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의 몰락을 가져올 '트리플 X'가 기다리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을 윤 대통령이 ‘격노’하며 거부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구 진영이 안달이 난 모습이다. 보수 언론마저 대체로 윤 대통령이 김건희 버리기 수순을 택하라는 조언을 하는 마당에 조·중·동의 1등을 자부하는 <조선일보>는 한동훈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강화하고 있다. 보수 언론이 윤석열 버리기와 한동훈 키우기에 들어갔다는 세간의 소문을 확인시켜 주려는 모양이다. 그러나 한동훈 자신은 총선 후 2선으로 후퇴하는 작전에 이미 들어간 상황이다. 총선에 출마 안 할 뿐 아니라 아예 사라져 주겠다고 선언한 다음이다. 다시 말해서 총선 후유증에 전혀 책임지지 않고 몸을 사리겠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왜 계속 한동훈 역할론에 목을 매는 것인가?
당연히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보수 진영에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인동초가 된 이재명 대표를 제압하고 보수의 힘을 보여주어 30% 초반대에 갇혀버린 국민의 지지를 적어도 절반 이상으로 올릴 인물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과거 차떼기당으로 불린 한나라당의 후예인 국민의힘은 이제 허수아비당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저 ‘윤심’의 ‘격노’의 파편만 안 맞아보려고 몸을 사리는 기회주의자들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한동훈에 대적할 인물은 한 사람도 없다. 떠오르는 태양인 한동훈에 줄 서기 시전만 하는 모양인데 총선 후 은퇴를 선언한 한동훈은 어차피 썩은 줄이 될 것이 뻔한데도 그러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힘에는 희망과 미래가 없는 것이다.
이 모양이니 답답한 <조선일보>라도 나서서 한동훈에 힘을 실어주려고 애쓰고 있는 모양인데 한동훈 자신이 권력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허공에 대고 외치는 메아리 없는 구호일 뿐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버린 총선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윤 대통령이 ‘정신 차리고’ 이제라도 사과하고 ‘김건희 리스크’를 털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상식이다. 그리고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다는 공정함도 그렇게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몰상식과 불공정을 국정 지표로 삼는 것과 같은 언행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오로지 ‘김건희 구하기’에만 올인하고 있으니, 천하의 <조선일보>도 속이 터질 노릇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등장한 한동훈이 구세주이기를 바란 보수 진영이지만 그도 자기만 살아남겠다고 머리를 굴리는 국민의힘에 널려 있는 그저 그런 소인배 무리에 속한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조선일보>는 현재 닦달할 사람은 오로지 한동훈 말고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동훈이 누구인가? 초딩 때부터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서울대 법대 3학년 때 소년 급제한 천재 아닌가? 아무리 말을 더듬고 흥분을 잘하고 태도도 가볍지만, 머리만은 비상할 것 아닌가? 원래 메시아는 예수처럼 자기 헌신의 아이콘인 존재이다. 예수는 인류의 죄를 모두 갚아주기 위해서 피를 흘리고 죽어 문자 그대로 희생양이 되었다. <조선일보>도 한 마디로 한동훈이 총대를 메고 목숨을 바쳐서라도 윤 대통령에게 맞서서 보수 진영을 구해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이 미치지 않은 한 그런 짓을 할 리가 만무하다. 그래서 비대위원장 취임 일성이 총선 불출마였던 것이다. 오로지 ‘김건희 리스크’만 막아 놓고 물러날 생각인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때 만약 통과되는 사달이 일어나면 윤·김·한 트리오의 공멸은 뻔한 일이니, 한동훈이 살기 위해서라도 이는 최선을 다해 막을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막을 능력도 의지도 없다. 순장 조에 들어갈 생각이 조금도 없다.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나서 보수 진영이 새 지도자를 찾을 때 나설 생각뿐일 것이다. 많은 ‘도사’들이 예견한 대로 윤석열 정권은 윤 대통령 자신의 실정 때문에도 무너지지만 ‘김건희 리스크’가 결정타가 될 확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미 저잣거리에는 현재 재정 위기에 빠진 어느 방송사가 ‘김건희 비디오’를 확보하고 윤석열 정권과 사운을 건 ‘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지난번 터져서 사달을 일으킨 ‘디올 가방 비디오’는 비교도 안 되는 '트리플 X급'의 핵폭탄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났다.
이런 보수 진영의 희망에서 골칫덩이로 변해가는 윤 대통령 부부를 위해 한동훈이 희생양이 된다고? 역사적으로 독재를 휘두르는 권력자를 넘어뜨리는 것은 반드시 최측근의 배신이었다. 로마의 독재자 시저를 무너뜨린 핵심 분자가 브루투스였던 것은 한동훈도 알고 있을 것이다. 박정희를 죽인 것은 왼팔 김재규이고 10·26 사태 때 그를 지키지 않고 도망간 것은 오른팔 차지철이었다. 전두환을 배신한 것은 그의 영원한 2인자 노태우였다. 박근혜를 배신한 것은 그를 대권에 올린 김무성이었다. 권력의 속성이 원래 그 모양이다. 그러니 윤 대통령을 배신할 자도 최측근에서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박정희와 전두환은 김대중만 제거하면 자기가 영구 집권을 하리라고 믿어 김대중을 암살하려고 하고 사형 선고까지 내렸다. 그러나 결국 최측근에게 죽임을 당하고 배신을 당했다. 지금 수구 세력은 이재명 대표를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제거해야 할 최고의 정적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결국 윤석열 정권의 몰락은 내부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모를 리 없는 <조선일보>가 한동훈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측은하기 짝이 없다. 레임덕 정권은 이미 작년부터 시작되었고 이제는 서서히 탄핵 정국에 들어간 것과 다름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에 ‘김여사 비디오’를 놓고 방송사가 정권과 ‘딜’을 벌이는 짓을 벌이는 것 아니겠는가? 상황이 이리 급박하게 돌아가는 데도 보수 진영은 여전히 이재명 대표만 ‘잡으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이재명 대표 살해 미수 사건을 놓고도 살해 미수범의 당적, 헬기 이용과 같은 지엽말단적인 것을 놓고 소란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지난번에 말한 대로 천운의 빛이 이미 용산을 떠나는 기미가 보인다. 2022년 5월에 정점에 이른 윤 대통령의 운이 그 뒤로 계속 하강하다가 마침내 ‘디올 가방 비디오’로 붕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재명 대표 살해 미수 사건으로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고, 모 방송사가 들고 ‘딜’을 시도하고 있는 ‘김여사 비디오’로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post-윤석열 카드로 한동훈을 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권력의지도 정치력도 없는 한동훈에게는 지나친 기대가 아닐 수 없다. 한동훈이 스스로 말한 대로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에 나왔으니 타자든 투수든 원 타임 릴리프나 핀치 히터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스스로 공언한 대로 총선 뒤에 바로 튈 것이다. 그런 한동훈에게 구애하는 <조선일보>의 처지도 가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