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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선택: ‘가정 파탄’ vs ‘정권 파탄’?

결국 ‘김여사 사랑’이 이길 것이다.

by Francis Lee

민주당 비장의 카드인 이른바 ‘김건희 특별법’이 드디어 정치판에 오를 모양이다. 오늘 뉴스를 보니 조국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링크: https://www.facebook.com/kukcho/?locale=ko_KR)

“윤석열 씨가 ‘김건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는 국민과 야당은 물론 여당에 의해서도 거부당할 것이다. 반대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또 다른 “살아있는 권력”인 배우자 김건희 씨로부터 거부당할 것이다. 그는 어느 거부를 더 두려워할까? '정권의 파탄'과 '가정의 파탄'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사실 가정 파탄이 정권 파탄보다 가벼워 보이는 것이 통념이지만 윤 대통령의 처지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인다. ‘김여사’는 사실 윤석열 정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되어 왔다. 어제 장모의 사기죄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윤 대통령은 범죄자 집안의 여자와 함께 사는 처지가 되었다. 윤석열 후보 시절에 ‘장모 리스크’가 문제가 될 때 윤 대통령은 장모가 10원 한 장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역설했다. 이는 물론 허위사실 공표죄로 대통령 당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러나 민주당은 갈 길이 바쁜 관계로 이 문제는 흐지부지 넘어갈 모양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장모만이 아니라 아내가 그 카테고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에 보면 이른바 ‘아내 잘못 만나’ 패가망신한 남자의 사례가 차고도 넘친다. 과연 윤 대통령도 그 사례의 하나가 될 것인가?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의 최대 관심사다.


사실 김여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뒷소문이 흉흉했었다. 외모만이 아니라 경력 더 나아가 학력까지 모두 입방아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주식투자와 관련된 스캔들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실정법을 어기는 범죄와 직결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잠재력을 지닌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른바 도이치 모터 주식 사건의 조사를 질질 끄는 중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건드리면 어찌 되는지는 검찰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일 아닌가? 그러나 일단 post-윤의 프레임이 확립된다면 검찰 사단도 큰 걱정은 덜게 되어 있다. 더구나 그 자리를 같은 식구인 한동훈이 차지한다면 큰 거부감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이제 후계자 문제가 한동훈으로 정리되었으니 윤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아내 문제뿐이다. ‘쥴리’ 사달부터 시작해서 ‘학력 위조’와 ‘경력 위조’ 사달에 이어서 ‘도이치 모터스’ 사달까지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는 일단 터지만 메가톤급 위력을 가진 폭탄이나 다름없다. 이 사달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것은 결국 확실한 후계자를 두어 퇴임 후에 그가 최대한 막아주도록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국은 ‘가정 파탄’과 ‘정권 파탄’의 양자택일을 말했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의 퇴임 후에 ‘가정 파탄’이 미치는 영향은 ‘정권 파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니 당연히 윤 대통령의 선택은 ‘가정 파탄’을 막는 길로 귀결될 것이다. ‘가정 파탄’은 ‘정권 파탄’으로 이어지지만 ‘정권 파탄’은 국민만 고통을 당할 뿐 윤 대통령 부부에게는 아무런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최악의 경우 탄핵을 당하고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명박과 박근혜가 잘 보여준 것처럼 적당히 고생하는 척하면 서로 알아서 다 봐주는 프레임이 이미 마련된 상황에서 설마 죽기야 하겠는가? 더구나 후계자가 한동훈이 된다면 말이다.


또한 조국이 말한 대로 현재 ‘살아있는 권력’이 김건희인 것은 이제 저잣거리의 소문 이상의 사실이 되어 있다. 그리고 권력은 5년짜리가 아니라 윤 대통령 평생 발휘되는 것이다. 어차피 3년 후에 죽을 권력보다는 살아생전 계속 발휘될 권력에 머리 조아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 조국이 보기에 윤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진 것으로 여겨지겠지만 실제로 이 문제는 매우 간단히 해결을 볼 수 있다. 당연히 ‘정권 파탄’에 빠지는 길을 택할 것이니 말이다.


사실 정권 파탄의 길을 택해도 그 임팩트는 뜻밖에 미미할 수 있다. ‘김건희 특검’을 통해 이른바 ‘김건희 소문’의 모든 진상이 밝혀진다고 해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은 별로 없다. ‘쥴리 사달’, ‘학력 사달’, ‘경력 사달’은 혼인 전에 김건희도 아닌 김명신으로 있을 때 벌어진 일이니, 윤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도이치 모터스 사달’도 대부분 2012년 혼인하기 전에 벌인 일이니 또한 윤 대통령과 직접 관련이 없다. 그러니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들여도 직접 타격은 받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진상이 드러난다고 해도 탄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설사 혼인 전에 미래의 장모와 아내가 미래의 사위를 들먹이며 사기를 쳤다고 해도 그것은 현재 장모와 아내의 잘못이지 윤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다. 실정법으로 윤 대통령이 ‘걸릴’ 일은 없다.


또한 상당히 많은 일들이 개인적 치부나 공소시효 만료된 일이거나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많은 일이니, 법적인 책임을 지는 데에는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김명신’ 때 김여사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추문으로 이어지면 ‘도덕적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때 윤 대통령이 택할 길은 사과하고 넘어가거나 용퇴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사과만 하고 정권을 붙잡고 있으면 민심이 이미 떠난 상황이라 하태경이 말하는 대로 3년 내내 허수아비 정권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일단 대통령의 직위를 확보하면 윤 대통령과 아내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해외여행을 하면서 ‘김여사 해외 화보집’을 발간할 수 있으니 문제가 사실 없다. 국정은 손을 놓아도 ‘가정 파탄’을 면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불교 전설에서 부부의 인연은 칠천 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1겁은 1,000년에 한 번 바위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이 큰 바위에 구멍을 내는 기간을 말한다. 그렇다면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 우주의 기원인 빅뱅이 있었던 137억 년 전부터 맺어진 인연으로 부부가 된다는 말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의 아내를 만난 이야기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그저 어느 승려가 중매해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만 나온다. 그것도 윤 대통령의 나이가 쉰을 넘기고 당시 김건희 씨의 나이는 그보다 12살 어린 이른바 ‘띠동갑’으로 만났다. 그 결혼을 둘러싼 공공연한 비밀이 된 이런저런 소문을 더해 보아도 둘의 인연은 칠천 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질 부분이 많다. 그러니 그 연을 끊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조국이 윤 대통령 부부의 일에 대해서 이런저런 의견을 제시하지만, 사실 조국 자신의 부부 인연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남편을 살리고 감옥에 들어가 추운 방에서 고생하다가 9월 27일에야 가석방이 되었다. 순전히 남편 조국 때문에 대신 죄를 뒤집어쓴 형국이다. 만약 조국이 법무부 장관 자리를 노리지 않았으면 다 묻고 갔을 이른바 ‘검찰 캐비닛 파일’이 열린 덕분에 벌어진 일이다. 조국의 아내가 아니었다면 정경심이라는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부부의 인연은 칠천 겁의 결과물이라는 말도 있지만 또 다른 해석에는 전생의 악연이 만난다는 설도 있다. 이는 대부분 점술가가 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부부가 전생에 서로 빚을 주고받고는 계산이 다 안 된 사이라서 현생에서 그 계산을 마저 하려고 만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궁합을 보면 누가 누구에게 빚을 졌는지 나온다고 한다. 또한 이런 식으로 전생에 채무자와 채권자 관계를 맺다가 현생에서 부부가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가 7명이 된다는 ‘썰’도 있다. 그래서 궁합을 보는 이유는 그 7명의 인연 가운데 현생에서 내게 가장 이로운 상대방, 곧 내가 현생에서 빚은 잔뜩 받을 상대를 만나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주변에서 보아도 그런 궁합을 열심히 보고 치밀하게 계산하고 이리저리 다 따져보고 결혼하고 나서도 문자 그대로 지지고 볶고 살다가 결국 이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결국 부부의 인연은 궁합을 보거나 계산해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부부는 겉으로 보기에 외모나 조건이나 자라온 환경이나 너무나 잘 맞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속으로는 남남이고 원숫덩어리로 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이혼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반대로 주변에서 볼 때 도저히 맞지 않는 커플로 보이고 본인들도 헤어지느니 마느니 하면서 날마다 소동을 피우면서도 결국 꾸역꾸역 붙어살다가 둘이 천수를 다하는 부부도 많다.


그래서 부부의 인연은 숙세례(宿世來)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부부의 인연을 맺는 것, 이어지는 것, 끊어지는 것 모두 부부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어쩔 수 없는 힘에 좌우되는 일인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부부이지만 그 속내를 보면 불륜관계나 다음 없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어떤 경우는 부부지만 동업자로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원수를 갚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며 부부인 척하는 예도 있다. 그 원수를 다 갚고 나면 부부의 인연도 다하는 것이다.


과연 윤 대통령 부부의 인연은 어디로 귀결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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