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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Nov 14. 2023

<KBS>가 <TV조선> 이중대가 되려나?

언론 장악만으로 결코 총선에 승리할 수는 없다.

사장이 바뀌자마자 <KBS>가 불난 호떡집처럼 되는 모양이다. 게다가 이소정이 하차한 자리를 꿰찬 박장범의 일성이 ‘대다나다.’     


“그동안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었던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고 앞으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이른바 ‘듣보잡 ’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하도 기가 차서 누군가 검색해 보았다. 1970년 대전 출생 서울로 유학 와서 연대씩이나 들어갔다. 1994년부터 KBS에서 줄기차게 국민의 시청료로 생계를 유지해 온 자다. 과거 윤석열 검사가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고 일갈한 대로 박장범도 자기 선배는 다 우습고 오로지 KBS라는 조직, 아니 더 나아가 나중에 진출할 국민의힘이라는 조직에 더 충성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이미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한국의 언론탄압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는데 그 우려가 기우가 아니라 현실이 될 모양이다. “President's War Against ‘Fake News’ Raises Alarms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국가라는 조직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는 한 사람에게 충성하는 정부 관료들의 아부 언행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은근히 ‘돌려 까기’를 하고 있다.(링크: https://www.nytimes.com/2023/11/10/world/asia/south-korea-fake-news-disinformation.html)     

  

“Allies of President Yoon Suk Yeol are attacking what they see as an existential threat to South Korea, and they are mincing few words. The head of Mr. Yoon’s party has called for the death sentence for a case of “high treason.” The culture ministry has vowed to root out what it called an “organized and dirty” conspiracy to undermine the country’s democracy. In this case, the accused is not a foreign spy, but a Korean news outlet that has published articles critical of Mr. Yoon and his government.”     


김기현이나 유인촌이 나서서 ‘반역자 처단’, 민주주의를 해치는 ‘조직적이고 더러운 음모’를 발본색원한다고 떠들어 대어서 그 대상이 외국 간첩인 줄 알았더니 ‘겨우’ 남한의 뉴스 보도 매체였다는 것이다. 김여사가 해외 언론을 자주 장식하더니 이제는 당대표와 장관마저 그 명성이 탐이 나는 모양인가?     


그런데 <뉴욕타임스>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이어서 쓴 것을 보니 아마도 윤 대통령의 명성이 사우스 코리아를 세계에 알린 공로가 더 크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Mr. Yoon may be best known overseas for aligning his country more closely with the United States — and for his rendition of “American Pie” at the White House. He espouses “freedom” in speeches, but his 18-month-old presidency has been characterized by a near-constant clash with the opposition and fears of censorship and democratic backsliding.”     


백악관에 가서 윤 대통령이 ‘미제 파이’를 열창한 것이 그리도 인상적이었나? 그런데 그에 이어서 쓴 문장에서 윤 대통령을 비꼬는 투가 묻어난다. 언론의 자유를 외치면서 정작 야당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언론 검열과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온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아예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의 언론탄압을 은근히 비난하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But Mr. Yoon’s critics, including the liberal opposition and journalists’ associations, accuse him of suppressing speech in the name of fighting disinformation. In a survey this year, a majority of local journalists said they felt press freedom was regressing under Mr. Yoon.”     


가짜뉴스를 타파한다면서 언론을 탄압하는 ‘미스터 윤’ 정부를 비판하는 한국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윤석열 정권이 <뉴스타파>를 친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이어서 기존의 언론 매체에 염증을 느낀 한국 국민이 지상파보다는 <유튜브>를 더 신뢰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South Koreans, distrustful of traditional media, have increasingly migrated to YouTube and other online sources for news. These platforms wielded huge influence during the last presidential election, spreading openly partisan views. “The so-called new media outlets are more aggressive in gathering and distributing facts on key issues of the moment than traditional media,” said Ahn Soo-chan, a journalism professor at Semyung University. “And political power becomes more aggressive in trying to control them.””     


이와 관련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른바 ‘가짜뉴스심의전담센터’를 설치하고 인터넷 언론을 통제하려 드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장 후보인 이종석 판사도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으니 자제하라고 훈계할 정도가 되었다.(링크: https://m.oheadline.com/articles/3So-MdT0LQyaYsGnOGNLPw==?uid=2b219c9fe1204bef84753936499d0632)     


그런데 오늘 KBS가 보여준 행태는 문자 그대로 윤석열 정권의 불도저식 일 처리, ‘나만 옳다’는 오만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제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모조리 ‘가짜뉴스’이고, 그렇게 규정된 이른바 ‘가짜뉴스’를 만든 것은 고사하고 전하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국가 전복 음모에 해당하는 ‘역적질’이 될 모양이다. 그런 와중에 윤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의 부활을 주장하고 박정희 정신으로 앞으로 나가자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승만 기념관 건축을 위해 500만 원씩이나 헌금을 했다.     


역사를 공부해 보면 나라가 망할 때가 되면 반드시 폭군이 나타나고 그 주변에는 간신배만 득시글거리며 사리사욕을 추구하고, 백성을 대상으로 가렴주구를 일삼고, 그도 모자라 더 나아가 툭하면 백성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곤 하였다. 이제 이 21세기의 대한민국에도 그런 사달이 벌어지려나 보다. 그러니 외국 언론마저 비꼬고, KBS마저 저 모양이 되고, 국가 기관이 헌법과 법률에도 없는 초법적인 짓을 자행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우리 국민이 무슨 업보가 많기에 이런 사달이 끊이지 않는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결국 이런 언론 장악의 목표는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과연 잘 될까 모르겠다. 물론 히틀러는 괴벨스를 시켜서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고 총통 우상 숭배를 조작해 내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결말은 독일의 완전한 패망이었다. 그리고 그 상처는 2023년에도 아물지 않고 독일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 독재자 한 사람에게 충성하느라고 국가라는 조직을 버린 나치 일당이 저지른 원죄의 여파가 오늘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히틀러는 자기 애인 에바와 지하 벙커에서 동반 자살했고, 선전·선동의 전무후무한 천재였던 괴벨스도 아내와 그 아내가 전남편 사이에 낳은 아들을 포함한 7명의 자녀 모두를 사이안화 갈륨으로 독살한 후 역시 자살했다. 독재자와 그 일당의 말로는 늘 이 모양이다. 그런데 왜 권력에 눈이 멀어 미친 짓하는 자들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인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윤석열 후보를 찍은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국민의 70% 가까이가 윤석열 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마음을 계속 품고 있는데 ‘겨우’ <KBS> 앵커 하나 바꾸고 <유튜브> 언론을 때려잡는다고 민심이 바뀔 거라고 진심으로 믿나? 히틀러 시절 괴벨스가 선전·선동으로 히틀러 우상 숭배에 성공한 것은 그의 능력도 있지만 철저한 언론 통제가 가능한 시절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소셜 미디어와 같은 이른바 인터랙티브 한 매체가 아니라 라디오와 영화 같은 일방적인 매체였기에 그 라디오와 영화만 통제하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가 상징하는 대로 모든 사람이 신문사이고 방송국인 시대다. 그 많은 사람을 통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의 ‘꼬붕’이 그 짓을 하겠다고 덤비며 충성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정신줄을 놓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는 낭만이라도 있었지. 이런 초법적이고 위헌적인 술수로 총선의 향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머리가 참으로 신기하다.     

  

민심은 손바닥만이 아니라 발바닥에도 ‘왕’ 자 백개를 새긴다고 해서 얻을 수 없고, 천인공노할 도사가 그 어떤 술수를 써도 얻을 수 없다. 민심은 천심이니 하늘의 순리를 따를 때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의 순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하다. 대다수의 '건전한' 국민이 원하는 상식적인 것이다. 소수의 광적인 콘크리트 지지층이 좋아하는 것만 하면 순리를 따를 수 없다. 이는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이기도 하다. 하늘의 순리인 민심을 거슬러 하늘에 죄를 짓고 나면 온 사방에 대고 기도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왜 그런 단순한 진리를 모를까? 참으로 답답하고도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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