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띄우기의 끝이 다가왔나?

‘조선 제일의 검’이 ‘조선 제일의 혀’가 되어버렸다.

by Francis Lee

포스트 윤석열로 공들여 만들어 온 한동훈의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 상황 판단이 제대로 안 되는 아류 조·중·동을 자처하는 군소 찌라시들은 여전히 한동훈 띄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조·중·동은 버리기 수순으로 들어간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끝내기가 마무리되어야 반상 계가를 할 수 있겠지만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 직전의 기세는 분명히 사라졌다. 아무리 ‘조선 제일의 혀’로 ‘빤질 남’의 이미지를 굳힌 한동훈이라도 이재명 대표와의 진검승부에서 졌다는 사실을 내심으로라도 부인하기는 힘들 노릇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 등장부터 아슬아슬 외줄 타기 신공을 보여왔다. 당선도 ‘겨우’ 0.73%p 차이, 유권자 수로는 247,077명 차이로 이겼다. 13만 명만 마음을 달리 먹었다면 결과도 달리 났었다. 실제로 0.5% 안 되는 사람의 손으로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그래서 정권 출발부터 뿌리 없는, 또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형국이었다. 윤석열 정권의 토대가 되어야 할 국민의힘은 소수당으로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고, MB계와 박근혜계만이 아니라 박근혜와 척을 진 김무성계도 살아있는 문자 그대로 잡탕 부대의 상황이라서 결국 새로운 정권의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윤석열 계보를 만들 계획이었고 그 중심에 한동훈을 세울 요량이었는데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완전히 스타일을 구겨버렸다. 한동훈 자신은 짐짓 쿨한 척하지만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 많이 울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년 급제하여 그동안 줄타기 신공까지 보이면서 법무부 장관에 올랐지만, 윤석열의 아바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증거 수집이라는 검사에게는 기초 중에도 기초인 업무 수행도 못 하는 무능함을 보여준 채로 이제는 버리는 카드 함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동훈은 여전히 여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얼마나 많은 차기 대권 주자 1위가 나타났다가 불나방처럼 사라졌던가? 이제 한동훈도 그 불나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실 한동훈은 지난 시절에 명멸했던 이른바 ‘차기 대권 주자’들과 비해 볼 때도 그의 입만큼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미니멈급이나 플라이급에 불과하다. 그런데 순전히 수구 언론의 가짜뉴스로 허세만 부린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번에 말한 한동훈의 대선배인 박철언은 고사하고 대표적인 굴러들어 온 돌이었던 황교안이나 안철수, 그리고 잠깐 수구 언론을 타고 반짝 올랐다가 굴러 떨어진 반기문 수준도 안 된다. 가짜뉴스로 만들어진 과대포장이 불러온 전형적인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대로 여권에서 한동훈에 올인하던 차라 인제 와서 대체 주자를 다시 만들어 내는 일도 막막하다. 그러나 한동훈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포스트 한동훈을 찾기는 해야 한다. 과연 누가 한동훈의 뒤를 이어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후보가 될까?


무엇보다도 할 줄 아는 재주가 동문서답과 압수 수색만 있는 한동훈과는 차별성이 있는 인재여야 한다. 입보다는 능력이 천하제일인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언행일치와 겸손의 덕목이 가장 으뜸가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옛 어른들 말씀대로 유유상종인 법이니 가볍기 이를 데 없고 무조건 떼쓰기만 하고 재산 증식에 혈안이 된 자들이 잔뜩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그런 인재가 과연 모일 리가 만무한 일 아닌가? 그래서 남의 일이지만 걱정이 많이 된다.


한동훈의 최대 패착은 소년 급제로 교만해진 것도 있지만 세상이 온통 고시 성적으로 가늠되고 모든 국민이 잠재적 범죄자라는 선입견이 굳어진 데 있다. 이준석 말대로 국무총리는 물 건너갔으니 이제 그에게 남은 길은 결국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해 자신의 진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꽃길만 걸어온 그에게 그럴 배짱이 있을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현재 전망이 되는 바로는 대구·경북의 바보도 당선되는 노른자위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입성할 것이 뻔하다. 그래서 국회에서 존재감을 키운 다음에 차기 대선을 노릴 모양이다. 그러나 인생이 그리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어처구니없이 등장하는 과정을 보고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B급 아닌 C, D급이 설쳐대는 국민의힘이 한국 인재의 전부라고 보면 큰 오산이다. 인구 5천만 명의 국가에는 한동훈 정도의 ‘인재’(人才)는 ‘인재’(人災)로 변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찜 쪄먹는 A급 참 인재가 계속 나올 것이니 말이다.


이제 한동훈은 무엇을 해야 하나? 한동훈도 자기중심적인 나르시시스트적 정신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이니 앞으로도 관종의 버릇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인가?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한동훈이 자기와 별 상관이 없는 대법원장 후보의 낙선에 대해 한마디 한다. 그러면 여지없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는 수구 찌라시의 기레기들이 이른바 ‘한비어천가’를 불러댄다. 그러나 구속영장 기각 이전과는 반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제 한동훈은 이전의 한동훈이 아니라는 느낌이 온다.


이제 한동훈이 필요한 것은 조직의 부품 역할을 벗어나 정치가의 품성을 기르는 스파르타식 훈련이다. 검찰이나 법무부는 어차피 철저한 계급 사회로 상명하복이 생명인 조직이다. 그런 곳에서는 오로지 시키는 대로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여의도는 정글이다. 검찰이나 법무부에서 바라볼 때는 정치가란 그저 캐비닛만 열만 벌벌 떨며 나가 자빠지는 미물로 보이지만 정작 본인이 그 바닥에 뛰어들어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시에 합격하고 대법관, 선관위원장, 감사원장, 3선 국회의원, 국무총리, 당 총재를 포함해 안 해본 것이 없는 이회창도 결국 정치력 부족으로 대선을 3수나 하고도 미끄러졌다. 그런데 ‘겨우’ 검사와 법무부 장관이 경력의 전부인 한동훈이 정치를 한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한 마디로 한동훈스럽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정치를 얼마나 우습게 보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한동훈도 이회창과 마찬가지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법관이 된 이회창과 달리 검사가 되었고 이제 장관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다. 수구 언론이 띄어주니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동훈의 전공인 구속영장에서 완전히 한 방 먹고 나서는 그에 대한 기대가 거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 그저 ‘조선 제일의 혀’로 남게 될 것이다. 그의 대선배인 이회창만이 아니라 김기춘, 우병우와 비교해 봐도 그릇이 안 된다.


그렇다면 한동훈의 운명은 무엇일까? 지난번 글에서 말한 대로 결국 토사구팽을 당하게 될 것이다. 사실 윤석열 정부를 구할 흑기사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미 그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입으로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어 버린 상황에서 구속영장마저 기각되어 ‘조선 제일의 무딘 검’이라는 진짜 실력이 드러난 한동훈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이준석의 말대로 내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해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꽃길만 걸어온 ‘조선 제일의 혀’에 그런 용기가 있을까? 현재로 봐서는 천만의 말씀이다. 원래 지나치게 짖어대는 개는 물지 않는 법이다. 또한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이번에 유인촌, 김행, 이균용 파행에서 본 대로 내로남불, 안면몰수, 기억상실의 행태를 보이며 권력만을 추구하는 자들의 면면은 결국 저잣거리의 놀림감만 될 뿐이다. 여기에 더해 좌충우돌의 모든 것을 보여준 한동훈은 내년 총선에서 아예 자신의 다 벗은 모습을 보여주고 정면 승부를 겨뤄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용기가 한동훈에게 있어 보이지 않는다. 만약 험지에 출마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또 하나의 인사 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다고 비례대표로 나온다면? 또 하나의 맹목적인 권력 추구자를 만들 뿐이다. 그러면 결국 한동훈의 내로라하는 박철언, 이회창, 김기춘, 우병우 선배들과 마찬가지의 손가락질을 받는 패장의 대열에 서게 될 것이다. 과연 한동훈은 무슨 선택을 할까? ‘머리가 좋다고’ 소문이 잔뜩 났으나 이재명 대표와의 진검승부에서 보기 좋게 패한 충격을 벗어나야 하는 한동훈의 다음 수순이 매우 궁금하다.


한동훈이 자기가 궁지에 몰렸다는 것은 감지한 모양이기는 하다. 민주당을 향해 자기를 탄핵해 달라고 읍소를 하는 모양새이니 말이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민주당이 이제 토사구팽을 기다리는 한동훈을 뭐 하러 탄핵하겠는가? 고난 받는 투사의 모양을 흉내 내고 싶은 것인데 아무나 탄핵당하고 아무나 단식하는 것이 아니다. 정무 감각에 더해 동물적 정치 감각이 필요한 것이 여의도 바닥이다. 그런 감을 익히기에 한동훈은 너무 잘났다. 피기도 전에 져버리는 형상이 애처롭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 자업자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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