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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조각같이 생겼다고?

<서울신문>도 <조선일보>처럼 바로 폐지로 팔릴 모양이다.

by Francis Lee

“예술의전당 깜짝 방문 한동훈 장관 ‘조각 같다.’” <서울신문> 류재민이 쓴 기사의 제목이다. 물론 데스크에서 최종적으로 정한 제목이니 류재민 단독으로 이런 식의 제목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메이저언론 근처에 있다는 <서울신문>이 이따위 제목을 뽑는 것이 하도 기가 막혀 기사를 다 읽어보았다. 내용은 더 기가 막혔다. 명색이 법무부 장관인데 전공에 관련된 내용은 한 줄도 안 나온다. 원래는 런던 필하모닉 한국 공연 관련 기사인데 느닷없이 한동훈에 관한 찬미와 찬양으로 가득하다. 첫 줄이 이렇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예술의전당을 깜짝 방문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고 나타난 그의 등장에 공연장이 술렁였고, 가까이에서 처음 보는 시민들의 사진 요청이 쏟아지는 등 한 장관은 연예인 못지않은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도대체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고’ 나타난 자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서 기사에 실린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평범한 트렌치코트에 프로그램 브로셔로 보이는 분홍색 책자를 들고 있다. 지난번 해외 출장 때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기>를 들던 것과 같은 자세다.


그 아래 나온 다음과 같은 기사는 거의 내 눈을 의심하게 했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복도에 한 장관이 등장하면서 인파가 몰렸다. 평소 국회에서 의원들의 말을 토씨 하나 안 놓치고 적극적으로 상대하는 모습 그대로 한 장관은 시민들의 쇄도하는 사진 요청 멘트를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응대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분홍색 프로그램북을 손에 꼭 쥔 한 장관은 다양한 자세와 각도로 시민들의 사진에 담겼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휴대전화를 들고 셀피를 찍는 모습까지 보였다. 어떤 시민은 '조각 같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밀려드는 사진 촬영을 모두 끝낸 한 장관은 지인인 한 남성과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 한 장관을 본 시민들 역시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고 곳곳에서 그의 모습을 담으려는 손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시민은 바쁜 그의 발걸음에 같이 사진 찍자고 이야기 꺼내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아쉬워하기도 했다.”(출처: https://v.daum.net/v/20231008085902346?f=p)


류재민은 한동훈 스토커라고 커밍아웃이라도 할 모양이다. 아니면 북한 <로동신문>을 너무 많이 탐독한 건가? 그것조차 아니라면 대한민국 언론이 다 미쳐 돌아가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서울신문>은 1904년 7월 18일에 창간되어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며 빼앗긴 국권을 다시 찾는 데 앞장서기도 한 구한말의 대표적 민족지인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발간되는 신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신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였다. 기획재정부가 대주주로 있던 시절에는 사실상 정부의 ‘홍보지’나 ‘기관지’로 전락하더니, 특히 2021년 호반건설이 대주주가 된 이후 한 마디로 맛이 갔다. 한마디로 언론사가 아니라 건설사의 자회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매출액은 2022년 기준으로 830억 정도로 <조선일보>의 3천억에 비하면 조족지혈의 수준이다. 그러나 이 신문사에 붙어먹고 사는 사람의 숫자는 440명 정도로 480명인 <조선일보>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만큼 1인당 생산성이 무척 떨어지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전에 이미 <서울신문>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박정희와 전두환의 충실한 나팔수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민주화가 되자 박쥐의 본색을 드러냈다. 권력자가 바뀌면 태세 전환도 신속히 이루어진 것이다. 1992년 대선에서는 김영삼을 지지하고 1997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군사독재정권의 나팔수가 된 것을 깊이 반성하는 이른바 ‘공개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에는 다시 태세를 바꾸었다. 그러더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대북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러나 박쥐 놀이도 지쳤는지 잠깐 중도를 표방하더니 호반건설 자회사가 되고 나서는 다시 그 잘난 ‘수구’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는 <조선일보> 찜 쪄먹기로 작정했다는 속내를 조금도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 언론사 가운데 이런 수준의 박쥐 신공을 보인 신문은 <서울신문>이 유일할 것이다.


다음은 나무위키에 나온 <서울신문>의 ‘만행’을 요약한 내용이다.


“또한 2022년 8월에 벌어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논란 때는 법원의 가처분 판단 이후, 심지어 조·중·동과 같은 보수 신문들마저도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사설을 썼지만, 유독 서울신문만은 '새 비대위 출범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국민의힘을 두둔하는 사설을 썼다. 그리고 2022년 9월에 벌어진 윤석열 미국 순방 중 욕설 논란 때는 보수언론인 동아일보마저도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고 사설에 썼지만, 이번에도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이 나란히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심지어 10월 4일에 발생한 강릉시 현무-IIC 미사일 낙탄 사고 때는 주요 일간지들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촉구한 가운데, 조·중·동과 같은 다른 보수 언론에서도 주장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서울신문만이 사설에서 혼자 주장했다. 또한 2022년 10월 25일에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 연설에 대해 노골적인 칭찬을 하는 사설을 발행하여 윤비어천가라는 지적을 받기까지 했다. 또한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이 국정조사 계획서를 공동 제출하자, 서울신문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옹호하고 야당을 비난하는 사설을 실었다.”


“실제 신문 인수협상 과정에서,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측에서 요구한 신문 편집권 독립 관련 요구들을 호반건설 측이 대부분 거부했다고 한다. 인수 이후 신문사 경영 사정은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지만, 아니나다를까 사주 측에 의해 신문의 편집권이나 논조가 휘둘리게 되었다. 실제 호반건설로의 인수 이후, 호반건설 회장의 동정 보도나 호반건설 홍보성 기사가 서울신문의 지면 및 온라인 보도에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호반건설의 비리나 전횡을 비판하던 서울신문의 과거 기사 시리즈가 인수 이후 아예 삭제되기까지 했다. 이 호반건설 관련한 서울신문의 기사 시리즈는 호반의 서울신문 인수 직전인 2021년에 당시 신문사의 '6인 협의체' 차원에서 삭제가 결정되었던 것인데, 신문사 인수에 대한 협상용 사전 정지작업 이었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이 기사 삭제 사태는 호반건설로의 인수 이후 기자단 내부에서 ‘(기사를 삭제한 우리들이)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는 평가가 터져나오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당시 편집국장은 정치부장과 지면 편집 방향이 충돌하자, 인사 발령을 받은지 19일 밖에 되지 않은 정치부장을 일방적으로 경질하고, 정직 1개월 징계를 처분하는 등 신문사 편집국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리저리 언론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출처: https://namu.wiki/w/%EC%84%9C%EC%9A%B8%EC%8B%A0%EB%AC%B8)


그런데 참 이상하다. 호반건설은 전라도를 기반으로 세워진 회사이고 전라도는 자타가 공인하는 민주당 지지 세력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데 왜 호반건설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궁금해서 자료를 뒤져 보았다. 역시 나무위키에 알찬 정보가 나왔다.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호남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지만 전국 단위 대형 건설사로 큰 이후로는 호남을 나몰라라 하는 모습에 호남을 도외시하는 호남 향토기업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호반2차 아파트의 경우, 앞의 송도로 162번길이 23년째 비포장도로로 방치되고 있는데도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호반건설은 페이퍼컴퍼니들을 설립해서 낙찰 기회를 확대하는 방법을 통해 택지를 싹쓸이했다. 이를 위해 무려 43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설립했다. 이들 중 20곳 이상이 직원 수가 10명도 안 됐다. 호반, 유령 자회사로 신도시·공공택지 ‘편법 싹쓸이’ LH 무더기 낙찰 논란과 관련하여 언론사인 광주방송도 33차례 응찰하였다. 또한 유일하게 낙찰 받은 대구테크노폴리스 A15 블록을 호반건설이 대주주인 호반엔지니어링에 곧바로 매각했으며, 호반 측은 이 땅에서 아파트 770가구를 분양해 1481억 원의 분양 매출과 271억 원의 분양 수익을 거둬 논란이 되었다. ... 호반건설뿐만 아니라, 중흥건설, 우미건설, 제일건설 등 전라도 건설사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성장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벌떼입찰 수사 및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출처: https://namu.wiki/w/%ED%98%B8%EB%B0%98%EA%B1%B4%EC%84%A4 )


결국 전라도 출신답게 호반건설이 진보적인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서 급성장해놓고는 문재인 정부 때리기로 1년 6개월을 보내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순식간에 태세 전환을 하는 박쥐 신공을 보였다는 것인데... 그런 호반건설이 인수했으니 본래 박쥐 신공의 절정 모습을 보여온 <서울신문>이 한동훈을 향한 ‘한비어천가’를 불러대는 모습은 전혀 이상해할 것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원래 하던 짓을 계속하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전의 글에서 이미 이야기 한 대로 한동훈은 이제 지는 태양도 아니고 뜨다만 태양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도 정신을 못 차린 <서울신문>은 ‘한비어천가’를 불러대고 있으니 참 보는 눈도 없다. 그러나 물론 <서울신문>의 유구한 전통대로 ‘빛나는 태양이며 구국의 지도자’가 나오면 언제든 태세 전환을 할 것이니 사실 큰 걱정은 없을 것이다. 그저 늘 ‘쎈 놈’에 붙어 찬가를 부르면서 기쁨 주고 사랑받으면 그만 아닌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검찰개혁과 더불어 언론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이 외쳐온 이유가 무엇인지를 <서울신문>이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Brovo, your life! <서울신문> 그리고 호반건설아! 어디 한번 자알~ 먹고 자알~ 살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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