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가슴에 고독나무를 심는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고,
그리하여 앉아있는 나에게
강촌은 가슴에 고독 한 뿌리를 던져놓고
유유히 흘러갔다.
너는 그리하여 행복했냐고
내내 나무를 심다가 눈물로 곱씹는다.
사랑했던 날,
사랑은 마냥 삶 속에 베여있어 알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강촌엘 왔었더라면
고독나무를 심는 몇몇 사람을 보았었더라면
사랑의 깊이를 헤아려 너를 노래했었으리라.
바람이 멎고, 물은 고이고,
그리하여 앉아있는 나에게
강촌은 밤 별을 쏟아내어 내 숨을 감싼다.
나는 고독나무를 채 심지도 못한 채
너는 그리하여 행복했냐고
되묻고, 되묻고,
잠이 들어버린다.
2004년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