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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걷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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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포걷달 Dec 22. 2023

No 144, 강촌(江村)

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가슴에 고독나무를 심는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고,

그리하여 앉아있는 나에게

강촌은 가슴에 고독 한 뿌리를 던져놓고

유유히 흘러갔다.



너는 그리하여 행복했냐고

내내 나무를 심다가 눈물로 곱씹는다.



사랑했던 날,

사랑은 마냥 삶 속에 베여있어 알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강촌엘 왔었더라면

고독나무를 심는 몇몇 사람을 보았었더라면

사랑의 깊이를 헤아려 너를 노래했었으리라.



바람이 멎고, 물은 고이고,

그리하여 앉아있는 나에게

강촌은 밤 별을 쏟아내어 내 숨을 감싼다.

나는 고독나무를 채 심지도 못한 채

너는 그리하여 행복했냐고

되묻고, 되묻고,



잠이 들어버린다.


2004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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