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극우의 세상이 되나?
결국 전쟁은 일어날 것이다.
by Francis Lee Jan 13. 2025
유럽을 흔드는 극우가 드디어 한국에도 퍼지는 모양이다. 극우는 이제 지역이 아니라 글로벌라이즈, 곧 세계화로 치닫고 있다. 마치 2차 세계대전 직전 유럽을 보는 듯하다. 그런데 그 당시 유럽 극우는 예외 없이 민족주의 노선을 택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만 그런 것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유럽의 모든 나라는 비록 냉전으로 서구와 동구로 갈렸어도 민족주의를 버린 적이 없다. 소련의 위성국이 된 동유럽 조차도 민족주의 노선을 택했다. 그런데 한국만은 매우 예외적이다. 전광훈 부대가 동원될 때마다 태극기에 반드시 성조기가 따라다닌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은 20세기의 로마제국이다. 트럼프가 그린랜드와 파나마 운하를 돈 주고 사겠다고, 안 팔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큰소리치는 모습에서 제국주의의 면모를 잘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미국의 제국주의에 전 세계가 맞서고 있는데 한국의 극우만이 유일하게 스스로 알아서 미국의 개가 되겠다고 설쳐댄다. 마치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고자 하는 모양새 아닌가?
이런 미친 전광훈 패거리가 대한민국 극우를 자처하고 나서는 데도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사실 극우의 온상이라면 독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히틀러는 초기에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지 못했다. 그리고 기성 정치권에서도 바보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선거를 거듭 이겨 나가면서 결국 합법적인 제1당의 당수가 되고 선거를 거쳐 총통의 자리에 올랐다. 그것도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말이다. 히틀러와 나치의 광기를 알아챈 독일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였고 목소리는 군중의 광기 속에 묻혀 버렸다. 극우의 지도자가 이끄는 독일은 결국 패망의 길로 들어섰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으로 유럽은 초토화되었고 독일은 패전국의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로 또 다른 독재자인 스탈린이 이끄는 소련과 맞선 미국의 도움으로 독일은 다시 일어섰다. 한 독재자가 독일을 패망으로 이끌었는데 또 다른 독재자가 독일을 구하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어떤 독재자든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에 속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 자는 없었다. 게다가 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비하하는 독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윤석열과 그 패거리가 보여준 반 민족적인 행태는 여사에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 윤석열이 마침내 나라를 완전히 말아먹고 종신 독재자가 되려는 야욕을 부리다가 이런 탈이 나고 말았다. 독재자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법이다.
사실 여러 차례 말 한 대로 한국 정치사는 종신 독재를 꿈꾸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얼룩져 왔다. 그 오욕의 역사의 장에 이제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자를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법의 심판을 받아 사형이나 무기 징역을 받는다고 해도 그를 추종하는 세력으로 커밍아웃한 극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무슨 수를 써도 극우는 사라지지 않는다. 현재의 독일을 보면 그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독일은 총선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의 연정이 붕괴되어 새로운 연방의회 의원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극우 정당인 AfD가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고, 극좌 정당인 바겐크네흐트당 또한 자민당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독일조차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지닌 정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상황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극단적 정치 집단의 득세가 독일에만 제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왜 이토록 극단적인 정치 세력이 인기를 얻는가? 그것은 당연히 경제 때문이다.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경제 불황은 지속되고, 물가는 올라가고 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인간은 실존적 위기에 처하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모 아니면 도인 상황에 몰리면 생존 본능이 강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생의 의지가 인간을 그런 극단으로 몰고 간다. 그런 상황에 처한 인간에게 왜 살아야 하나?라는 철학적 질문은 더 이상 안 통한다. 그저 무조건 살고 싶은 상황에 처했으니 말이다.
부활하는 것은 나치 독일만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가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는 독일의 나치 후예가 모여 만든 독일대안당(AfD)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국도 이미 극우가 정치를 점령하고 있다. 한국도 그럴 기미가 보이고 있다.
극우의 세상이 된다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사이클이 극에 이르렀다는 말이 된다. 경제 공황이 1, 2차 세계대전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월가의 붕괴로 촉발된 경제 공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의 경제를 살리고자 전 세계의 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의 제국주의가 본격적으로 그 발톱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 가속화되면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만이 아니라 나머지 피해를 입은 나라들도 반미 전선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당연히 전쟁이다.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 곧 무한한 잉여 이익의 창출이 한계점에 이르게 되면 필연적으로 구질서는 붕괴하게 되어 있다. 그러한 붕괴를 가져오는 것이 전쟁이 아니다. 구질서의 붕괴가 전쟁을 낳는 것이다. 그런 전쟁을 통해 자본주의는 또다시 진화할 것이다. 그 와중에 문자 그대로 전 세계의 무고한 백성이 커다란 희생을 치를 것이다. 그런 미래가 눈앞에 보이는 데 한국 사회는 좌우로 갈려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가 만세를 이어갈 수 있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