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공산주의 사상 연구 시리즈를 시작해 본다.

by Francis Lee

현재 대한민국의 하늘에는 ‘빨갱이 딱지“가 배회하고 있다. 마음에 안 드는 자만 나타나면 그저 빨갱이 딱지를 붙여서 매도해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이는 이미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자주 발생하던 일이다. 평소 옆집에 살던 자가 잘난척해서 배가 아픈 차에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그 이웃을 빨갱이라고 경찰에 고발하기만 하면 제도권이 다 알아서 처단해 주었다. 내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꼴 보기 싫은 놈을 제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이런 식으로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사회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꼴 보기 싫으면 빨갱이 딱지만 붙이면 그만이니 얼마나 편한가? 특히 개신교 목사라는 자들이 제 맘에 안 드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빨갱이 딱지를 붙여대고 인신공격을 해대면 그 교회의 신자들이 광분하여 죽이라고 난리를 피운다. 전 세계에서 이런 목사가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무인가 신학교 출신이 넘쳐나는 개신교 목사 사회는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워낙 무식한 자들이니 말이다. 그런데 저간의 사정을 알만한 자들이 모인 정치판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서울대 법대씩이나 나온 잘난 정치가들이 그런 목사가 주최한 행사에 나가 빨갱이 합창을 해대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 인간들 가운데 빨갱이로 불리는 공산주의자. 아니 공산주의를 제대로 아는 자가 얼마나 될까? 마르크스의 Das Kapital의 첫 장이라도 보았을까? 그리고 공산당의 기본 강령과 같은 <공산당선언>을 읽어 본 적이나 있을까? Das Kapital이나 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가 독일어로 쓰여서 그렇다는 핑계를 댈 것인가? 그래서 내가 직접 독일어 원문을 번역 해석해 볼 생각이다. 문장 한 줄씩 말이다. 빨갱이의 기원도 모르는 주제에 빨갱이 타령하는 자들이 한심해서 대적하기도 싫지만, 동료 시민이 그들의 논리가 얼마나 한심한지를 알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일단 이 서론에서는 정밀한 분석을 하기 전에 공산당선언의 내용을 개괄해 보도록 한다. 앞으로 10회 정도에 걸쳐 이 문서를 정밀 분석해 보겠다. 그러고 나서 여유가 있다면 마르크스의 Das Kapital도 시작해 보겠다.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사놓은 원서가 서가에 먼지를 쓴 채 머물러 있는데 오랜만에 먼지도 털 겸해서 말이다

흔히 <공산당선언>으로 알려진 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는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쓴 정치 팸플릿이다. 1848년에 출판된 이 책은 공산주의 원칙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사회주의 운동의 기초가 되는 교과서 역할을 한다.

<공산당선언>은 인류의 모든 역사는 억압자와 피억압자가 끊임없는 갈등을 겪는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역사를 통틀어 사회는 재산의 소유권과 생산 수단에 따라 계급으로 나누어졌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현대 부르주아지(자본가 계급)를 봉건제의 몰락에서 등장한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계급으로 식별한다. 그들은 부르주아지가 생산에 혁명을 일으키고 막대한 부를 창출했지만 임금 노동을 통해 프롤레타리아트(노동계급)를 착취하여 점점 더 억압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공산당선언>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부의 집중과 노동계급의 빈곤 등 내부 모순으로 인한 자본주의의 궁극적 몰락을 예측한다. 자본주의는 결국 혁명을 일으키게 될 계급의식을 갖춘 프롤레타리아트를 창출함으로써 자기 파괴의 씨앗을 뿌린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유 재산의 폐지, 생산 수단이 집단으로 소유되는 계급 없는 사회의 확립,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가가 쇠퇴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생산이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필요에 따라’라는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회를 상상한다. 전반적으로, <공산당선언>은 프롤레타리아트가 자본주의 체제를 단결하고 전복하여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평등이 달성되는 공산주의의 수립으로 이어지는 행동을 촉구하는 역할을 한다.

<공산당선언>에서 중요한 요점은 다음과 같다.


<공산당선언>은 인류 사회의 발전이 주로 생산과 계급투쟁의 물질적 조건에 의해 주도된다는 생각인 역사적 유물론의 개념을 소개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생산 수단 통제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사회계층 사이의 갈등을 통해 역사적 진보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 하에서 부르주아지에 의한 노동계급 착취를 강조한다. 그들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 생산물로부터 소외되고 있으며, 임금이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종종 부족한 대가로 자본가에게 자기 노동력을 팔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착취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의를 초래한다. 그리고 <공산당선언>은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함으로써 노동자들로부터 잉여가치를 뽑아낸다고 가정하는 마르크스의 잉여가치 이론을 소개한다. 이 잉여가치는 자본가들에게 이윤의 원천이 되고 자본축적에 이바지한다. 이어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계급투쟁의 불가피성과 자본주의 체제의 궁극적인 전복을 강조한다. 특히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은 부르주아지의 이익과 근본적으로 반대되며,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려면 노동계급이 혁명을 통해 정치권력을 조직하고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산당선언>은 사유 재산의 폐지, 생산 수단의 집단적 소유권 확립, 자원의 공동 소유 및 민주적 통제에 기초한 계급 없는 사회의 창출을 포함하여 공산주의의 목표와 원칙을 설명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계급 차별이 사라지면서 국가가 쇠퇴하고, 개인은 자기 능력에 따라 기여하고 필요에 따라 받는 사회를 상상한다. <공산당선언>은 자본주의에 맞서는 혁명적 투쟁을 조직하고 이끄는 임무를 맡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위로서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당이 노동계급의 이익을 대표하고 자본주의적 착취로부터의 해방을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동원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공산당선언>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제공하고 평등, 연대, 사회 정의의 원칙에 기초한 미래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공한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금서였던 책이기에 많은 이들이 공산주의의 고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 빨갱이가 공산주의의 전부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 씨 왕조의 뒤를 이어 김 씨 왕조를 만들었을 뿐이다. 물론 북한 헌법의 정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이고 서문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기는 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다. 위대한 김일성동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창건자이시며 사회주의조선의 시조이시다.”


그러나 원래 현대 공산주의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철저히 배제하는 코민테른을 주축으로 시작된 이념이다. 그리고 개인숭배는 원래 공산주의에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러니 북한의 헌법은 그 시작부터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김일성이 나라를 세운 시조라고 주장하면서 사회주의 운운하는 것은 기가 치지도 않는 수작이다. 엄밀히 말해서 북한은 고전적인 공산주의 국가와는 거리가 매우 먼 나라다. 그런데 남한의 이른바 반공주의자는 북한만이 세계에서 유일한 빨갱이인 것처럼 주장하고 북한에 대해 평화 정책을 추구하면 빨갱이라도 매도해 버린다. 가짜 빨갱이가 진짜 공산주의 흉내를 내는 북한이나 그런 북한의 장단에 놀아나는 반공주의자나 다 한통속이나 다름없는 짓이다.


빨갱이를 물리치려면 공산주의를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대립 구조 안에서 상대방을 중상모략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공산주의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그래서 매우 시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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