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비축용으로 보관하던 155mm 포탄 30만 발을 독일로 신속히 보내는 것은 미국의 강요로 보였다. 그러나 7.62mm와 12.7mm 기관총탄 430만 발, 120mm 전차 포탄 5만 발을 폴란드에 보낸다는 뉴스를 듣고 머리에 불이 번쩍 났다. 게다가 러시아와 중국에 동시에 강경 메시지를 냈다. 다음은 서울신문에 난 ‘윤 대통령, 결국 중국 건드렸다…“대만 무력 현상변경, 절대 반대”’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다.(참조: https://v.daum.net/v/20230419113202264)
“19일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제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중국과 대만해협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 및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과 관련해 “결국 이러한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이러한 변화에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윤 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사실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왔지만, 대만 해협의 긴장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참조: https://v.daum.net/v/20230419113202264)
러시아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다음은 연합뉴스에 난 ‘러 "한국, 우크라에 무기 지원시 분쟁개입 의미"’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쟁 개입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 입장을 취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은 전쟁에 대한 특정 단계의 개입을 뜻한다"고 답했다.”
곧 중국의 반응도 이어질 것이다.
그전에 미국은 북한에 대하여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국민일보의 ‘한·미 “북한 핵공격, 김정은정권 종말 초래할 것” 경고’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다.(참조: https://m.kmib.co.kr/view.asp?arcid=0018157367 )
“한·미는 특히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어떠한 북한의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미 미국이 인정하는 수준의 핵보유국이 되었다. 게다가 미국이 우려하는 대로 북한의 ICBM은 이제 워싱턴 D.C.를 공격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다음은 한국일보의 ‘"북 미사일 워싱턴 도달 가능" "풍계리 핵실험 재개"...미군 고위층의 경고’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다.(참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41909580003981)
“존 힐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하원 군사위 전략군소위에 출석,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때부터 핵보복과 전략 억제 부분도 역할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우리는 제한적이지만 발전하는 북한 장거리 ICBM 위협에 대응할 새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서울신문의 ‘“북한이 핵공격하면 우리도 핵보복, 진심이다” 美당국자 원칙 재확인’라는 제목의 보도는 더 노골적이다. 다음은 그 기사의 일부다.(참조: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419500018)
“이런 가운데 이날 몰턴 의원의 질문은 미국이 언제까지 미사일방어로만 북핵 위협을 억제할 생각이냐고 물은 것이고, 이에 힐 부차관보는 핵무기 사용은 늘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고 답한 것이다.
힐 부차관보는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때부터 핵 보복과 전략 억제 부분도 역할을 하게 된다. 진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일본도 장거리 미사일 제조 보유 계획을 밝혔다. 이제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날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이 곧 다가온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반도는 평화협정은 고사하고 정전협정도 맺지 않은 휴전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언제든지 공식적인 전쟁 선포 없이 다시 총을 들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이제 무르익고 있다.
전쟁이 나면 과연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까?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이는 당연히 지지율이 형편없이 떨어진 지도자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도 전쟁이 나기 전에는 부패스캔들로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렀다. 러시아의 푸틴도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릴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자 두 지도자에 대한 지지율은 하늘을 찌를 듯 올랐다. 그리고 전쟁이 난 지 1년이 지난 현재도 두 지도자는 매우 건재하고 국내 정치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지지율 20%를 90%로 올리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전쟁이라는 것을 이 두 사람도 잘 보여주고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의 부시도 마찬가지다. 전쟁 전 50% 이하를 맴돌던 그의 지지율은 전쟁이 나자 단박에 70%를 넘어섰다. 그의 아버지 부시가 걸프 전쟁을 일으켰을 때는 무려 80%의 지지율을 확보했다. 정치적 곤경에 몰린 지도자가 전쟁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
1950년 제2대 총선에서 이승만의 여당은 참패했다.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 이승만이 당선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치러진 제2대 대선에서 이승만은 74.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런데 이승만은 그것도 모자라 전후 복구가 한창이던 1956년에 치러진 3대 대선에서는 유명한 445입 불법 만행을 저질러가면서 3선에 성공했다. 당시 헌법에 따르면 이승만은 후보로 나올 수도 없었다. 그러나 권력에 눈이 멀어버린 이 노인이 한국 헌정사에 지도자가 자기 맘대로 헌법을 개정하는 악한 선례를 남긴 것이다. 그런 악한이 전쟁 동안에는 무려 74.6%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라는 것이 이렇다. 인기가 땅에 떨어진 지도자는 무조건 좋아하는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그러나 전쟁이 나면 가장 손해는 보는 것은 당연히 국민이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한국군 63만 명, 유엔군 15만 명을 포함 78만 명이, 그리고 북한군 80만 명, 중공군 123만 명 등 약 203만 명이 전사·전상·실종되어 총 281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는 민간인 피해는 계산되지 않았다.
남한 민간인은 사망자 24만 5천 명, 학살 민간인 13만 명, 부상 23만 명, 납치 8만 5천 명, 행방불명 30만 3천 명으로 모두 100만 명의 남한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한국 전쟁 유족회와 학자들은 학살된 한국인만 1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1953년 북한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북한 민간인 사망자는 28만 2천 명, 실종자 79만 6천 명이다. 이는 당시 남북한 전체 인구의 1/5 수준이다. 그 당시 한 가구당 구성원이 10여 명에 달하던 것을 고려하면 한 가족에 1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남한의 일반 공업 시설의 40%가 파괴되었다. 북한은 더 심해서 전력의 74%, 연료 공업 89%, 화학공업의 70%가 피해를 입었다.
어떤 이들은 기왕 이리된 것 한 번 북한과 붙어서 끝장을 내자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정말로 이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구는 천만 명 남한 인구는 2천만 명이었다. 다 합쳐서 지금의 절반도 안 되던 시절이다. 그리고 그 당시 한국전쟁에 사용된 무기는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노후 장비였다. 그래서 살상력이 매우 낮았다. 그런데도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서 400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 그리고 국민의 절반이 피난민이 되었다.
그러나 전쟁 당사국의 책임자인 김일성과 이승만은 무병장수한 끝에 자연사했다. 김일성은 전쟁을 일으켰고 이승만은 그 전쟁을 끝까지 놓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정전협정이 아닌 휴전협정을 그것도 남한은 빠진 미완성의 휴전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그 뒤에도 김일성은 북한의 독재자로 남아 권력을 누렸다. 이승만은 4사5입이라는 황당무계한 사기를 쳐가면서 헌법을 고쳐서 종신 대통령을 획책하다가 국민의 분노로 쫓겨나서 제2의 조국인 미국의 하와이에서 죽었다. 전쟁에서 희생당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지지 않았다. 이것이 전쟁의 참모습이다.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시킨 자들은 호의호식하면서 끝까지 자 살고 전쟁을 전혀 원하지 않은 무고한 국민만 희생당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도 한국전쟁과 똑같은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만이 이루어지고 있다. 푸틴과 젤렌스키는 오늘도 무사한데 말이다.
지금은 남한 인구가 5천만 명 북한 인구가 2,500만 명이다. 양국의 무기 수준은 한국전쟁 당시와 비할 수 없이 고도화되었다. 더구나 북한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모두 보유하고 미국의 방어망을 뚫을 수준이 ICBM도 갖추고 있다. 일단 전쟁이 나면 북한은 승리할 가망성은 제로다. 그러니 그들의 전략은 다 같이 죽는 길 뿐이다. 핵무기 말고도 사거리 50km에 이르는 방사포만으로도 서울을 초토화할 수 있다.
세계적인 화약고로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만을 지니고 있던 한반도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여전히 진보와 보수, ‘빨갱이’와 ‘토착왜구’, ‘된장녀’와 ‘한남’, ‘꼰대’와 ‘MZ’, ‘재벌’과 ‘노동자’, 영남과 호남이 처절하게 물어뜯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가?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도 20%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제발 전쟁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물론 그 전쟁이라는 것이 우리의 힘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참전하고 이라크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 조작도 얼마든지 해온 역사가 있기에 더욱 그런 불안감이 든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의 반전 의지가 확고하다면 막을 수 있다. 우리의 평화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손에 달린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끼리 그만 싸우고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는 순간 기뻐 날뛸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