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문재인은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였고 윤석열이 이뻐서 표를 주었다기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배설하기 위하여 그를 지지한 사람이 많은 것이 엄연한 사실이니 더욱 그렇다. 게다가 당장 2년 남은 총선에 대비한 의원들의 이합집산으로 내부 권력다툼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문재인을 칠 여력이 없는 것이 뻔하다. 그러니 계산을 해보면 결국 문재인이 살아남는 데에는 이재명보다는 윤석열이 훨씬 나은 카드인 것이다. 원래 내가 살아남자면 나보다 무능하고 약점이 많은 자가 적장이 되는 것이 좋은 법이 아닌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러니 문재인 측의 입장에서도 정치 초보인 그리고 여러 가지 약점을 지닌 윤석열의 당선을 기피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는데 굳이 매우 껄끄럽기 짝이 없는 이재명에게 의존할 필요가 뭐 있는가?


국민의힘의 경우는 어떤가? 사실 굴러들어 온 돌이었던 윤석열은 여전히 당내 기반이 미미하다. 그래서 그의 최측근을 이루는 소수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여 당권을 장악하는 데 혈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어차피 소수 여당의 지위에서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니 그저 당내 권력 암투가 극화될 것이다. 그런데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은 좌충우돌해보지만 산전수전 다 격은 의원들의 권력 싸움에서 실질적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여소야대의 형국에서 무슨 힘이 있을 것인가? 그래서 그 와중에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을 거듭하게 될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용도 폐기된 이준석은 당연히 팽을 당할 것이고 당의 실권은 윤석열 측근들인 이른바 '윤핵관'들이 서서히 장악해 가면서 말이다. 그러는 가운데 윤석열은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상왕의 노릇만 하게 될 것이다. 이미 박근혜 정권에서 충분히 경험한 일이니 놀랄 일도 아니다. 당연히 안철수는 늘 그랬던 것처럼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밖에서 구시렁대는 소리 하며 지낼 것이고. 단일화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합의문을 팽개치고 도망가는 윤석열을 향해 그것을 왜 안 가지고 가냐고 묻는 수준의 안철수가 권력 투쟁을 한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민주당이다. 솔직히 말해서 민주당에서 이재명은 굴러들어 온 돌 정도가 아니라 개밥의 도토리 같은 존재이다. 최대 계파인 친문의 이낙연이라는 최고의 카드를 완전히 ‘망가뜨려’ 차기를 노려 볼 수도 없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재명 아닌가? 이재명은 그 ‘원죄’를 계속 안고 가야 할 입장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다수가 이재명을 ‘뜨겁게’ 지지할 수 없는 것이다. 설사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의회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한 여당인 민주당을, 그것도 굴러들어 온 돌인 이재명이 어찌해볼 도리는 없을 것이라는 심산도 있다. 엄연한 삼권 분립 국가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은 여전히 170석이 넘는 최다 의원을 확보한 거대 정당이고. 무서울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윤석열이 당선될 경우 현재 개혁에 지지부진하여 여러 가지로 욕을 먹고 있는 민주당은 기사회생할 것이 뻔하다. 어차피 경제적 문제가 산적한 현재 한국 상황을 윤석열이라고 해서 쾌도난마식으로 극복할 탁월한 묘책이 있을 리가 만무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국정을 운영하는 윤석열을 그저 물어뜯고 비난만 해도 본전은 건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시작된 긴축 정책과 코로나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과 연동된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하여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윤석열이 막을 뾰족한 방도가 없다. 윤석열 당선 이후 보수 세력은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 관계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결국 중국과 북한과의 대립을 촉발할 것이 뻔하다. 그러면 당연히 국내적 경제 위기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대립으로 야기되는 국제적 정치 위기가 동시에 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박근혜가 중국의 시진핑과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고 나서 미국의 강요로 싸드 배치를 바로 하여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거센 경제적 제재를 당한 것처럼 말이다. 어설픈 양다리 외교 정책이 부른 참극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의 입장에서 이와 비슷할 ‘무능한’ 정부를 공격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국회의원들은 원래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재선이 지상목표인 사람들이니, 윤석열 정부를 집중 공격하여 선거에서 이기면 그만 아니든가? 마치 조선 말기에 외세가 조선을 어찌하든 민비파나 대원군파가 갈려서 정권을 잡으려 혈안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라가 망해도 나와 나의 집안, 그리고 패거리만 호의호식하면 그만인 것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유효하다.


대통령 윤석열은 솔직히 이렇게 이미 안온한 기득권 세력이 된 문재인 정부,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이 모두 반기는 카드이다. 그런데 정작 민초들은 어떤가? 늘 그렇듯이 국민들은 대선 때 감정을 마음껏 배설한 다음 선거가 끝나고 나면 마치 좀비처럼 자신이 누구를, 그리고 왜 지지했는지도 모르게 된다. 아무리 길어도 석 달 정도 지나면 다 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또 다음 대선 때 전혀 새로운 정신으로 다시 ‘원점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안철수도 네번이나 나와서 설쳐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의 사달로 안철수가 정치적으로 영원히 매장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국의 정치 지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안철수는 다음 선거에 반드시 또 나온다. 물론 다시 중도 사퇴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돈도 많은데 정치 놀음만큼 재미있는 오락이 어디 있겠는가? 안철수에게 정치는 꽃놀이 패다. 결국 당하는 것은 늘 국민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 윤석열이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는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 의견이니 독자들은 그저 필요한 부분만 받아들이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윤석열은 문제인 정부의 이른바 ‘부정부패’와 ‘무능’에 화가 난 국민이 자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 부정부패와 무능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사실 부정부패를 파고들어 혼쭐 내는 것은 윤석열의 전공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 경험이 전무하여 능력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 정부를 법과 제도를 통하여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약점을 최대한 커버하려고 애쓸 것이다. 다만 문재인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쉬운 먹잇감인 사고무친의 패장인 이재명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물론 대장동은 자신도 연관된 폭탄이니 쉽사리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을 둘러싼 자질구레한 이른바 ‘비리’는 얼마든지 널려 있지 않은가? 사실 검찰이 ‘걸면 다 걸리게’ 되어 있는 것이 한국의 정치판이니 못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집권 초반에 국민들에게 ‘시원하다’는 반응을 얻어 인기가 매우 높아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그 분위기를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거대 야당인 정치 현실에서 대통령 윤석열의 운신의 폭은 사실 그리 넓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정성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전 정권의 ‘비리 척결’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커다란 혼란이 예상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경제 분야에 혼란이 오게 될 것이다. 이미 통화량 팽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스태그플레이션의 발생이 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예산 마련을 위하여 결국 세금을 더 올리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금은 문제인 정권이 가장 욕을 먹은 부분인데 이를 답습하게 되면 국민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된다. 더구나 친기업 정책을 모토로 하는 국민의힘의 정책에 따라 기업의 세금과 부담을 감면한 만큼 일반 국민의 내핍은 더욱 강요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지금보다 더 힘들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누가 쉽게 받아들일까? 그러나 국가의 거시 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미시 경제적인 국민의 이른바 사소한 ‘민생’을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윤석열이 스스로 말하는 대로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작은’ 희생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특히 윤석열은 문제인 정부의 최대의 실정인 부동산 문제를 해소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부동산 문제는 만성적인 주택 부족과 수도권 집중에 따른 구조적인 것인 데에 더하여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따른 통화 팽창의 산물이기에 윤석열 정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시적으로는 부동산 과열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겠지만 오히려 그 내면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라는 더 큰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현금부자들의 수익은 극대화될 것이고. 그러면서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윤석열 정권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다음 정치 분야는 더욱 목불인견이 될 것이다. 일단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져온 이른바 수구 세력이 힘을 얻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반대로 진보 세력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미 보여준 모습대로 소탐대실하며 사분오열될 것이다. 분열은 좌파의 본성과 같은 일이니 특별할 것은 없다. 그러나 이번 정권에서 새로운 기득권 세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강남좌파들은 걱정이 없다. 기득권을 다 누리면서 취미로 좌파가 되어서 사는 삶도 나름 재미있는 일 아닌가? 그들을 따르던 민초 좌파들의 사정을 그들이 헤아릴 리가 있는가? 기득권이라는 것은 한 번 잡으면 놓기가 어렵다. 그 편한 세상을 왜 버리겠는가? 더구나 입만 진보이고 좌파로 도덕성마저 담보하는 마약보다 더 달콤한 강남 좌파의 자리인데 말이다. 조국이나 유시민이나 다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좌파 이념을 위해 살신성인을 한다고? 역시 지나가던 개가 다 웃을 일이다.


그러나 물론 윤석열 당선의 최대 혜택을 누리는 이들이 바로 수구 세력이 될 것이다. 친미 친일과 더불어 반중과 반북 정서가 힘을 받게 되니 말이다. 이러한 국내 정치적 정서의 변화는 당연히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어 온 중국과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친미와 친일 노선을 강화하면 어쩔 수 없이 친중 기조는 물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문제인 정부가 겨우 유지해온 이른바 ‘등거리 외교’가 친중으로 해석되는 나라에서 이들과 그 지지세력에게는 친미와 친일은 오히려 ‘중립’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과연 중국과 거리를 둘 경우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국발 경제 위기와 북한발 군사적 상황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이미 미국 다음으로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이고 군사력과 과학 수준에서도 러시아와 버금가는 길을 가는 중이다. 그런 중국을 한국이 단독으로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면 당연히 외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외세 의존적 나라의 운명은 결코 희망적일 수 없다. 더구나 내부적으로 극단적인 분열을 겪고 있는 한국의 경우는 말이다. 호남과 영남이 대립하고, 이른바 '빨갱이'와 '수구꼴통'이 대립하고, 강남부자와 그 외 지역의 빈자가 대립하고, 스카이대와 지잡대가 대립하고, MZ세대와 꼰대가 대립하고, 페미와 일베가 대립하는 나라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층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입시 관련 비리와 부정, 성적 타락으로 noblesse oblige는 개나 줘버린지 오래이니 사회 통합은 당연히 요원한 일이다. 사회적 문제는 넘쳐나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내부적 갈등과 분열로 약화된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면 주변국들 가운데 진정으로 ‘의리’를 지키는 경우는 전혀 없다. 어마어마한 국제 협정은 종이 조각에 불과하고 모든 관계자들은 자국의 이익만 생각한다. 유럽연합이 입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지만 실제로 전쟁을 벌이며 피해를 당하는 것은 다름아닌 우크라이나 땅과 국민이다. 현재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의 무기화만이 아니라 구소련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중이다. 과거 냉전 시대에 현재 동유럽 국가 대부분은 러시아의 손아귀 안에 있던 괴뢰정부가 지배하고 있었다. 사용하는 언어도 같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땅의 침략이 아니라 구토의 ‘회복’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이전의 ‘원래’의 민족국가 상태로 돌아간 것을 기정 사실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군사 대국과 맞선 세계 22위의 약소국의 미래는 너무나 불길하다. 조만간에 우크라이나는 결국 러시아에 굴복하게 될 것이고, 세계는 그저 립서비스만 계속하면서 불똥이 자국에 튀지 않게 되기만 바랄 것이다. 결국 우크라이나 땅과 그곳에 사는 국민만이 처절한 희생을 당하고. 그것이 냉정한 국제 정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면 푸틴은 자신의 힘을 더 과시해보고자 할 것이다. 그것이 권력자의 속성이니 말이다. 이러한 푸틴을 등에 업고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정책을 강화한다면 한반도의 상황은 더욱 급변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대만을 직접 치기에는 미국과의 직접 대결의 부담이 크니 일단 차선책으로 선택한 한반도가 중국과 미국의 간접적인 패권 싸움의 한가운데 서게 될 경우 남북한의 운명은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이 되고 말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결국 신냉전 체제에서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이런 시국에 외교는 고사하고 아예 정치 자체에 문외한인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 행정 경험이 전혀 없다고 고백하는 안철수가 국무총리가 된다고?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상황을 걱정하는 국민들보다는 그 대척점에 서 있는 국민들의 숫자가 많다. 이른바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의 비율이 여전히 6대 4 정도인 것이 엄연한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20대 대선에서 심상정은 이미 그 존재감 자체가 아예 상실된 상황이니 실질적으로 이재명과 윤석열의 맞대결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안철수가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서 문재인을 앞섰음에도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난 18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도 있다. 당시 극진보인 통진당의 이정희와 정의당의 심상정도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났다. 그리하여 진보와 보수가 이른바 ‘맞짱’을 뜬 선거가 된  이 선거에서 문재인은 48.0%, 박근혜는 51.6%를 득표하였다. 이것이 한국 정치 지형을 정확히 보여주는 숫자이다. 이재명도 이 지형을 극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여기에는 천운과 도사의 ‘영빨’이 개입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더구나 분노한 20대가 60대 이상과 같은 성향으로 윤석열을 절대 지지하는 상황 아닌가? 수학적 계산은 이미 나왔다.


사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물론 박정희와 전두환도 이겨낸 대한민국이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고 나라가 완전히 망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망하지 않도록 버티는 동안 기득권 세력에 속하지 않은 민초들, 곧 기득권층이 ‘개돼지’라고 부르는 서민층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IMF 사태 시절, 세계금융위기 시절, 그리고 코로나 사태 시절마저 모든 위기 때마다 주로 희생당하는 것은 민초들이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를 선택한 것이 민초이듯이 윤석열을 선택할 이들도 민초니 말이다. 자업자득이다.


과연 사고무친의 상황에서 거의 단기필마의 전투를 벌이는 이재명이 그의 신산스러운 인생 역경에서 살아남은 ‘공력’으로 무소의 뿔처럼 외롭게 앞으로 나가면서 기사회생할 것인가? 정말 모르겠다. 이제 이 문제는 사주로도 해결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저 천운을 기대할 뿐이다. <주역>의 ‘계사전’에도 음양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귀신의 차원에서만 이해가 될 일 아닌가? 그런데 김건희는 자신이 그런 신기가 있다고 했으니 그의 ‘우리가 이겨!’라는 말이 허언이 아닐 수도 있나 보다. 설마 했는데 말이다. 아니면 김건희 주변의 그 무수한 도사들이 이른바 ‘흑마술’로 신통력을 부려 민초들의 총기를 흐리게 한 것인가? 그러나 ‘계사전’에서 知變化之道者,其知神之所為乎라고도 했으니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닷새밖에 안 남았지만 말이다. 혹시 아는가? 지혜가, 아니 serendipity가 주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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