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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r 23. 2022

‘어쩌다’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잃을 게 없다고?

조선일보 김대중이 다시 저주의 굿판을 벌이자고 한다.

<조선일보> 김대중이 2022년 3월 23일 쓴 “‘어쩌다’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잃을 게 없다”는 제목의 칼럼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윤 당선인에게도 ‘무기’는 있다. 엄밀히 말해 윤석열은 정치인이 아니다. 정당인도 아니다. 체질이 다르다. 그야말로 ‘어쩌다’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잃을 것이 없다. 제도와 법이 허용하는 한, 소신대로 대통령 노릇 하고 물러가면 된다. 부담 없이 ‘윤석열다운 정치’를 한번 해보는 것이다.”


천하의 <조선일보>에서 밥 빌어먹는 자의 글에서 무슨 기대를 하랴 만은, 이런 말은 한마디로 윤석열 보고 깽판 치라는 ‘명령’ 아닌가? 한 때 밤의 대통령을 자임하던 <조선일보>의 식구 다운 기가 저절로 막히는 입놀림이 아닐 수 없다.


김대중은 누구인가? 1939년 9월 3일 생이다. 참 오래도 살았다.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을 훌쩍 넘었으니 말이다. 동명이인인 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 <Wall Street Journal>을 인용하는 척하면서 가짜 기사를 써서 새 정부에 대한 저주를 퍼붓던 그였다. 그 거짓이 다름 아닌 김어준에게 발각되어 얼굴에 똥물을 뒤집어쓴 상황에서도 오히려 적반하장의 파렴치함으로 김어준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던 자가 바로 김대중이다. 그 뒤에 슬그머니 고발을 취소하고 꼬리를 내리고는 그토록 존경하는 나라인 미국으로 꽁지 빠지게 도망간 자가 바로 김대중이다. 그 사달을 내고도 여전히 고개를 뻣뻣이 들고 윤석열에게 마치 꼬붕에게 훈계하는 조폭 보스 같은 허세 가득한 포스를 보이고자 안달을 부리고 있다. 불혹, 지천명, 이순, 종심을 넘어 미수를 바라보는 데도 왜 여전히 이 모양일까? 한 때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평가받던 그 먼 과거의 추억에 여전히 연연하는 모양이다. 참으로 애처롭기 그지없다. 나잇값을 하기엔 틀린 모양이니 말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탓인지 아니면 방응모의 영향인지 친일 논조를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이완용의 유언을 받들어 모시는 모양으로 친미에도 일가견이 있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전남대 학생을 ‘총을 든 난동자’로 규정한 자가 바로 김대중이다. 1997년 이회창을 노골적으로 편드는 기사를 쓴 것에 대하여 이인제 측이 항의하자 “너네들 내일모레면 끝이야. 국민회의, 국민신당 너희는 싹 죽어. 까불지 마.”라고 저주를 퍼부은 자가 바로 김대중이다. 그러나 그의 약발은 잘 안 먹히는 모양이다. 그가 그토록 저주하던 김대중, 노무현이 이회창을 연이어 두 번이나 죽였으니 말이다. 그런 김대중이 이제는 이 나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저주를 퍼붓고 있다. 윤석열에게 너는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 사람이니 5년 동안 깽판 치고 나가라는 충고인지 협박인지를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김대중은 뭐가 그리 겁이 많은지 자기 글에 댓글을 단 한 줄도 허용하지 않는 몽니를 지금까지 부린다. 그 잘난 ‘1등 디지털뉴스’인 <조선일보>에서 한 때 주필까지 한 자의 배포치고는 옹졸하기 그지없다. 그런 자가 어찌 윤석열 보고 네 멋대로 해보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을까? 나는 못하니 너라도 깽판 치라는 것인가?


그러면서 아주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내린다.


“현실 정치에서 ‘국민’은 하나가 아니다. 국민은 여럿일 수 있다. 심각한 문제는 국민이 대립적이고 충돌적이라는 데 있다. 지도자는 그중 어느 ‘국민’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대립하는 국민 쪽을 배척할 수도 없다. ‘국민’은 하나가 아닐 뿐 아니라 언제나 당신의 우군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꾸 국민을 들먹이고 물어보면 궁극적으로 자신감이 없음을 드러낸다는 것을 유념하기 바란다. 국민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뽑아줬으니 이제는 당신이 알아서 하라. 성적표는 5년 후에 받아라.”


윤석열을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이 넘어도 네 멋대로 하고 그에 대한 대가는 물러나면서 네가 알아서 치르란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전통을 이어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윤석열을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완전히 무시하면서 말이다. 한 마디로 쫄지 말라는 거다. 골목대장끼리는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한 나라를 이끌어야 할 자에게 하는 말치고는 참으로 졸렬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은 더욱 가관이다.


“윤석열에 대한 시대적 요청은 앞선 5년의 잘못된 리더십에 오염된 나라가 더 망가지기 전에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좋은 대통령’ ‘훌륭한 대통령’ 모두 좋다. 그러나 그에 우선하는 것은 좌파 5년을 바로잡고 헌법에 따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적 신념을 저해해온 각종 사회 권력을 정리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민노총·전교조·참여연대 등 이른바 사회 권력 이동이 수반하지 않은, 정치권력만의 독자적 장악으로는 명실상부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윤석열을 뽑은 것이라기보다 정권 교체를 명(命)한 것이다. 그리고 정권 교체는 좌파 정권의 근간이 돼 온 사회 권력을 되돌려놓을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권이 받은 시대적 사명은 문재인 5년을 ‘청소’하라는 것이다. 정치 보복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적폐 청산을 하라는 것이다. 지난 정권의 내로남불, 인사 불공정, 권력 남용 등을 징벌해서 다시는 그런 적폐가 용인되지 않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절실하다. 국민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불법’을 그냥 넘기는 것은 안 된다. 다만 철저한 사실 검증과 법 절차에 따라 권력 개입 없이 문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


한마디로 모든 국민으로부터 칭송을 받는 일은 제쳐두고 오로지 김대중이 증오하는 ‘빨갱이’ 타도에 올인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박근혜의 명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러려고 대통령이 된 것인가?”


윤석열은 지금 스스로 일으킨 사달로 취임도 하기 전에 궁지에 몰려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겨우’ 자기 살집 문제로 나라 전체를 들 쑤석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윤석열에게 80을 넘겨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김대중이 한다는 소리가 자기가 직접 못하는 ‘복수’에 매진하란다. 사실 그는 야권 대선 후보가 한창 난립하던 2021년 9월 14일에 쓴 칼럼에서 이미 다음과 같이 속내를 드러냈었다.


“대선을 5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서 야권에 절실한 것은 정권 교체다. 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는 것은 ‘꿩 잡는 매’다. 꿩 잡을 수 있다면 어떤 매도 좋다. 윤매도 좋고 홍매도 좋다. 어떤 매이냐에 매달리다가 꿩을 못 잡아도 상관없다는 발상은 금물이다.”


이것이 한국 수구 언론의 참모습이다. 이들은 국가의 미래, 국민의 안녕은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자기 패거리가 득세하여 멋대로 전횡을 부리면 그만인 것이다. 조선 시대의 당파 싸움과 일제 강점기의 친일 매국 행위에 길들은 얼치기 ‘엘리트’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개인과 패거리의 호의호식에만 올인해온 수구 적폐 세력의 선두에 서서 변죽을 울려온 자답다.


그런데 김대중의 바람과는 정 반대로 바로 이런 김대중과 같은 문자 그대로의 기레기들이 없어지는 날이 바로 이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날이 될 것이다. 그날이 속히 오려면 어찌해야 하나? 시작하기도 전부터 체면을 단단히 구긴 윤석열이 복수심에서 김대중의 충고대로 ‘빨갱이 몰이’에 나선다면 이 니라는 최악의 분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남북으로 갈린 것도 모자라 좌우, 동서, 남녀, 빈부, 도촌으로 산산이 부서져 사분오열된 채 말이다. 참으로 근심이 깊어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김대중의 말이 맞을 것 같아서 더 두렵다. 윤석열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든 5년이 지나고 나가면 그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벌인 사달을 수습해야 하는 국민은 무슨 죄란 말인가? 이미 그 기미가 보이니 더욱 기가 막힐 뿐이다. 정말로 윤석열이 권좌에 들어서기 전에  동네 무당이라도 불러 국태민안을 위한 굿이라도 한판 벌여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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