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하지 못한다.
강서구 보선 참사의 궁극적 책임은 분명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의 규정도 있어서 강서구에 후보를 낼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의지’라는 식으로 전달된 명령에 따라 할 수 없이 후보를 내고 참패를 자초했다. 그런데 법을 잘 아는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월권적인 행위를 했는데도 아무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뭐라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국민의힘의 상황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다음은 <아이뉴스24>에 나온 기사 내용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31013030008679)
“당초 여당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유죄 판결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귀책사유에 따라 무공천 기류와 함께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한 곳에 불과하다며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문제는 김 전 구청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가 내려지자, 당내 공천 기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과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인데 엉뚱한 김기현이 최고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사과 아닌 사과를 한다.
”우리 당으로선 험지라 녹록한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강서구민의 민심을 받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해준 당원 동지에게 당대표로서 감사 인사와 함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세상은 다 알고 있다. 강서구민의 민심을 받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윤심을 받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 공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자에게 누가 감히 대들 수 있겠는가? 잘못한 사람에게 잘못을 떳떳하게 물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국민의힘의 현실이다. 그러니 내년 총선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국민의힘 안에서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을 아무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다. 또 <아이뉴스24>를 인용해 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국민이 느끼는 감정 아닌가?’라면서 ‘당헌·당규상 맞지 않는 후보였고 강서구가 열세 지역인 만큼, 모든 것을 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어쨌든 당대표 중심으로 뭉쳐서 가야 하지 않겠나’며 ‘우리가 확인한 것은, 강점으로 내세운 윤심이라는 배경이 수도권 선거에선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용기를 낼 수 없다. 현재 속내를 떳떳하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이준석과 유승민 정도다. 홍준표조차도 함부로 말을 못 하는 것이 국민의힘이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폭망 할까? 절대 아니다. 이번 강서구 보선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정확히 일치한다. 30%대 초중반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있는 한 지난 총선의 결과는 보장된 것이다. 100석만 넘긴다면 대통령 탄핵이라는 참사를 막을 수 있으니, 그것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굴러들어 온 돌인 윤석열 사단이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장악만 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경상도 지역의 65석 정도를 검사사단으로 채우고 다른 지역에서 지난 총선 정도로만 버티고 비례대표 20석 정도만 건지면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이미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감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덤빌 수 있겠는가? 더구나 공천과 검찰이라는 양날의 칼을 한 손에 쥔 권력자인데 말이다.
그래서 과연 앞으로 6개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절대 권력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무도 덤비지 못하고 그가 하자는 대로 국민의힘은 흘러갈 것이다. 원래 계획은 김기현을 허수아비로 내세우다가 내쫓고 적당한 시기에 한동훈을 전면에 내세워 총선을 치를 요량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 기각이라는 대형 사고를 친 한동훈을 내세우기가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국무총리로 밀기에는 민주당의 반대가 불 보듯 해서 사정이 막막해졌다. 진보 진영만이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한동훈을 미워하는 세력이 너무 많아진 탓이다. 정치판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젊은 놈이 건방지게 구는 것’이고 ‘실력 없이 입만 놀리는 것’인데 이 두 가지 조건을 현재 한동훈이 완벽하게 채우는 중이니 누가 좋아하겠나?
결국 총선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인데 현재와 같이 윤석열 대통령이 절대 권력을 국민의힘에 휘두르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그저 간신배들만을 당선시켜 친위대를 구성할 생각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 정부가 성한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정부를 봐도 대통령의 인기가 없으면 당에서 실력자가 나와 대통령의 탈장까지 요구하였다. 그러나 지금 누가 나서서 그런 ‘짓’을 감히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결국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필패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이재명 대표 죽이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재명 대표만 제거하면 콘크리트 지지 세력을 단결시켜 최소한 100석은 건질 확신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 상황에서 그리될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고 국민이 먹고살기 힘든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살기가 팍팍한 국민은 늘 반발심을 가지곤 했다. 이번이라고 예외일 리가 없다. 물가는 오르는 데 돈은 말라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배가 아픈 것은 참아도, 남이 잘되는 것은 못 참는 것이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빈부 격차와 경제적 곤궁이 가속화되면 천하의 윤석열 대통령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결국 현재대로라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을 그대로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이번 강서구 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이준석의 말 대로 지난 두 차례의 보선과 지방선거 이전, 곧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총선의 분위기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그런 사실을 윤석열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태세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그의 의중은 국민의힘의 압승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방지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어 당의 힘이 강화되는 경우 대통령의 장악력이 상실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했지만 결국 내분으로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한 것을 윤석열 대통령도 정확히 목격하고 있을 것이다. 당이 너무 비대해지면 계파가 난무하고 결국 내분이 일어나 대통령에게 들이대는 세력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권 때의 이른바 ‘배신의 계절’을 검찰에서 직접 목격한 것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가? 그저 적당한 수준에서 그것도 검찰 사단으로 채운 국민의힘이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공격은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으로 막으면 되지만 당내의 배신자를 처단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최선의 길은 검찰 사단으로 국민의힘을 장악하고 그 누구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퇴임 후에, 검찰에 기소되어 이명박처럼 형을 받는 일이 발생하더라고 관행상 언젠가는 사면·복권이 될 것이다. 17년 형을 받은 이명박이 그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헌정사를 보면 보수진영 대통령이 퇴임 후 편히 지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이승만은 하와이도 도망갔고, 박정희는 최측근의 총에 맞아 죽었고, 전두환, 노태우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명박은 17년 형을 받아 감옥 생활을 했고, 박근혜는 탄핵받아 모진 고통을 당했다. 단 한 명도 제대로 퇴임 대통령이라는 명예를 누린 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그 역사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실패한 대통령의 길을 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민심을 따르는 길을 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를 보면 간신배들에 둘러싸여서 검찰 사단으로 무장하여 70% 가까이 되는 국민과 맞서 싸울 생각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평생 검찰 안에서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만 보아왔던 일종의 직업병에서 나온 책략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적으로 맞서 싸운 정권 가운데 성공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실패한 보수 대통령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 사실을, 곧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누가 알려줄 수 있을까? 현재 국민의힘을 보아서는 아무도 없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말은 모조리 ‘가짜 뉴스’로 간주해 버리며 법과 제도로 통제할 생각만 하고, 바른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진정 윤석열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살신성인의 자세로 국민의힘에서 간언을 해야 한다. 특히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99%인 김기현이 총대를 메야한다. 그러나 과연 김기현이 외칠 수 있을까? 대나무밭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다음과 같은 소리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