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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pr 11. 2024

이재명의 시대가 열릴 것인가?

풍수환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지난번 글에서 예측한 대로 민주당이 승리는 거두었지만 200석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참조: https://brunch.co.kr/@friscii/771) 진보 진영의 많은 사람이 울분을 토하겠지만 한국 정치 지형은 극히 보수적이다. 진보가 지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형이다. 이런 지형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쳐서 18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사실 기적이나 다름없다. 지난 글에서 말한 대로 탄핵 정국이 성립되면 국민은 더 큰 혼란과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 대통령 탄핵은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탄핵은 포기하고 하야를 추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그러나 김여사의 아바타 수준으로 살고 있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그 자리를 내놓을 리가 없다.     

 

또한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꾸어 야당과 협치를 하거나 고개를 숙일 일도 없을 것이다. 그의 개인적인 캐릭터가 불통 고집일 뿐만 아니라 최고 권력을 나대기에 이용하는 데 올인하는 김여사의 조언을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이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는 데는 실패했지만 ‘김건희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고 다시 180석 이상을 석권한 야권이 쌍특검을 밀어붙일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를 들어 먹어도 자기만 살면 된다고 확신하는 김여사와 그의 남편인 윤 대통령이 양보는 죽음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아왔던 불통 대립이 지속될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를 구할 길은 과거 이승만을 하야시킨 것처럼 국민이 들고일어나 몰아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제 4·19 혁명 기념일이 다가오는데 그것이 시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력의 속성은 한번 잡으면 절대 스스로 놓는 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어도 일단 탄핵 정국을 맞을 일이 없기에 ‘이대로’를 외치면서 3년을 더 채우고 무사히 나갈 방도만 찾을 것이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아바타였던 한동훈에게 일단 지우고 자신은 뒤로한 발 빠지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 장악을 지속하면서 여론을 호도하며 권력을 Yuji 해 보려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일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국정 운영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윤 대통령이 3년을 더 버티면서 김여사 수호에 최선을 다하는 동안 나라는 파탄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정국을 주도할 힘을 얻은 이재명 대표에게 모든 관심이 모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조국 대표가 12석을 차지하여 야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지만 결국 175석을 얻은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의 13석 가운데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지분인 4석과 지역구를 가져가도 20석을 채우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원내 교섭 단체 구성을 못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새로운미래, 그리고 진보당의 의석을 다 더한다면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조합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결국 민주당을 이재명당으로 재편한 이재명 대표에게 모든 힘이 실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실적으로도 조국 대표는 이미 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명 대표보다 훨씬 더 불리한 처지에 있다. 총선 참패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여권과 수구 언론이 총공격에 나서서 두 사람을 모두 매장할 전략을 이미 짜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가 순수해진, 다시 말해서 이낙연을 중심으로 한 수박을 골라낸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현실에서 과거에 비해서 그 칼날이 무뎌질 수밖에는 없다. 더구나 3년도 안 남은 정권을 차기 정부에 넘겨주고 나서 바로 사법 심판의 대상이 뻔한 김건희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야 할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제부터 슬슬 이재명 대표와 타협을 할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겨우 5년짜리 권력으로 김건희 리스크를 최대한 막을 수 있지만 일단 물러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김건희 특검법 저지를 위해 공천을 포기하여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기에 여권의 지지를 기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수구 언론도 김여사에만 올인하는 윤 대통령에 환멸을 느껴 버리는 카드로 생각한 지 오래 아닌가? 대타로 기대했던 한동훈도 총선에서 함량 미달임을 스스로 증명한 다음이니 보수 진영에서는 다시 새 카드를 찾아 나서야 할 판이다. 물로 한동훈도 이미 마약보다 진하다는 정치의 맛을 이미 한 번 보았으니 이 바닥을 쉽사리 떠날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 똑똑이 소리만 듣고 검찰의 칼날만 휘두르고 총선 내내 한동훈 팬덤에 둘러싸여 환상에 젖어 보았으니, 패배를 쉽게 인정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떤 식으로든 한동훈도 다시 나올 것이다. 오세훈이 멀리서 미소 짓고 있지만 조직과 돈,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 카르텔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쉽지 않은 카드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것은 이재명 카드 밖에는 없다. 그를 집요하게 걸고넘어졌던 민주당 내부의 친문 세력도 이제는 대세를 따를 것이 뻔하다. 권력을 자신의 힘으로 잡은 이재명 파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조국 대표가 잠재적인 대선 카드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한이 너무 깊기에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에는 자체적인 한계가 있다. 아내와 딸만이 아니라 조국 대표 자신도 이미 사법 처리 대상자가 된 것이 명백한 현실이기에 그의 운신의 폭은 대단히 좁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야권이 차지하고 내친김에 탄핵 정국으로 내달렸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번 글에서도 말한 대로 여권만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진영도 이런 상황은 결코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정국의 주도권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확실히 잡은 상황에서 탄핵 정국을 굳이 조성하여 불확실성을 키울 필요는 전혀 없는 일이다. 오히려 가만히 놔두어도 김건희 리스크라는 덫에 걸린 윤석열 정권이 자멸하도록 놔두는 것이 문자 그대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 될 것인데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할 것인가?      


이재명 대표는 이제 윤석열 정권이 김건희 리스크에 걸려 넘어지는 쇼를 가만히 앉아서 관망만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성격으로 그럴 리는 없다. 그의 인생에서 계속 찾아온 고비마다 승부수를 걸고 결국 자신의 목표를 성취해 온 인물답게 이번에도 다음 착점을 고민하면서 반상을 노려보고 있을 것이다. 2022년 대선 때 이낙연과 친문 세력의 집요한 방해 그리고 무엇보다 정의당 심상정의 미친 짓으로 야기된 0.73%p 차이의 분패를 똑똑히 기억할 이재명 대표가 다음 수순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내부 정돈일 것이다. 비록 친문 세력이 총선에서 대세를 따르면서 이재명 체제에 순응하는 자세를 보였지만 언제든 이빨을 드러낼 수 있기에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일에 먼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윤석열 정권이 자멸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적기에 개입할 전략도 수립할 것이다.     


사실 윤석열 정권은 이제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 거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의대 증원이라는 독배까지 마신 상황이라서 다른 수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최후의 카드로 물론 검찰 캐비닛 파일이 남아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물론 윤석열 정권은 이 카드를 쓸 것이 분명하다. 특히 총선 후에 늘 하던 관행대로 특히 민주당 당선자의 ‘비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몇 명을 당선 무효화시킬 것이 뻔하다. 그러나 대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국민의힘에 무소속을 포함한 타당 사람을 영입하여 최대한 몸집을 불리는 노력도 할 것이지만 108석 남짓 되는 현재 상황에서 그 또한 별로 임팩트가 없다. 결국 대세는 이재명 대표다. 윤 대통령이 아무리 이재명 대표를 거부해도 자신이 살자면 이재명 대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다. 3년도 안 남은 임기를 쿠사히 마치고 김건희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니 말이다.      


하늘의 운행은 쉼이 없는 법이다. 이재명 대표를 생각하며 육효점을 쳐보니 풍지관이다. 2효가 변효로 작용하여 풍수환이 된다. 하괘가 땅이고 상괘가 바람이니 당연히 새로운 바람이 분다는 의미다. 현채 총선이 끝난 상황과 맞다. 총선에서 승리했으니 긍정적 변화이지만 땅 위에 부는 바람이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그러니 안심하고만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내가 이룬 성과를 도둑질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자들이 많을 것이다. 풍지관에서 관(觀)은 바라본다는 의미다. 바둑에 비유한다면 반상을 잘 관망하면서 다음 수순을 보고 신중하게 착점을 해야 한다. 풍수환은 중택태괘 다음에 오는 괘다. 기쁜 일이 있은 다음에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라는 의미가 있다. 서괘전에 보면 兌者說也說而後散之故受之以渙라는 구절이 나온다. 간략히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다. “태는 기쁨이다. 기쁜 다음에 흩어진다. 그리므로 환으로 받는다.” 총선 승리라는 기쁜 일이 있고 나서는 사람의 마음이 흩어지게 되어 있다. 괘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말도 나온다. 渙亨王假有廟利涉大川利貞. 또 간단히 번역해 본다. “환은 형통하다. 왕이 사당을 지극히 대한다.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유리하다.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 총선으로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에는 큰 내 곧 바다를 건너가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중국이나 미국을 방문하라는 말이다. 이제는 이재명 대표가 탄압받는 야당 대표가 아니라 명실공히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당히 중국과 미국을 상대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일을 도모하는 데 사심을 버리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바른 길을 가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로지 김여사의 안위에만 올인한 윤 대통령의 처신을 볼 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이재명 대표가 나라를 구하는 일에 헌신하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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