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너무 저렴하게 만들어 버렸다.
‘김건희 특검법’이 나라를 뒤집어 놓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주인공은 갑자기 언론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놀라운 일이다. 지난 2년 가까이 잦은 ‘해외여행 사달’과 ‘화보집’ 시전으로 언론에 그토록 자주 오르내리더니 김여사의 흔적은 갑자기 꿩 구워 먹은 자리가 되어 버렸다.
그동안 김여사가 언론을 도배한 ‘사달’은 차고도 넘친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 경호원 대동하고 명품 숍 방문, 윤 대통령이나 빈민들 배경으로 화보 찍기, 300만 원짜리 명품백 뇌물 받기, 6천만 원짜리 목걸이 빌려 착용하기, 개인적으로 관련된 회사 입찰시켜 이익 챙기기,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도이치 모터스 주식 통정 매매하기, 수준 낮은 논문으로 학위 따기, 논문 표절하기, 경력 위조하기가 있다. 또한 자기 경력과 학력 위조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기자회견까지 열고 조신하게 아내의 직무만 다하겠다는 공개 약속 어기기, 끝으로 대통령의 위세를 빙자하여 위임받지 않은 권력 남용하기가 있다. 이는 분명히 국정 문란에 해당될 수 있는 범죄다. 그리고 남편인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는 충분한 빌미가 된다.
그런데 남편인 윤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결국 그가 가진 모든 권력을 이용하여 아내인 김여사를 ‘커버’ 치겠다는 소리다. 그런데 국민이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는 결코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는 아내를 보호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경제를 살리고 국격을 높이고 사회 갈등을 극복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그 세 가지 기본 의무를 수행한 흔적이 전혀 없다. 경제는 파탄지경이고, 해외 출장 갈 때마다 의전과 관련되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었고, 사회 분열은 오히려 윤 대통령이 앞장서서 ‘빨갱이 논쟁’을 들고 나오면서 더욱 조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로지 아내 지키기에 몰두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이런 대통령을 두고 슬프지 않을 국민이 있을까?
그리고 슬프기도 하지만 분노가 치민다. 도대체 김여사가 뭐길래 국정 문란을 마다치 않고 마치 김여사를 건드리는 것은 신성모독이나 되는 듯이 철저히 보호하고 나서는 이유가 뭐냐는 말이다. 더 큰 실망은 11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을 지닌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북한의 노동당이나 다름없는 완전한 허수아비와 거수기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결국 ‘검찰 캐비닛 파일’이 주는 공포와 ‘공천’이라는 미끼에 부평초처럼 흔들리는 허수아비 집단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 아닌가?
논문 위조, 표절, 경력 위조는 윤 대통령과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고 개인적으로 사과도 했으니 잊어버리자고 다름 아닌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짓을 저지른 김명신은 지금 김건희라는 이름을 지니고 윤 대통령의 아내로 ‘영부인’ 행세를 하는 동일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런 ‘사기’를 저지른 것에 대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대한민국의 기득권층에 속하는 검찰, 경찰, 대학교 행정 당국, 대학 총장, 국회의원, 정치가, 법률가 가운데 그 누구도 처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김여사는 여전히 범죄 혐의자다.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그런 ‘범죄’를 지속해 왔다는 점이다. 위에서 말한 명품 솝 방문, 6천만 원짜리 목걸이 착용은 개인적 사치니 눈감아 줄 가능성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디올 가방을 받은 것은 명백한 범죄다. 뇌물을 받고 돌려주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서 나온 변명은 선물 창고에 그동안 선물 받은 물건을 보관하고 돌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거짓말’을 믿을 사람이 있을까? 김여사는 처음부터 거짓말을 시전해 왔다. 분명히 조신하게 살겠다고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한 나라의 대통령의 아내인 사람에게 상식적으로 요구되는 품위를 지키는 데 분명히 소홀해 왔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장모가 사기죄로 징역형을 받은 일에 김여사도 연관된 개연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살인죄보다 더 심각한 범죄인 주식 투기 사기와 부동산 투기 관련 의심도 받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살고 있는 아크로 비스타 아파트의 소유관계도 불투명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물론 경찰, 검찰, 국민의힘의 국회의원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모든 문제를 조사하여 의심을 풀자고 한 ‘김건희 특검법’을 정쟁의 도구로 몰고 가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더 한심한 것은 분명히 김여사를 둘러싼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사달이 있음에도 경상도·강남의 이른바 콘크리트 보수층에 속하는 20%는 ‘김건희 특검법’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70%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을 위헌이라고까지 비난하면서 당장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런 윤 대통령의 ‘격노’에 놀란 검찰, 경찰, 국민의힘의 110여 명의 의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있다. 이는 분명히 몰상식과 불공정의 표징이다. 이렇게 현재 나라 전체가 확실히 미쳐 돌아가고 있다.
김여사를 법으로 단죄하는 일은 분명히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앞서 김여사를 윤리·도덕적으로 단죄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과연 단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수는 간통하다가 잡혀 와서 공개적으로 돌로 쳐 죽이는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여자를 두고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이 여자를 먼저 돌로 치라’ 하고 말했다. 그러자 나이가 많은 자들부터 돌을 내려놓고 돌아갔다. 모두 돌아가고 나자, 예수는 그 간통한 여자에게 말했다. ‘가라 그 대신 다시는 죄짓지 말아라.’라고.
그렇다 그 여자가 죄가 없어서 예수가 용서한 것이 아니다. 죄가 있지만 더 이상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예수가 용서하고 돌려보낸 것이다. 그 간통한 여자가 계속 죄를 지을 것이 뻔하다면 예수는 용서하지 않고 돌려보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김여사는 지난 2년 동안 국민이 점점 더 김여사의 사달에 염증을 느끼면서 인제 그만 좀 했으면 하고 바라게 된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해왔다. 그래서 마침내 국민의 분노가 한계에 이를 정도가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인가?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라는 속담에 걸맞게 지난 며칠 동안 언론에 일절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행적으로 미루어 보아 이것이 참다운 회개와 참회의 행위라고 해석하기 힘들다. 그저 이 ‘김건희 특검법’이라는 회오리가 멈추기를 그것도 과거 검사. 검찰총장으로 자기를 ‘커버’ 쳐 주었듯이 대통령으로 자신의 ‘사달’을 막아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최고 권력자의 주변에서 그를 쥐락펴락 하는 여자가 국정을 농단하고 결국 나라를 패망의 길로 이끈 경우가 종종 있었다. 측천무후나 서태후를 들 필요도 없다. 박근혜 정권 때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김여사가 그 대열에 속할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대다수가 되었다.
김여사 개인이 과거 어떤 행실로 살았고, 어떤 열등감이 있고, 어떤 욕심이 있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다만 겨우 5년짜리 권력을 위임받은 윤 대통령의 아내에 불과한 자가 나라를 이리 뒤집어 놓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뻔뻔하게 자기 멋대로 사달을 부리면서 문제가 될 때마다 남편을 앞세워 부도덕과 비윤리만이 아니라 불법이 의심되는 일을 저지르도록 놔두면서 국론 분열을 조장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사회 윤리적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정을 더욱 큰 소용돌이로 몰아간다면 그렇지 않아도 힘든 한국이 처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개인의 욕망을 위해 전혀 선출된 적이 없는 사인인 김여사가 앞으로 이런 식으로 정치만이 아니라 나라 자체를 흔들어 놓는 ‘짓’을 계속하면서 천심인 민심을 거스르는 만행을 지속한다면 반드시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천벌이 정치·사회적으로는 탄핵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더 심한 경우에는 시민혁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그런 일은 자주 있어 왔다. 그러니 하늘이 무섭다면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기 바란다. 김여사가 실정법에 따라 저지른 죄는 법이 심판할 일이니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국민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고 한국 사회를 저렴하게 만든 죄는 반드시 여기서, 곧 여론의 장에서 논하고 심판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품격과 장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건희 특검법’과 더불어 ‘김건희 도덕률’도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에 있는 한 ‘여자’가 자기 멋대로 살게 하자고 한 나라와 그 국민을 망하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벌어져 국민의 너무 황당해하고 슬퍼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 마음을 강감찬 장군의 심정에 담아 시 한 수로 읊어 본다.
김여사의 꾀는 대단했고
신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으며
그동안 상식과 공정을 능멸한 공이 이미 높으니
이제 만족함을 알고
돌아가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