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내가 죽을 듯이 슬픈 것은
그녀가 내 곁을 떠나서가 아니다
서로가 이별을 한다는 것이
애당초 만남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듯이
그러한 만남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를
사랑해 보지 않은 자는
눈물을 삼킬 자격이 없다
끝내 터뜨리고 마는 눈물을
이별의 아픔을
그러한 부데낌조차 없는 현실이
내 삶을 무덤짓고 있을 뿐
내가 죽을 듯이 슬픈 것은
그녀가 내 곁을 떠날 까닭이 없는
이유 때문이다
1996년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