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포구' 된다면... 김포 쓰레기 매립지, 서울이 쓸 수 있을까” 오늘 <한국일보> 기사 제목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31102043017644) 수도권 제4 매립지가 김포시 관할 지역에 있는데 현재는 서울시 쓰레기를 거기에 버리려면 김포시와 협의해야 하지만 서울시 김포구가 되면 시장 맘대로 쓰레기를 그곳에 버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불만? 어차피 김포의 일부 지역이 쓰레기 매립지이니 나머지 김포 지역의 집값을 올려주면 잠잠할 것 아닌가? 돈 마귀에 들린 상황인데 그깟 쓰레기 좀 받아 낸다고 대수랴? 그리고 나중에 서울 난지도처럼 흙으로 덮어서 공원으로 조성하고 아파트 단지 세우면 그만이지. 쓰레기 받고 부동산 가격 폭등하면, ‘퉁’ 쳐버리는 정도 아니라 남는 장사가 된다는 말이지.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얼쑤. 춤사위가 절로 나올 판이다.
사실 서울 쓰레기를 난지도가 온전히 받아 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땅이 포화하여 더 이상 쓰레기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 1993년이다. 그렇다면 난지도 매립지가 생기기 전에 서울의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했나? 서울의 여러 구가 각자 쓰레기를 거두어 한강 본류와 지류의 공터에 버렸다. 그것이 포화하자 흙으로 덮어 버리고는 아파트와 건물을 지었다. 그 지역이 현재 강남구 대치동, 광진구 구의동, 성동구 행당동, 노원구 상계동, 관악구 신림동, 동대문구 장안동, 강서구 개화동이다. 1970년만 해도 이 지역은 쓰레기 산이었다.
구별로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지자, 박정희 정권은 농원 조성을 명분으로 1977년 난지도에 길이 4km, 폭 20m, 높이 7m의 제방을 쌓았다. 그러나 이 제방이 완공되자 갑자기 쓰레기처리장으로 고시하고 이 지역의 모든 개인 땅을, 토지수용법을 내세워 강제 매수했다. 이후 1993년까지 서울의 온갖 쓰레기가 이곳에 모였다. 처음에는 해발 8m였던 난지도가 해발 98m의 산이 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 쓰레기 산을 만들 수 없게 되자 1992년부터는 건축물 폐자재만 버리다가 1993년 3월 난지도 매립장을 완전히 폐쇄했다. 이때까지 버린 쓰레기의 무게가 약 1억 톤에 달했다.
그러고 나서 서울 쓰레기 버릴 곳으로 지금의 인천 서구인 당시 김포군 검단면에 매립지를 조성한 것이다. 이 지역에는 4개의 매립장이 지정되었는데 그 가운데 2개는 이미 난지도와 마찬가지로 다 차서 더 이상 버릴 수가 없다. 2018년부터 사용 중인 것은 제3 매립장의 1단계 부분인데 벌써 면적의 60%가 다 찼다. 앞으로 3~4년 후면 여기도 다 찬다는 말이다. 그래서 제3 매립장의 2~3단계와 지금 서울시 김포구와 직결된 제4 매립장을 조성해야 한다. 이 새 매립장의 면적은 593만㎡다. 매립 용량이 6,538만 ton이니 제1 매립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 8년 정도 쓰레기를 쏟아부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제3 매립장과 제4 매립장을 다 채우는데 10여 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다. 그다음 매립장을 또 조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서울 쓰레기를 김포시와 인천시가 받아 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다. 이에 두 시는 그동안 매립지 사용에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사실 이 수도권 매립지 사용은 그동안 억지로 연장되어 왔다. 이미 2016년에 매립을 중단하기로 했으나 정부와 서울시가 인천시에 각종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쓰레기 매립을 흐지부지 지속해 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피해는 막심한 데도 서울시의 이기주의로 쓰레기를 남의 시에 버리는 모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 김포구가 세워진다면 서울시는 인천시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대로 서울 땅에 서울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된다. 얼마나 좋은가? 적어도 오세훈이 시장으로 있는 동안은 쓰레기 걱정하지 않고 푹 잘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쓰레기를 많이 만드는 나라에 속한다. 2020년 기준으로 하루 생산되는 쓰레기가 55만 ton에 이른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적극 시행되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특히 택배 문화가 고도로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쓰레기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조금 지난 통계이지만 2016년 기준으로도 한국인 한 사람이 1년간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8kg으로, 미국의 130kg, 영국의 99kg에 이어 전 세계 3위였다. 이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쓰레기 생산은 폭발적으로 늘게 되었다. 2020년에만 음식 배달과 택배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각각 75.1%와 19.8% 늘었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쓰레기 증가로 이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6년 20만 ton에 미치지 못하던 쓰레기가 2021년에는 50만 ton을 훌쩍 뛰어넘었다.(참조: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78) 쓰레기는 탄소 발생의 주원인이고 결국 기후 변화의 주범이다. 환경 파괴를 막는 길은 매립지 건설이 아니라 쓰레기 배출의 통제와 친환경적인 처리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이를 위한 예산을 증액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환경 문제의 주범인 쓰레기 매립장조차도 정치적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매립장 받고 부동산값 올리는 흥정이나 하는 짓 말이다.
이런 국민의힘, 특히 김기현의 속을 국민이 뻔히 보고 있는데 정작 김기현과 그 패거리만 모르는 모양이다. 서울시 김포구 계략이 발포되자 마지 실시된 여론조사의 결과가 그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시사저널>에 “與 ‘김포 서울 편입’에 여론 싸늘… 경기서도 반대 크게 앞서 [리얼미터]”라는 제목으로 실린 기사가 이를 잘 요약해 주고 있다.(링크: https://v.daum.net/v/20231102153703400) 아래는 그 기사의 내용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8.6%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31.5%,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0%로 조사됐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로지 대구·경북, 70대 이상, 무직·은퇴·기타에 속하는 계층만이 찬성하는 숫자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결국 김기현이 들고 나온 ‘서울시 김포구’ 카드도 국민이 보기에는 내년 총선을 위해 졸속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여 국민의힘 콘크리트 지지층의 맹목적인 동의만 확보하는 참담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김기현의 구상대로 서울시 김포구가 된다고 하자. 그러면 서울 시민이 김포구로 몰려갈까? 천만에. 오히려 투기꾼들이 바람잡이가 되어 아파트값을 잔뜩 올리면 기회는 이때다 하고 김포시 주민이 대거 아파트를 팔고 서울의 강남 진출을 꿈꿀 것이다. 그래서 김포구는 시간이 흐르면 루저들이 모인 문자 그대로의 변두리가 되고 무늬만 서울 시민이 되어 마치 짝퉁 ‘비똥’을 들고 다니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쓰레기’ 냄새가 지독히 나는 짓을 벌이는 국민의힘과 김기현이나 그에 부화뇌동하는 대구·경북과 70대 이상, 그리고 무직자, 은퇴자 그리고 ‘기타’에 속하는 국민이나 한통속이 되어 나라를 말아먹을 짓만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김포시의 재정 자립도는 2023년 기준으로 37%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45%에 크게 못 미친다. 김포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재정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결국 나머지 부자 동네, 특히 강남 3구에 돈을 구걸해야 한다는 말이다. 9월 기준 강남구 재산세 부과액은 9,087억이다. 김포시는 1,047억이다. 게다가 김포시가 가지고 있는 400억 원의 부채도 서울시가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서울시 김포구로 촉발된 다른 서울 주변 도시들의 서울 편입 러시가 시작되면 서울시의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서울시의 재정 자립도는 77%다. 여기에 김포를 비롯하여 40~50%대를 밑도는 하남과 과천도 모자라 김포보다 못한 30%도 안 되는 구리와 광명을 서울의 구로 만든다고? 결국 서울의 재정 자립도가 떨어질 것이 불 보듯 환한 일 아닌가? 그러면 결국 모자라는 돈을 국가 예산으로 메꾸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호언장담한 재정 적자 감소는 물 건너간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나라의 빚이 늘어 휘청거리기 전에 아예 서울을 먼저 무너뜨리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앞으로 한 10여 년 쓰레기 버릴 곳을 찾다가 서울 전체를 쓰레기로 만들게 될 것이 뻔하다. 이것이야말로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의 70% 가까이는 제정신을 차리고 살고 있는데 국민의힘 패거리와 그들을 무조건 밀고 있는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정말로 머리가 콘크리트인 모양이다. 도대체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