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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Nov 27. 2023

‘조국 패밀리’가 모두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다고?

결국 팬덤 문화가 좌파의 종말을 이끌 것이다.

가석방되자마자 정경심이 책을 냈다고 한다. 제목은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인데 혼자 슬퍼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 모양이다. 책을 낸다는 것은 내 생각을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말 아닌가? 책의 부제는 ‘깊은 절망과 더 높은 희망’이다. 게다가 이 책을 사면 한정 수량으로 친필 손 글씨 엽서도 증정한단다. 책 판매를 위한 프로모션도 철저히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한민국의 출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니 범죄인도 얼마든지 책을 내도 된다. 게다가 정경심은 이른바 ‘조국 패밀리’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실형을 받고 옥살이했으니 할 이야기가 많을 법도 하다. 온라인 서점에 찾아가 보니 북카드라는 것도 있다. 여섯 조각으로 된 것인데 거기에 담긴 글은 다음과 같다.(링크: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518383

     

‘어느날 가족과 떨어져 저 혼자 감옥에 왔습니다.’ 

‘구치소 독방 1평 남짓한 공간’ 

‘바닥에 웅크린 채 제가 할 수 있는 건’ 

‘울음을 삼키며 마음을 적는 것뿐입니다.’ 

‘손바닥만 한 구치소 보고전 용지에 연필로 눌러 쓴 가슴속 이야기’ 

‘그리운 가족에게 함께 해 준 고마운 이들에게 1152일의 시간을 전합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내용도 그저 뻔한 신파조의 감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좌파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남편 조국을 생각해서 뭔가 이념적인 것이나 철학적 성찰 아니면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는가 해서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저 개인적인 신세타령뿐이다.


음... 이런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이가 책의 제목만 보면 거의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온갖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오로지 나라를 살리려는 마음으로 살신성인하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 수기쯤 되는 줄 알 것 같다. 그러나 정경심은 뭔가 ‘모자라는’ 자기 딸을 억지로 의전에 보내려고 온갖 술수를 쓰다가 탈이 난 것은 물론 돈 좀 벌어 ‘강남에 빌딩을 사 보겠다’라며 사모펀드 비리를 저지른 것이 탄로가 나서 구속되어 대법원까지 간 결과 징역 4년에 벌금 5천만 원, 추징금 1,600만 원을 내라는 법의 심판을 받고 구치소에 갇혀 살다가 가석방되어 풀려난 처지다. 정경심은 분명히 범죄자다. 그런데 이른바 ‘조국 사태’와 얽히면서 갑자기 ‘억울하게 당한’ 희생자로 변신하면서 좌파의 아이콘이 되는 웃지 못할 코미디의 주인공이 되었다. 현재 정경심의 남편 조국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딸 조민도 공범으로 여전히 재판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한 마디로 ‘조국 패밀리’는 범죄자 집안이다. 그런데 좌파의 아이콘이 되어 조국과 조민이 쓴 책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조만간 정경심의 책도 그 대열에 합류할 모양이다. 그들의 팬덤이 단단하니 말이다.     


이미 조민의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비리로 조국은 임명된 지 한 달여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쫓겨나고 서울대 교수직에서도 파면되었다. 그리고 잠시 의사였던 조민은 의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의전원 졸업 자격도 취소된 데다 대학 입학 자격도 취소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고졸 신세가 될 모양이다. 그런데도 조민이 자랑한 대로 의사 때보다 더 잘 나가고 있다. 엄마가 ‘구치소 독방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바닥에 웅크린 채 울음을 삼키며 마음을 적고 있는 동안’ 국내외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방을 찍다가 배탈이 난 것까지 팬덤의 찬미를 받는 아이돌이 되었다. 조민의 책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일찌감치 올라 아빠보다 낫다고 자랑질도 서슴지 않고 하는 중이다.     


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니 맘대로 살아도 된다는 것을 윤 대통령 부부가 시전하고 있으니 ‘조국 패밀리’라고 못 할 것도 없다. 더구나 윤 대통령 처가는 지금 온갖 범죄 혐의로 이미 장모는 형을 받아 옥살이 중이고 아내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이 필요한 정도가 되었고 처남도 문서 위조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 부부는 국내외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지 않은가? 해외여행 예산도 당초 249억 원의 두 배가 넘는 578억 원을 쓰며 돌아다녀도 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런데 ‘조국 패밀리’의 자유는 결국 한국의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좌파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리게 될 것이다. 단순히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좌파의 영웅이 되어 버린 조국이다. 그가 대한민국의 좌파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아무것도 안 한 정도가 아니라 딸과 아내의 ‘비리’에 협조한 죄로 재판을 받아 실형까지 받았는데, 느닷없이 좌파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만약 윤 대통령이 없었다면 지금의 조국도 없었을 것이다. 문자 그대로 조국은 윤 대통령의 빛을 비추는 위성에 불과한 존재다. 그런데 ‘조국 패밀리’ 팬덤이 형성되어 일거에 영웅이 되었고 그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은 그 팬덤의 찬미를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조국은 물론 조민까지 총선에 나와야 한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2023년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범죄자 집단이라도 우리 편이라고 여겨지면 무조건 지지하고 보는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패거리 주의가 조국 패밀리를 둘러싸고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조국 패밀리는 지지하는 팬덤은 조국이 나서서 그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는 영웅이라도 될 것처럼 난리를 피우기까지 한다. 그래서 미래의 영웅인 조국의 딸은 나잇값을 못 하는 철딱서니 짓을 해도 그저 다 이뻐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찬미만으로 그치지 않고 조공까지 바친다. 이것이 미친 짓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현재 윤 대통령은 이데올로기를 무기로 사회의 편 가르기를 하면서 정권을 유지하는 꼼수를 쓴다고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와 똑같이 ‘조국 패밀리’도 또 다른 ‘편 가르기’로 먹고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조국 패밀리’의 팬덤은 조국은 편 가르기의 희생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조국 패밀리의 언행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자. 그들이 책을 내고 유튜브를 운영해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수익은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와서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가? 마치 어느 트로트 가수에 홀려 공연 티켓을 구하느라고 광분하는 아줌마 부대가 보여주는 모습과 너무나 유사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조국 패밀리’를 수구 언론과 윤석열 정권이 이른바 ‘탄압’한다는 것을 핑계로 범죄자 집단을 갑자기 탄압받는 희생자로 여기는 팬덤이 막무가내로 지지하고 있다. 마치 신흥종교의 신자들이 교주와 그 가족을 숭배할 때 보이는 광기와 다름없는 짓이다.     


조국이 이런 좌파 팬덤의 지지에 보답하는 길은 무엇인가? 누구나 그 답을 알고 있다.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자기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팬덤에 용서를 빌어야 한다. 끝까지 죄가 없는 듯이 발뺌하고 팬덤의 등을 쳐서 사익을 추구하는 짓을 계속한다면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을 보아서는 조국이 그런 자기반성을 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런 와중에 이제 아직 형을 다 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재판으로 형기가 늘어날 처지에 있는 아내까지 나서서 책 장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조국 패밀리’의 만행을 그냥 놔두면 결국 수구 세력에 꽃놀이 패를 할 기회를 주는 것뿐이다. 좌파의 이익과 아무 상관없이 그저 ‘조국 패밀리’ 사업에만 골몰한 가족에 마지막 남은 좌파의 자원을 빨리고 나면 이제 한국의 좌파는 더 이상 존재할 힘도 명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조국을 지지하는 세력은 늘 조국 패밀리는 윤석열 패밀리와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신 차리고 인터넷에 나와 있는 조국 패밀리 관련 자료를 단 한 시간만이라도 검색하고 나서 판단해 보기 바란다. 물론 이는 신흥종교에 빠진 광신도를 설득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총선을 몇 달 남기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분열되어 대오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국마저 이른바 ‘좌파의 파이’를 잘라먹으려고 준비 중인 현실이 기가 막혀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정경심이 책을 내서 남편과 딸과 삼위일체를 이루어 팬덤의 등골을 빼먹을 준비를 하는 꼴을 보니 분기탱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사달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시민·정치의식이 발달해야 한다. 그저 사분오열되어 패거리 정치에만 정신이 팔려 서로를 죽일 듯이 물어뜯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discerneo, 곧 식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훈련을 해야 하는 데 그런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팬덤 문화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좌파가 우파나 마찬가지로 빠져버린 맹목적인 이런 팬덤 문화가 결국 한국 좌파의 몰락만이 아니라 정치의 파국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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