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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Dec 14. 2022

누가 김어준을 대신할 것인가?

‘신자유’가  ‘구자유’의 종말을 불러일으킨다.

김어준이 드디어 밀려나는 모양이다. 천하의 김어준도 역시 돈을 이길 수는 없나 보다. 서울시가 돈줄을 단디 조이니 T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공중파 청취율 1위를 6년 동안 고수해 온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폐업과 더불어 김어준의 황혼이 보일듯 하다. 바그너의 Götterdämmerung에 나오는 음악이 들려오나? 과연 김어준이 <신들의 황혼> 제3막 3장에 나오는 Valhalla에 들어가서 신들과 더불어 산화할까? 두고 볼 일이지만 택도 없는 일이겠다.    

 

김어준은 1968년 12월 4일 경남 진해 출신이다. 1998년 한국 최초의 인터넷 신문인 <딴지일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부침을 거듭하다가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로 대박을 터트린 후 2016년부터 TBS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2022년 4분기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3.1%로 한국 전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2018년부터 계속 지켜온 1위 자리였다. 이 프로그램과 연관된 팟캐스트와 유튜브로 1년에 70억 원의 수입을 오렸다고 하니 TBS의 처지에서도 매우 아쉬울 판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시작되기 이전에 TBS의 라디오 채널 점유율은 3.3%에 불과했으나 2022년은 15%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김어준 덕분이다. 그러나 역으로 김어준도 공중파 덕분에 명성을 얻은 셈이니 누이-매부 관계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딴지일보>는 스스로 말한 대로 이른바 ‘인터넷 황색언론’의 시조라고 할 수 있다. <딴지일보>의 성공은 많은 아류 인터넷 언론의 등장을 촉발했다. <딴지일보>를 거쳐 간 유명 인사도 적지 않다. 흔히 김어준이 이른바 좌파 언론의 선두에 선 것처럼 알려졌지만 출발부터 그 색깔이 선명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때 공격 전선에 선 것도 김어준이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 좌파 언론의 대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원래 김어준은 ‘자유’ 언론을 추구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어느 모로 이 ‘자유’는 윤석열이 주장하는 그 ‘자유’와 매우 유사하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뭐든 자기 멋대로 하는 자유 말이다. <딴지일보>가 개인 홈페이지에서 시작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어준이 조선일보의 김대중이 WSJ의 기사를 왜곡 인용 보도한 것을 들춰낸 ‘좃선일보 김대충 주필의 지좃대로 영문법’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김어준도 문자 그대로 ‘지좃대로’ 글을 쓰고 말을 하면서 지금까지 커왔다. 한국 기득권층의 부패와 모순에 불만이 있는 많은 시민에게 김어준의 말은 일종의 감정 배설의 대리 만족을 주는 기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그래서 그의 ‘자유’가 허용된 것이다.  

    

물론 고소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김어준의 명성을 오히려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제 그의 ‘자유’가 윤석열의 ‘자유’와 충돌하면서 무너지는 모양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아닌가? 좌파 언론의 선구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밀리게’ 된 것이 사실이니 어쩌면 김어준의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떨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솔직히 한국의 집단의식이 좌우를 선명하게 갈라치기 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이른바 유명 인사들이 시달리게 된 것이 사실 아닌가? 한국 사회의 민중은 늘 잘난 사람들에게 색깔을 분명히 할 것을 강요한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은 줄타기한다. 김어준과 마찬가지로 윤석열도 그런 줄타기에 성공한 케이스다. 김건희가 기자와의 전화 대화에서 밝힌 대로 원래 김건희와 윤석열은 노무현 파였단다. 그러다가 문재인에게 ‘배신’당하여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윤석열 자신도 민주당에 들어갈 수는 없어 국민의힘에 들어갔다고 스스로 고백한 적이 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집단의식이다. 천하의 김어준 천하의 윤석열도 그런 갈라 치기의 시대정신을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김어준은 어떤 줄을 타게 될 것인가?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다른 줄을 탈 수는 없는 노릇이겠다. 그렇다고 좌파 언론의 상징으로 남는 것도 찜찜할 일이다. 물론 그 유명세로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러면 천하의 김어준이 그저 그런 유튜버로 ‘전락’할 것이니 모양이 사납다. 공중파를 타면서 TBS를 흔들던 그 권세가 사라지고 나면 그 여파가 상당할 것이니 말이다. 물론 공중파가 아닌 유튜브의 경우 더욱 자유로워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유는 이제 과거 TBS에서 누리던 자유와는 질적으로 너무 다른 자유가 될 것이니 김어준으로서는 자유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어디 한 번 사주나 볼까?

    

O무계무

O신해신  건명 1대운   

       

전형적인 식신생재의 원국이다. 현재 기사 대운이다. 그동안 목화 대운으로 흘렀다. 기사 대운에 임오 세운이 가면서 하차하게 되었으나 원래 말로 먹고사는 팔자니 앞으로도 계속 그리 살겠다. 앞으로도 유튜브든 팟캐스트든 글보다는 말로 살아갈 팔자 아닌가? 그리고 20년 넘게 그를 추종하고 있는 팬덤도 든든하니 먹고 살 문제는 전혀 없겠다. 어차피 관인이 없는 사주니 정계에 나선다는 것은 꿈도 못 꿀 것이다. 명예와는 어차피 거리가 먼 사주다. 그래서 메이저 언론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사주대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 김어준의 행로를 보면 안티로 버틴 사람이다. 민주당이 득세하면 오히려 힘이 빠진 역사가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크게 발복 한 것은 아무래도 재물 운이 동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건강과 구설의 문제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차피 윤석열류의 ‘자유’를 구현한 사람이니 이른바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는 애초에 글러 먹은 사주다. 그러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겠다. 문자 그대로 ‘꼴리는 대로’ 살다 가면 그만 아닌가?  

    

다만 그나마 조중동이 장악한 한국의 언론판에서 그나마 B급 언론으로 균형추를 맞추어오던 김어준이 사라지고 나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 꿰찰 수 있겠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번에 TBS에서 김어준과 더불어 주진우와 신장식마저 하차하니 좌파 언론의 입이 다 사라지는 모양이다. 공중파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한 한국 사회에서 이는 좌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도 이제는 문자 그대로 public figure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그들만의 리거’로 남을 것이니 말이다.  

    

윤석열의 ‘신자유’가 김어준의 ‘구자유’를 몰아내는 장면을 목격하니 역시 인생은 무상이라는 진리가 맞나 보다. 뭐 인생 별거 없다.   

   

각설하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로 각각 42년, 43년 동안 고통을 받다가 독립한 모로코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스페인을 격파한 데 이어 프랑스를 무너뜨릴 채비를 하고 있다. 새벽 응원이나 해보자. Vive le Mar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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