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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r 05. 2024

이재명·조국의 판타스틱 콜라보가 시작되나?

총선의 역할 분담 황금비율이 정해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링크: https://v.daum.net/v/20240305142812819)     


“여기서 확인되듯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대한민국의 질곡을 함께 헤쳐 나갈 동지라고 생각합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는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습니다. 예컨대 검찰 독재 조기종식, 김건희 씨를 법정으로, 검사장을 직선으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처를 독립시키자, 모든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을 등등 이런 담대한 캠페인을 하면서 범민주진보 유권자들을 모두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겠습니다.”     


조직과 돈이 매우 부족한 조국혁신당의 목표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결국 지역구는 민주당이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 가져가는 모양새를 구축하겠다는 말이다. 지역구를 민주당에 맡기고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타도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작전 아닌가? 조국 대표는 그 속내를 전혀 감추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는 조국혁신당의 비전과 정책을 알림과 동시에 투표 독려 운동 강하게 전개하겠습니다.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 투표장으로 나오시는 국민들께서 자신들의 다른 한 표를 국민의힘에 주겠습니까? 이렇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우리는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조국 대표의 꿈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민주당 당권 장악이라기보다 결국 대권일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재명 대표의 그동안의 행보는 총선 대승보다는 당권 장악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이렇게 당권과 대권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면 콜라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콜라보가 얼마나 판타스틱할지는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될 총선 정국을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조국 대표는 윤석열을 키웠다는 비난을 받음과 동시에 윤석열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로 인식되는 모순적 존재다. 그의 지지자와 반대자는 그 두 측면의 어느 하나만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런 조국 대표가, 친문 세력과 심상정의 분탕질로 윤석열 후보에게 겨우 0.73%p 차이로 석패한 이재명 후보와 화합의 장을 마련하게 된다면 그동안 언론이 만들어 놓은 친명·비명, 친명·친문의 프레임도 깨지게 될 것이다.    

  

마침 언론의 도움으로 최대한 효과를 끌어올렸던 한동훈 신드롬도 공천 혁신에 실패한 상황에서 시들해지는 참이다.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검찰 사단의 여의도 입성이 완전히 일장춘몽이 된 이유는 전적으로 ‘김건희 리스크’ 때문인 것은 천하가 다 안다. 겨우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공천 개혁을 ‘날리면’ 보수 진영이 ‘쪽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이제 국민의 관심은 이재명·조국 콜라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인지에 쏠리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여권과 언론은 이재명 조국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물론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가 순진하게 지기 희생을 하고자 콜라보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조국은 원수나 다름없는 윤 대통령에게 복수의 칼을 갈며 2024년에 탄핵 정국을 만들어 내년 초에 대선을 치르는 상황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 또한 대권의 꿈을 결코 버리지 못할 것이다. 내년에 대선이 치러진다고 해도 둘은 대결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누가 당선되든지 진보 진영의 인물이니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이나 밑질 것이 없다. 더구나 여권에서는 헛바람만 잔뜩 든 한동훈만 가지고는 대선 바람몰이가 불가능한 상황이니 진보 진영으로서는 밑질 것이 없다.     


이낙연이 문자 그대로 바닥을 구르는 젖은 낙엽에서 이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으니 이재명·조국 콜라보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이준석은 이제 어디서 뭐 하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내년에 대선이 실시된다면 여권에서는 오세훈 정도만이 한동훈에 맞설 수 있는 무게를 지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을 검찰 사단이 접수하는 데 실패한 상황에서 한동훈이 백전노장인 오세훈을 물리치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여권의 대선 후보 결정은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이번 총선에서 진보 진영이 과연 200석을 넘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재명과 조국 대표의 명운이 갈릴 것이다. 조국 대표의 경우 탄핵 정국이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달린 일이다. 한때 자신의 부하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배신당하고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개인적인 원한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자신의 정치생명을 살리는 데 역으로 윤 대통령을 이용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탄핵 정국이다. 이 원래 이 탄핵 정국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을 갈아엎고 검찰 사단을 전면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김건희 리스크’가 그 계획을 모두 망치고 만 현재 상황에서 탄핵 정국이 성립되면 국민의힘 의원도 윤 대통령을 배신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위해 공천 개혁도 포기했지만 결국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 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총선에서도 최대의 이슈는 김건희가 될 것이고 이 상황에서 조국 대표가 윤석열 정권 타도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면 200석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그동안 국민의힘에 무기력하게 밀리던 민주당을 대신하여 조국혁신당이 야권 지지율 회복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2~3일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총선 때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국민의미래는 39.4%, 더불어민주연합은 25.1%, 조국혁신당은 21.0%의 지지를 받았다.(링크: https://v.daum.net/v/20240305114800304) 결국 진보 진영이 보수 진영을 7%p 가까이 앞선다는 말이다. 당권 장악을 목표로 한 공천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반명 세력이 고스란히 조국혁신당으로 간 것을 볼 수 있다. 친명·반명 대립으로 야권이 분열되기를 바랐던 국민의힘과 이낙연의 바람에 정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로서도 이런 추세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야권 분열로 정권 심판이 불가능해지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이재명 대표에게 묻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가 조국 대표에게 대권을 양보하고 당권이라는 실리만을 챙길까? 권력의 맛을 본 정치가에게 그런 양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비주류의 설움을 톡톡히 느껴본 사람이다. 그리고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경력을 쌓았지만, 이는 단지 행정가일 뿐 정치가로 대접받을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낙연이 터를 잡고 있던 민주당에 들어와서도 늘 개밥에 도토리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자타가 공인하는 친문 후보인 이낙연을 물리치고 대선 후보가 되었어도 친문 측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는 고사하고 윤석열 당선 운동에 나섰던 이낙연과 그 패거리가 보여준 적대감은 이재명 대표가 뼈에 새길만큼 서러운 것이었다. 그래서 당권에 대한 강한 욕망을 이번 공천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사실 이재명 대표는 아직 젊기 때문에 내년에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아도 또 기회가 있다. 정치 경력이라고는 인천 계양구 보궐 선거 당선이 전부인 이재명 대표가 아직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친문 세력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니 굳이 발톱을 지금 날카롭게 내밀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단 조국을 차기 대선 후보로 밀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당연히 내각제 개헌이다. 조국이 대권을 잡고 임기 내에 검찰 개혁을 완수하고 내각제 개헌까지 성공한다면 민주당의 장기 집권 마스터플랜이 완성될 수 있다. 내각제 체제에서는 만약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어도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는 국회의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겨우 0.73%p 차이로 이긴 윤 대통령이 그동안 저지른 ‘횡포’, 특히 ‘김여사 구하기’에 올인하면서 보수 진영을 ‘말아먹는’ 모습을 목격한 국민을 설득하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각제 개헌을 약속받으면 행정가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이재명 대표에게도 얼마든 기회가 올 것이니 민주당 내부에서도 친명과 친문 간의 대립을 피할 수 있다.     


임종석이 공천을 받지 못하고도 민주당에 잔류한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조국을 차기 대선 후보 만들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려는 의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실 굴러들어 온 돌인 이재명 대표를 마냥 밀기에는 아직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탄핵 정국이 만들어지면 조국 대표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이재명 체제를 흔들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민주당이 200석을 확보할 수는 없어도 야권이 연합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윤 정서를 지닌 이들의 협력으로 탄핵 정국이 수립되는 경우를 예상해서라도 이재명 대표는 조국 대표와 손을 잡지 않을 수 없다. 탄핵 정국에서 새로 당권을 장악한 이재명 대표가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은 조국을 밀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이재명·조국 콜라보의 발판이 마련되었으니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 세력도 득실 계산을 치열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국민의 관심이 한동훈에게서 멀어지고 조국에 몰리는 상황에서 바람몰이까지 성공하여 ‘김건희 리스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으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게 될 것이다. 누가 말한 대로 정치는 럭비공과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물론 하나는 분명하다. 이 상황에서 이낙연과 이준석은 이제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또한 심상정도 한국 정치 무대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제 총선 무대의 중앙으로 진입한 이재명·조국의 판타스틱 콜라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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