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사주가 맞는 것 같다.
이준석이 대선 패배 이후 잠행하더니 오랜만에 방송 대담 프로에 나왔다. 그것도 단독으로 말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며 귀를 기울여 보았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이제는 '젓가락 법사'라는 호가 평생 따라다닐 것이 뻔한데도 여전히 사과 한 마디 없고 그저 남 탓 타령이다. 물론 그런 마인드가 한국의 보수 진영 정치가들의 성정에는 100% 부합한다. 이제 겨우 40살. 입에서 젖비린내가 한참 나는 자가 언행은 한국 정치 바닥에서 달아빠지다 못해 다 헌 홍준표 수준이다. 사실 지난 21대 대선의 결과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이재명 후보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4강 토론회도 별로 임팩트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임팩트가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아니라 이준석에게 큰 임팩트가 있었다. 바로 평생 따라다닐 '젓가락' 임팩트 말이다. 대선 후보 4명 가운데 유일한 40대이고 그 잘난 하버드 대학교 출신이라는 학력으로 머리는 좋다는 여론이 있었다. 오랜 유튜브 토론 생활로 말발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 토론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 자체였다. 단순히 건방진 것이 아니라 버르장머리가 없었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유사 이래 젊은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 버르장머리 없음을 정당화할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기성세대가 그 젊은이를 두려워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이다. 그러나 그 당시 이준석은 그저 건방지기만 하고 기성세대가 부끄러워할만한 메리트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애늙은이 인상만 준 꼴이다. 띠동갑인 한동훈과의 나이차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건방지고 제 멋대로이고 치받는 것만 할 줄 아는 '애'를 도대체 무엇을 믿고 지지한다는 말인가?
그때 대선 홍보물이 도착해 보니 이준석이 어지간히 돈도 없나보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다. B4사이즈 한 장짜리를 반으로 접어 보낸 것이다. 물론 그 정도 인쇄물도 전국의 모든 가구에 보낸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려면 10% 이상의 득표율을 확보해야 하는데 스스로 불러들인 구설수로 한 자릿수를 겨우 유지했을 뿐이었다.
과거 탁월한 정치력을 지닌 닉슨에 맞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케네디는 40대였음에도 전혀 건방지지 않았다. 그의 탁월한 지성과 언변이 닉슨을 '늙다리'로 보이도록 하는 데 성공하여 불가능해 보이던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나이만 어리다고 지적으로 꼰대들을 능가할 수 있다는 착각을 이준석이 하고 있는 모양인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생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준석이 끝까지 정치판에서 버티기를 바란다. 그의 핵심 지지 세력은 이른바 '이대남'인데 그들이 이준석을 떠나면 보나 마나 국민의힘 쪽으로 갈 것이 뻔하니 말이다. 사실 국민의힘이 아무리 구애를 해도 이준석은 결국 끝까지 버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를 쳐낸 윤석열의 입김이 여전히 강한 당에 들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설사 들어간다고 해도 조직과 인맥과 돈이 없는 이준석은 개밥의 도토리가 되고 말 것임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10% 내외의 세력도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사분오열되어 절반도 안 남을 것이 뻔하다. 더구나 돈과 조직과 사람이 없는 이준석으로서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결국 정치계에서 물러나 유튜브에서 막말이나 하는 평론가의 삶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정치라는 지독한 마약에 한번 중독되면 약도 없는 법 아닌가?
이런 이준석에게서 현재 좌충우돌 우왕좌왕하고 있는 한동훈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닌가? 이른바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이준석과 한동훈이 결국 가야 할 길은 안철수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셋 다 개밥의 도토리가 된다는 말이다. 아니면 기껏해야 계륵일 것이고. 이 세 사람의 공통점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했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에서는 윤석열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자신이 무척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명문대를 졸업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상황 판단이 전혀 안 되면서 그저 자기 멋대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인상만 주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모두 벌거벗은 왕, '헛똑똑이'라는 평가만 이끌어 내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은 그런 언행의 결과로 자멸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 길을 이준석과 한동훈도 열심히 쫒는 모양새다. 어찌 그리 어리석을까?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 잘한 것을 평생 욹어먹는 자들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를 윤석열 하나로 이미 충분히 증명이 되었는데 아직도 모자라는 모양인가?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인격도 없는 이준석과 한동훈이 어떤 '생쑈'로 국민을 즐겁게 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오늘 하늘을 덮은 잿빛 구름만큼이나 음울한 인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