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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 나가며 예수 믿는 이유는?

삶의 의미를 찾으며 진행 중인 여정을 정리해본다.

by Francis Lee

필자는 가톨릭 신학 박사이지만 교회에 안 나간 지 오래되었다. 앞으로도 교회에 나갈 생각이 없다. 물론 운명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이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교회 없이 예수를 믿는 삶이 주는 의미를 날마다 체험하고 있기에 굳이 교회를 다시 찾을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형태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느는 추세지만 아직은 소수다. 대부분은 관성적으로 교회에 나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신앙생활을 한다. 그리고 개중에는 '열심한 성도'로 목사의 칭찬을 받는 보람으로 교회에 열심히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 목사의 칭찬을 받는 열심한 성도의 언행을 보면 교회에 중실한 사람이라는 호칭에 합당한 삶의 양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십일조와 헌금은 물로 교회가 요구하는 모든 금전적 의무에 충실한다. 심지어 대출을 받아가면서 교회 건축 헌금을 내기도 한다. 이런 신자가 목사의 눈에 열심한 성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그런데 돈만 내는 것이 아니다. 교회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무료 봉사에 시간과 열정과 힘을 쓴다. 심한 경우에는 집안일보다 교회 일을 더 열심히 한다. 그런 신자가 목사의 눈에 충실한 성도로 보일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이 예수의 눈에도 신실하고 충실한 '성도'의 삶일까? 당연히 아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예수의 말을 실천하는 데는 게으르면서 목사를 신처럼 추종하고 교회를 천상 예루살렘이나 되는 듯이 떠받드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회를 '다니는 성도'가 예수의 가르침을 능멸하는 목사와 장사꾼의 소굴에 되어버린 교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예수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기독교 신자가 되어 교회에 나온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교회를 떠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기독교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유럽의 기독교 교회는 껍데기만 남아 겨우 명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일 예배 참석율이 한 자릿수가 된 지 오래다. 그나마 기독교의 아성으로 군림하던 미국의 상황도 사양길로 접어든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이른바 교회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질 뿐만 아니라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조차 한 때 잘 나가던 mega church, 이른바 대형교회가 파산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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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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