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더 무너지기 전에 이제 정말로 탄핵해야 하나 보다.
“[단독] 윤 대통령, 파리서 총수들 불러 폭탄주…엑스포 투표 나흘 전” <한겨레21>의 ‘단독보도’ 기사 제목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31215115502233) 119대 29로 대 참패를 한 부산 엑스포를 미리 축하하기로 했다는 말인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기사의 내용을 인용해 본다.
“ㅇ식당은 1994년 파리에 문을 연 고급 한식당이다. 누리집에는 “간단한 전식부터 고급 회 요리까지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고 있다”고 돼 있다. ㅇ식당 관계자는 12월12일(현지시각)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등 경제인들이 다 와서 저녁 식사를 했다”며 “2층 단독룸은 15명 이상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술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했다. 정확하게 몇 명이 얼마나 마시고, 언제까지 있었는지는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기업 쪽 관계자들도 윤 대통령과의 술자리 사실을 인정했지만, 끝난 시간은 엇갈렸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5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요청으로 수행 없이 총수들끼리만 참석했다. 식당 예약 등 준비도 대통령실에서 했고, 저녁 8시에 시작해 밤 11시까지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소폭’을 마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다른 그룹 관계자는 “ㅇ식당에서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 등과 함께 저녁 8시부터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 역시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술자리를 했다고 전해들었는데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른바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이 파리에서 ‘영업시간’이 끝나서 한잔 걸치기로 한 모양이다. 그런데 거기에 재벌 회장을 끌고 갈 이유가 있나? 여기에 참석한 재벌 총수들은 문자 최태원이 말한 대로 시간이 금인 사람들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도 멀리 떨어진 집에서 나와 교통을 통제하며 차 타고 출퇴근하는 한국 헌정사에 최초의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그런데 이제 재벌 총수를 끌고 다니며 폭탄주로 맘대로 마시기로 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부산 엑스포 참패 후에 재벌들을 다시 끌고 가서 부산 시장 바닥에서 서서 떡볶이 먹고 빈대떡 돌린 것은 해장 대신이었나? 윤 대통령이 아무리 권력을 마음대로 부려도 되는 자리에 있다고 해도 이것은 정말 아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정말로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정권의 모습이다.
아내인 김여사가 이른바 ‘디올 백 선물’ 사달로 지금 한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는데 이제 파리 ‘파리 쏘맥’ 사달까지 벌이니 이야말로 부창부수를 제대로 시전 하겠다는 말 아닌가? 그동안 윤 대통령은 전임자들보다 더 자주 재벌 총수들을 끌고 해외에 나갔다. 명분은 ‘해외 영업’이었다.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도 이재용과 최태원을 끌고 나갔다. 그러나 이번 네덜란드 방문 성과로 내세운 것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미 몇 년 전에 이야기된 것들이다. 이미 지난 것을 재탕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는 법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더구나 인터넷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언론 통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국민이 진실을 다 알게 되는 법이다. 물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까짓' 쏘맥을 돌린 것이 뭔 대수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지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의 지도자 가운데 이처럼 재벌 총수를 끌고 다니면서 술 퍼마시고 시장 바닥에서 떡볶이 먹방을 찍은 대통령이 또 있는가? 있으면 알려주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북한 같은 왕조 국가도 아니다. '겨우' 5년짜리 권력을 국민이 위임하는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다. 그리고 그렇게 위임하는 이유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잘 운영하여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보여준 모습은 부부가 합심하여 먹방 사달, 막말 사달, 막무가내 사달, 명품 사달, 나대기 사달로 이어지는 '사달 행진'뿐이다. 도대체 윤 대통령 부부는 얼마나 더 국민을 우롱하고 실망하게 할 요량인지 모를 일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윤석열 후보 시절에 손바닥에 왕(王) 자를 새기고 나온 것이 정말로 왕이 될 생각이었다는 말인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 사회는 극단적인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 나라의 국정을 비록 5년이지만 운영하라는 위임을 받았으면 권력만이 아니라 책임이 있는 법이다. 대한민국 헌법 어디에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꼬붕’처럼 끌고 다니면서 파리에서 폭탄주 돌리고 부산 시장 바닥에서 떡볶이를 먹이고 빈대떡을 돌리라고 나와 있나? 그러는 사이에 경제는 파탄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사회 분열은 극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사회 분열은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이 앞장서서 극우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조장해 왔다.
‘김여사 디올 가방’ 사달로 국민 대다수가 분노에 차 있는 마당에 이런 ‘파리 쏘맥’ 뉴스까지 듣고 보니 이제 한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탄핵밖에 남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재 야당 의원들을 다 긁어모아도 탄핵 정족수를 채울 방법이 없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반기를 들면 가능하겠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오로지 ‘윤심’만 바라보던 관성이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 그래서 내년 총선이 더욱 빨리 다가오기를 바라게 될 뿐이다. 물론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 이승만도 그런 식으로 하와이로 도망가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고한 국민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던가?
그래서 일단은 ‘김건희 특검법’ 카드를 쓸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미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권력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뜻을 언론에 흘렸다. 끝까지 국민의 뜻을 거스르며 가보겠다는 말이다. 세계사를 살펴볼 필요도 없고 국내 근대 정치사만 살펴보아도 대다수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실망시킨 지도자의 말로는 다 비참했다. 그런데 그 어느 국민도 자기 나라의 지도자가 그런 말로를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지도자이기에 국정을 잘 수행하여 나라가 잘되고 국민도 기쁜 일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내는 해외 순방을 명분으로 가서 몰래 ‘명품 쇼핑’하는 모습을 들켜 사달을 불러일으키고, 대통령인 남편은 부산 엑스포 참패를 앞둔 자리에서 ‘쏘맥 잔’을 돌렸다는 뉴스나 나오면 국민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나?
이런 지경인데도 이른바 ‘2찍’ 세력은 대통령이 술 좀 마신 것으로 왜 ‘난리’를 피냐고 난리다. 그리고 엊그제 국민의힘에 들어간 이수정은 김여사가 받은 ‘디올 가방’이 가짜일 수 있다고 벌써 ‘김여사 쉴드’를 친다. 정말 세상이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린 것 같다. 다 권력과 이데올로기에 취해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안 취한 채 안 미치려고 하니 정말 미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