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윤석열로 '애송이' 한동훈이 나설 때가 벌써 된 모양이다.
<채널A>에 APEC 회담에 참석한 윤 대통령 동정 기사의 제목이 다음과 같다.(링크: https://v.daum.net/v/20231117191146586) “尹, 시진핑과 67초 만남…한미일 정상, 10분 별도 환담” 라도 기가 막힌 제목이라 내용을 안 볼 수가 없었다. 다음은 기사 내용이다.
“APEC 정상회의 시작 전,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두 번째입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시 주석은 "좋은 성과를 확신한다"며 "이를 위해 한중이 서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67초 가량 이어졌는데, 대통령실은 3~4분 동안 담소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식 한중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미일 정상은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에 예정에 없던 회동을 했습니다. 14개국이 참여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IPEF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미일 정상만 따로 모여 1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67초를 잰 것도 기가 막힌 데 그것을 두고 3~4분이라고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실도 참으로 애잔하다. 67초면 굴욕이고 3~4분이면 체통이 서나? 바이든을 기시다와 더불어 양옆에서 호위무사처럼 서서 담소한 것도 곧 정상회담으로 둔갑할 모양이다.
그런데 이 10분 대담 후에 바이든이 했다고 국가안보실 1차장씩이나 되는 김태효가 전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두 분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보통 한 나라 대통령의 참모는 자기 나라 대통령의 동행을 보고하는 법인데 우리나라 참모가 바이든의 말씀만 알뜰하게 전한다.
윤 대통령의 해외 나들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난무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까지 간 이유가 겨우 67초, 10분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 너무나 비참하다. <미디어오늘>의 보도를 보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비용이 249억 원의 예산을 이미 초과하여 329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단다.(링크: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3879) 게다가 1개 국마다 쓴 비용이 25억 원으로 문재인 정부 때 1개 국마다 들어간 비용 15억 원보다 66.6%나 더 초과 집행되었다. 이를 따지는 국회의원에게 대통령실의 이관섭이 한 대답이 가관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순방 예산과 지금 윤석열 대통령 순방예산을 액수만 갖고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다. ... 코로나시대인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대통령의 순방이 적었을 수밖에 없고, 대통령의 순방 예산을 1개국에 얼마라고 산출하는 것은 성과를 굉장히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 대통령님이 취임한 이후 91개국이 넘는 정상과 만나시고 안보라든가 엑스포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정상을 만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의 성과와 같이 비교하셔야지 1개국 만나는데 얼마 소요된다 이런 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모르겠다. 1개 국마다 비용을 따진 것인데 뜬금없이 코로나 사태, 방문 국가 숫자를 들먹인다. 도대체 계산을 이리 못하는 자가 대통령실에서 국정기획수석 비서관을 하고 있다니.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1961년 경북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것도 모자라 하버드에서 행정학 석사까지 했다. 게다가 행시도 합격하고 정부 여러 부처에서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다. 도대체 그런 자가 어찌 이리 산수도 못 하게 되었나?
91개가 넘는 나라의 정상과 만나서 얻은 성과가 67초와 10분이라는 말인가? 도대체 이 정권은 이제 부끄러움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상실한 자들만 모여서 거짓말과 변명만 늘어놓으며 임시변통의 달인이 되는 방법만 시전 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오히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윤 대통령의 동정은 별로 관심이 안 가고 곧 나올 ‘김여사 해외 화보집’만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일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해외 순방 피로도는 극에 이른 느낌이다. 더구나 떠오르는 태양 한동훈의 아내 진은정 화보가 언론을 도배한 상황이니 김여사가 어찌 반격하고 나올지 너무 궁금한 차이니 말이다.
물론 해외여행을 통해 25억을 쓰든 아니, 50억을 쓰든 간에 그 값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어낸다면 불평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91개국이나 돌아다니면서 국민에게 각인된 것은 ‘김여사 해외 화보집’ 이외에는 사실상 없다. 그런 화보집이나 찍어 국민에게 보이려고 한 나라에 25억 원의 세금을 쓰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91개국의 지지와 협력을 얻었다면 지금 한반도의 상황이 이토록 불안하고 한국의 경제가 이토록 위기에 빠질 수가 있나?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 좀 해보자.
이제 총선이 코 앞인데 국민의힘은 불난 호떡집이 되었다. 이른바 ‘검찰 사단’을 심으려고 인요한을 내세워 경상도 지역구를 통째로 비우라는 협박을 하는 상황에서 외교마저 이런 사달만 일으키고 있다면 윤석열 정권은 정말로 탄핵의 길로 스스로 빠져드는 것밖에 안 남은 것 같다. 총선 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200석을 넘기면 탄핵 정국이 형성될 것으로 보았는데 국민의힘이 분열된다면 그전에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나온 모양이다. <노컷뉴스>에 보니 하태경이 이에 관하여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링크: https://www.nocutnews.co.kr/news/6048172) “하태경 "이준석·유승민 신당? 100% 탄핵 드라이브로"”라는 제목의 이 기사의 내용을 인용해 본다.
“하 의원은 이날 CBS 유튜브 채널 '노컷'의 '지지율대책회의' 인터뷰 중 "다음 총선에서 (여당 의석이) 100석 탄핵 저지선도 안 될 수 있다. 그러면 남은 기간은 혼란의 연속"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하 의원은 "탄핵은 헌법재판소에서 통과가 안 되더라도 대통령 직무는 정지된다. 그러면 2~3년 동안 대한민국이 거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며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이 전 대표와) 손잡게 만들려고 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이준석의 노림수도 바로 이것이다. 일단 ‘검찰 사단’을 경상도에 심는 것을 확정된 것이니 그동안 잘 이용했던 윤핵관을 비롯한 국민의힘 터주대감들을 박대하면 뛰쳐나와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민의힘이 112석이고 국회의원 전체 숫자가 298명이니 199석이면 탄핵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에서 13명만 나가서 야권에 합류하면 탄핵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탄핵이 인용되든 안 되든 탄핵 정국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윤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친위대 격인 검찰 사단을 만들어 방어벽을 칠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 파악된 검찰 사단은 최대한 잡아봐야 60여 명이다. 그러나 이들만으로는 탄핵 정국에서 순장조가 될 병력이 모자란다. 당연히 현재 국민의힘에 속한 의원 가운데 최소한 40명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막무가내로 인요한을 시켜 물갈이만 불도저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권을 장악한 이후 윤 대통령은 계속 위기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회는 극한의 상황으로 분열되어 있고 경제는 분명히 파탄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외교에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상실하고 중국에 치명타를 당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에서 얻은 성과는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러나 탄핵의 요건인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사항을 찾으려면 법률적으로 큰 다툼이 있어야 한다. 윤 대통령 뒤에는 검찰 사단이 버티고 있으니 더욱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의 움직임이 기민해진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탄핵 정국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하태경의 말 대로 탄핵 정국이 일단 성립되면 나머지 3년은 그야말로 몰락의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post-윤석열의 빈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자가 임자일 것인데 야권은 이미 이재명 대표로 굳어진 상황이지만 여권은 차기 주자로 나설 자가 아무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한동훈이 황태자를 자처하면서 여권의 차기 주자로 나선다면 어쩔 수 없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그를 중심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 어제는 한동훈의 아내가 ‘화보집’을 발간하더니 오늘은 한동훈 자신이 대구에 가서 대구 찬양을 늘어놓았다. 이미 정치에 성큼 발을 들어 놓은 느낌이다. 마침 한동훈은 영어도 탁월하다고 하니 외교에도 윤 대통령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인가? 67초가 아니라 67분 회담도 통역 없이 너끈히 할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한국의 정치판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 부부는 한 나라에 25억 원씩 세금을 써가면서 외국에 나가 67초짜리 대화를 이어간다면 정권 교체 이전에 탄핵 정국이 정말로 들어설 것만 같다. 박근혜에 이어 두 번째 사달이 벌어질 것인가? 그런데 post-윤석열로 내세울 것이 아직 철부지 애송이에 불과한 한동훈이라니. 그런 애송이에게 권투장갑을 끼워 경기장에 올려야 하는 여권, 아니 보수 진영이 불쌍해보일 정도다. 그렇게 인물이 없나? 그래도 보수 색만 칠하면 무조건 찍고 보는 대구만 믿고 나갈 것인가? 이미 박근혜로 물을 먹고 났는데도 전혀 정신을 못차리는 동네를. 그 와중에 결국 당하는 것은 애꿎은 국민만이다. 참으로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것이라고밖에 다른 생각이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