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윤석열을 탄핵하는 과정에서 내란 수괴의 진면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는 뜻밖의 소득이다. 특히 극우 세력이 커밍아웃해 주는 상황에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이들은 극우의 세상이 곧 올 것처럼 난리다. 그런데 백골단까지 등장하는 상황을 보니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사실 전광훈이 중심이 된 한국 극우의 행태는 이전부터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되어 왔다. 누구도 그런 극우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런 극우에 매달려 윤석열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망하는 운이 들어오면 바로 윤석열처럼 저 모양으로 살려고 발악을 하기 마련이다. 마치 소쿠리 안에 담긴 미꾸라지처럼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달라 보인다. 당장이라도 국민이 윤석열을 내칠 것 같더니 여러 여론 조사에서 윤석열의 '인기'가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론 조사에 조작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국민은 윤석열을 심판하자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완벽한' 대안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을 지지한 많은 이들이 그가 이뻐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미워서 선택한 국민이다. 그 마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이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미덥지 않은 것이다. 일종의 경고를 민주당에 보내는 것이 민심이다. 윤석열을 치려면 좀 제대로 잘하라고 말이다.
그런 국민의 마음을 잘 간파한 윤석열이 지금 시전 하는 '법꾸라지 쑈'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윤석열은 치국에는 대단히 무능하지만 법을 이용하여 자기와 김건희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에는 도가 트인 것이다. 그런 윤석열을 상대로 원칙주의로 일관하는 민주당, 그리고 정도만 고집하는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오로지 윤석열을 빨리 쳐내고 정권을 되찾아오려는 생각에 골몰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니 국민의 마음이 식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법꾸라지 쑈에 맞서 또 다른 법꾸라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윤석열 타도'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에 올인하는 사이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정작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윤석열은 분명히 역적질을 했으니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 당연하다. 만에 하나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판정을 받아도 형사 고발을 통해 얼마든지 그의 범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플랜B를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헌법재판관들이 윤석열을 무죄방면해 주기에는 정황 증거가 차고도 넘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윤석열이 한국 사회를 무법천지로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천명을 어길 재간은 없다. 결국 사필귀정인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오로지 '윤석열 타도'만을 외치면서 정작 신속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니 국민은 서서히 짜증이 나고 있다. 그래서 윤석열이 이뻐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답답해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을 올리면서 민주당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에서 여론 조사 조작을 내세워 고발하는 헛발질을 계속한다면 국민은 민주당에 더욱 짜증을 내게 될 것이다. 이런 민심을 빨리 간파하여 민주당이 좀 더 현명한 방안을 마련하여 윤석열 척결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지금의 모습은 윤석열을 주제로 한 당쟁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이 관저에 숨어서 아무리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한다고 해도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법 지식을 총 동원해서 방어해도 그가 반역 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술수를 부린다고 해서 일일이 대응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 어느 정도 테두리를 그어 둔 다음 그 안에서 윤석열이 짓고 까불어도 놔두어야 한다. 그래야 그가 계속 자충수를 두고 자멸할 것이니 말이다. 그러지 않고 윤석열의 일거수일투족이 일일이 반응하면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고 국민의 짜증은 심화된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한 호흡을 가다듬고 진보 진영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마음이 급한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꾸라지는 바로 그런 조급증을 보면 자만하면서 더욱 자기 진영을 자극하는 데 몰두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윤석열이 아무리 칭얼대도 대응을 안 하면 철딱서니 아기처럼 스스로 흥을 잃게 되어 있다.
민주당이 윤석열의 본심을 읽고 차분히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윤석열은 어차피 소쿠리에 담긴 미꾸라지다. 그저 추어탕 감이 될 뿐이니 너무 겁먹지 말고 추어탕에 소주 한 잔 기울일 마음으로 이럴 때일수록 느긋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서두를수록 미꾸라지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법이니 말이다. 어차피 윤석열이 발버둥치고 극우 세력의 커밍아웃이 지속될 수록 그 세력의 자멸이 가속화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