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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걷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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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포걷달 Dec 25. 2023

No 139, 상처

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했던 날들이 거짓은 아니었기에

그래도 이제는 정말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내 마음속에 나보다

네 마음속에 상처입은 내가

지워지지 않을까봐

이럴 때 담배라도 태울 수 있다면

그 흐릿한 연기속에

아무런 고민없이 질식해 버리고 싶다

사랑했던 날들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했던 날들이 거짓은 아니었기에

이별이라는 것 또한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 앞에 서 있는 나는

왜이리 힘들어 보이는 걸까

만남은

헤어짐을 강요하고

사랑은 또다른 사랑을 위해

누군가 먼저 돌아서야 한다면

나를 네안에 죽이고

너를 먼저 떠나 버리리라


1996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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