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무병장수 꿈은 영원하다.
대체의학의 역사는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문화와 문명을 아우르는 것으로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무엇보다도 대체의학은 약초학, 침술, 동종요법, 자연요법, 카이로프랙틱, 아유르베다, 한의학 등 광범위한 관행과 신념을 포괄하지만, 그 뿌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 중국, 인도, 그리스와 같은 고대 문명에서는 대체 의학 관행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러한 문화권에서는 관찰, 시행착오, 철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정교한 의학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사실 현대에도 통용되는 대체 의학은 전통 의학 시스템에서 유래된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아유르베다는 허브, 다이어트, 요가, 명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몸, 마음, 정신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춘 전인적 의학 시스템이다. 침술, 약초, 마사지, 식이요법을 포함하는 한의학은 기의 개념과 음양의 균형에 그 뿌리를 둔 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약초 사용, 수치료, 식이요법 등 대체 의학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그러다가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에는 고대 의학 문헌의 보존과 번역과 더불어 새로운 약초학이 발전하고 무엇보다 연금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19세기에는 이른바 ‘과학적’ 의학의 한계와 부작용에 대응한 다양한 대체 의학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동종요법, 카이로프랙틱, 정골요법은 오늘날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학만능주의가 지배하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대체 의학은 오히려 더욱 다양화되고 제도화되었다. 그래서 미국 국립 보완통합의학센터(NCCIH)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통 의학 전략과 같은 조직을 설립하여 전통 의학과 대체 의학 통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보완·대체의학 또는 통합의학이라고도 불리는 대체의학에 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래서 침술, 약초와 같은 많은 대체 요법이 현대 의학계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고 여러 나라에서 주류 의료 시스템에 통합되고 있다. 물론 특정 대체 요법의 효능,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규제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세기 이후 대체 의학은 다음 몇 가지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인다. 먼저 대체 의학은 20세기 이후 주류 의료 시스템에 통합되었는데 무엇보다도 기존 의학의 한계와 부작용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전인적 접근 방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체의학 분야에서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관행을 표준화하고 의사의 역량을 보장하며 공중 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전문 협회 및 규제 기관을 설립했다. 예를 들어, 카이로프랙틱, 침술, 자연요법은 정규 교육 프로그램과 면허 요건이 정착되어 있다. 20세기 이후 대체 의학 시술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를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었다. 그래서 통증 관리를 위한 침술 및 특정 질환에 대한 특정 약초 요법과 같은 일부 대체 치료법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또한 20세기 이후 새로운 대체 치료법과 양식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아로마테라피, 반사요법, 에너지 힐링 등이 지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아유르베다와 한의학과 같은 요법은 이제 인도와 중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일반화되는 추세다. 물론 대체 의학의 수용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의학에 대한 ‘과학적’ 비판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대체 의학은 현대 시대의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접근 방식을 형성하는 데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이다.
그런데 20세기 후반부터 대체의학과 관련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이다. 이는 생명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분야의 신흥 기술이 인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철학적, 문화적 운동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첨단 기술의 사용을 통해 인간의 능력과 속성의 향상을 옹호하는 철학적, 지적 운동이기도 하다.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은 기술이 노화, 질병, 인지적 제약과 같은 인간 조건의 한계를 초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트랜스휴머니즘 사상의 핵심은 기술을 사용하여 현재의 생물학적 제약을 넘어 인간의 신체적, 지적, 정서적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포함하는 ‘초월’이라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유전공학, 사이버네틱스 강화, 마인드 업로드 및 기타 형태의 첨단 생명공학이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 강화 기술의 잠재적 결과에 관해 심오한 윤리적 질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는 형평성 및 접근성 문제, 의도하지 않은 결과, 인간 정체성 상실,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불평등 창출이었다.
트랜스휴머니즘과 더불은 또 하나의 새로운 운동은 포스트휴머니즘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 주체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하고 ‘포스트휴먼’이라는 존재의 개념을 탐구하는 철학적, 문화적 운동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인간, 동물, 기계 및 기타 개체 간의 경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인간이 아닌 실체의 상호 연결성과 상호 의존성, 그리고 정체성과 구체화의 유동성을 강조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종종 비판 이론, 페미니즘, 환경주의, 과학 및 기술 연구로부터 얻은 통찰력을 활용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대우,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의미, 포스트휴먼 세계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 재구성과 관련된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다양성, 포용성,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윤리적 틀을 옹호한다.
이렇게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은 기술의 변혁적 잠재력에 관심을 공유하면서도 인류의 미래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기술적 수단을 통해 인간 능력의 향상과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과 비인간 존재자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의 해체를 탐구하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인간 중심적 가정에 도전한다. 두 운동 모두 21세기 기술 발전의 윤리적, 사회적, 철학적 의미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에 이바지하는 중이다.
특히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은 모두 AI 기술이 인류, 의식, 사회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AI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트랜스휴머니스즘을 옹호하는 이들은 AI를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인지, 기억,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AI 기술 개발을 옹호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이 AI 기술을 신체와 뇌에 통합하여 신체적,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사이버네틱스 향상을 만들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한다. 여기에는 신경 임플란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AI 알고리즘으로 제어되는 보철 장치가 포함될 수 있다. AI와 관련하여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에서 중요하게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이른바 마인드 업로드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을 디지털 또는 인공 기질로 변환하는데, 이는 마인드 업로드라고 알려진 개념이다. 그들은 AI가 인간의 마음을 시뮬레이션하고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가상 환경에서 불멸이나 존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에서 말한 대로 포스트휴머니즘은 다른 존재 형태보다 인간의 지능과 주체를 우선시하는 인간 중심적 관점을 비판한다. 곧 AI가 인간의 인지를 복제하거나 모방해야 가치가 있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신 다양한 형태의 지능과 의식을 옹호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과 AI의 정체성과 주관성의 혼성성과 유동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과 AI 시스템이 공존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여 유기체와 인공 존재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사이보그 주관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포스트휴머니즘은 AI 시스템의 처리와 사회와 환경에 대한 AI 기술의 잠재적 결과에 대해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에서 협업, 공감, 생태학적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윤리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AI와 관련하여 인류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이 제시할 다양한 가능성과 기회, 도전을 고려하는 것이다.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잠재적인 시나리오와 고려 사항은 다음과 같다. AI는 의료, 교육, 교통, 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첨단 AI 시스템은 인간의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 해결, 창의적인 작업을 지원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대신 인간의 지능과 기술을 강화하여 개인이 현재 능력 이상의 작업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인간과 AI의 협업은 AI 시스템이 인간의 강점을 보완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AI 및 자동화의 광범위한 채택은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일부 일자리는 AI 기술에 의해 자동화되거나 변형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는 효율성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일자리 대체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영향을 받는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과 기술 향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AI의 개발 및 배포는 개인 정보 보호, 편견, 책임 및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수많은 윤리적, 사회적 질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AI 기술의 책임감 있고 공평한 사용을 보장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잠재적인 위험을 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AI의 발달을 한 두 사람이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이기에 이제 AI는 마치 고삐 풀린 말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AI가 일상생활에 더욱 통합됨에 따라 인간과 AI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이 점점 일반화될 것이다. 직관적이고 투명하며 사용자 친화적인 AI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사용자 간의 신뢰와 수용을 육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제 정부와 국제 조직은 AI 기술의 개발, 배포 및 사용을 관리하는 정책과 규정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는 AI 시스템의 안전, 보안, 공정성 및 투명성에 대한 고려 사항이 포함된다. AI와 관련된 인류의 미래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며, 사회와 인간의 삶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발전과 돌파구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적응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민첩성, 예측, 협업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AI와 관련된 인류의 미래는 사회가 이러한 기술을 개발, 배포 및 관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형성될 것이다.
이렇게 AI로 더욱 발전할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 차원의 세계관이 시대정신이 되는 상황에서 과연 대체 의학이 어느 곳에 자리매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은하철도 999에서 보듯이 완전한 ‘기계 몸’을 선택하지 않고 타고난 생물학적 몸을 지니고 살아가기로 결정을 내리는 한 대체 의학은 여전히 유효하고 인기 있는 분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도 필자가 실제로 체험한 대체의학 요법을 소개하려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 대로 기계 몸을 선택한 경우에는 사실상 필요 없는 지식일 수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인간의 생물학적 몸을 완전히 기계적인 몸으로 대체할 날이 적어도 우리 세대에는 오지 않을 것 같으니 안심하고 대체 의학 요법을 실험해 봐도 좋을 것이다. AI의 구루가 되고 있는 샘 올트먼도 아직은 생물학적 몸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이니 더욱 안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