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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an 09. 2024

먹던 우물에 침 뱉는 이낙연·이상민을 어떻게 하나?

‘배신의 아이콘’이 되기는 쉬우나 그 앞길은 험난한 법이다.

이낙연과 이상민이 자기를 키워준 민주당을 떠나면서 내뱉는 말들이 참으로 저렴하기 짝이 없어서 과연 이들이 그동안 민주당 소속이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물론 이상민은 과거에 오로지 국회의원 자리만 노리고 이회창의 한나라당에 붙었다가 민주당에 붙었다가 하는 박쥐 신공을 보인 자라서 새삼 놀라울 필요가 없지만, 천하의 이낙연이 요즘 보여주는 언행을 보면 그가 알아서 늦가을 거리에 뒹구는 젖은 낙엽이 되어 버릴 작정을 한 것만 같다.  

   

옛 어른들은 동네를 떠나도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법은 아니라고 가르쳤다.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를 하란 말이다. 그런데 이낙연과 이상민은 입 더럽히기 올림픽 경기 결승전에 오른 선수 마냥 누가 우물에 더 걸쭉한 가래침을 뱉는지 시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낙연은 1952년생이니 올해로 만 72세다. 이상민은 1958년생이니 만 66세다. 둘 다 지천명 이순을 훌쩍 뛰어넘은 나이인데 언행은 십 대 불량배 수준이다. 도대체 그동안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모를 정도다.     


이상민은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한마디 했단다.(링크: 이상민 "배신의 아이콘이재명 사당은 배신해도 돼" (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9일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이고 개딸당인데 배신해도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배신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의원은 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이고 개딸당이어서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고 해서 나왔는데 사실 마음의 결정은 그 이전부터 했다"며 탈당 배경을 밝혔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사실상 윤석열 사당이 된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럼 이재명 사당은 안 되고 윤석열 사당은 된다는 말인가? 이게 말인가 방귀인가? 국민의힘의 공천권을 실질적으로 쥐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왜 사당 비판을 한마디도 못 하면서 떠나온 친정집 욕만 해대는가? 이런 딸을 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는 안 봐도 비됴 아닌가?     


이낙연은 한술 더 뜬다. 이낙연은 <울산방송>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링크: 이낙연 "민주당 의원 44%가 전과자원칙과 상식과 협력" (sbs.co.kr))     


“이 전 대표는 8일 밤 UBC 울산방송과의 인터뷰에선 "(민주당은)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며 "민주당 국회의원 167명 중에서 68명이면 44% 정도인데, 44%가 전과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양성, 당내 민주주의라는 면역 체계가 작동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왔는데 그것이 지금은 고장 나 있는 상태"라며 "지금은 심각한 병적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과거 민주당에서 4선을 하고 국무총리도 하고 당대표도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서 다른 뉴스 채널도 살펴보았는데 정말로 이리 말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낙연은 그동안 그런 ‘범죄자’ 집단에서 눈을 감고 모른 척 몸보신만 해왔다는 말 아닌가? 민주당이 병적 상태에 있다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그 병을 고쳐야 하는 거 아닌가? 적어도 민주당 간판을 걸고 당대표, 국무총리, 도지사, 국회의원 4선을 했다면 말이다. 그런데 병이 난 사람들을 뒤에 남기고 혼자만 살자고 줄행랑을 치면서 남은 ‘아픈’ 사람들에게 침을 뱉다니. 정말 이런 인간성도 보기 드물다.     


원래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권력 지평의 변화에 따라 패가 갈리는 법이고 그 패거리 가운데 강한 자가 당권을 장악하게 되어 있다. 모든 선진국을 보아도 당권을 놓고 치열한 노선 싸움을 벌인다. 그 싸움에서 이긴 자가 당의 노선을 정하고 이끌게 되어 있다. 그것이 민주 정당이다. 그런데 이낙연은 그런 당권 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늘 꽃가마 타고 꽃길만 걸어왔다. 국회의원도 자기 출신지인 전라도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당선되었고 고행에서 도지사도 했다. 민주당 정부에서 국무총리도 거저먹기로 했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에서 대패하고도 뜬금없는 ‘4사5입’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대장동 파일도 윤석열 후보 측에 넘기는 천인공노할 배신을 때린 주제에 이제는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한다. 그런 사달을 일으키고 민주 진영이 깊은 좌절에 빠졌을 때 훌쩍 미국으로 도망가 편히 쉬다 들어와서는 또 사달을 부리고 있다. 이런 언행은 정치인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이낙연의 그릇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상민은 당을 만들 능력도 돈도 없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대전에서 태어났고 대전에서 자랐고 대전에서 5선을 했으니 문자 그대로 터줏대감 아닌가? 당이 무엇이든 그 동네에서 당선만 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낙연은 사정이 다르다. 전라도 지역구에 나와서 당선될 가능성은 정동영만큼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자기가 노력해서 당내 공천까지 받아야 하는 사정이 체면이 구긴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낙연이라는 이름만 내세우면 주변에서 꽃가마를 대령해 온 세월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0.73%p라는 종잇장 차이로 정권이 교체되는 데 사실상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낙연에 대한 민주당만이 아니라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현실에서 그런 요구는 언감생심 아닌가? 그런데도 이낙연은 아직도 자기가 당대표인 양 허세를 부리고 있다.     


이낙연을 좇아서 이른바 반명 세력이 곧 민주당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과연 몇 명이 어떤 식으로 자기가 그동안 잘 먹어온 우물에 침을 뱉을지 자못 궁금하다. 배신의 아이콘이 되는 길을 그리 나선 자들의 면면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과거 한국의 정치사를 보면 박쥐 신공을 보인 자들의 말로는 하나같이 거의 다 편치 못했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전망이 어두운 자들이 박쥐 신공이나 배신의 아이콘이 되려고 수작을 부리지만 결국 소탐대실로 끝날 것이 뻔하다.     


70을 넘긴 이낙연이나 70이 가까운 이상민이나 10대 철부지나 다름없는 억지와 투정을 부리는 ‘꼰대들의 행진’을 보고 한국의 진짜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에 ‘어른’이 없다는 아쉬운 소리가 이어져 왔다. 그런 아쉬운 마음을 이제 이낙연과 이상민이 확인 사살까지 해대고 있다. 왜 우리 국민은 이렇게 정치가들에게 계속 마음의 상처만 받아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독일에서 사민당의 당대표를 역임한 오스카 라퐁텐도 당을 떠나 좌파당을 창당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당대표이자 독일 수상으로 이른바 ‘제3의 길’이라는 신자유주의를 채택한 게르하르트 슈뢰더와 당의 노선을 두고 투쟁을 벌이다가 당을 나가서 당을 만들고 나서 구동독의 공산당이었던 SED의 후예인 좌파당과 합당하여 당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라퐁텐은 슈뢰더와 논쟁을 벌였지만, 사민당 자체에 침을 뱉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멀리 독일까지 갈 것도 없이 한국의 정치사에서도 당을 떠나면서 자기를 키워준 정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 신기록을 지금 이낙연이 세우는 중이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낙연이 민주당을 나가서 얼마나 잘 사는지 꼭 두고 볼 일이다. 이들의 이력을 보니 둘 다 기독교 신자다. 그렇다면 은전 30개에 예수를 배신하여 인류 역사에서 영원한 배신의 아이콘이 된 이스카리옷 유다가 누군지 잘 알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말로는 유다가 은전 30개로 땅을 샀지만 나중에 그 땅에서 거꾸로 떨어져 죽었다. 관련된 성경 구절을 인용해 본다. 


"이 일이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에게 알려져, 그 밭이 그들의 지방 말로 ‘하켈 드마’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피밭’이라는 뜻입니다."


그저 이낙연과 이상민이 배신의 대가로 산 그 지역구가 '피밭'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애먼 '동료 시민'만 다치게 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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