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포걷달 Mar 27. 2024

미치고 팔딱 뛰겠다. 투자는 신의 영역인가?

걷달 에세이: 내 인생은 당신과 다르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든다. 투자는 사람인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지 않을까?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고는 누구나 경험을 해 봤으리라. 하지만, 1년을 꼬박 기다렸다가 ‘이제는 올라도 어쩔 수 없다’라는 마음으로 다 팔았더니, 단 며칠 사이에 원금의 몇 배가 뛰는 NFT를 보면 그 뼈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우리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의 일종이지만, 가상화폐와는 다르다. 특히 그림, 만화, 메타버스랜드, 게임 아이템의 형태로 판매되며, 초 고수익 고위험 자산 중 하나이다.


도대체 인간인 나의 판단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보니 투자는 결국 배우거나 못 배우거나, 또는 전략적이거나 그렇지 못하거나를 떠나서 ‘전부 신이 정해준 결과대로 그 행함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는 사주팔자를 보아야 속이 풀릴 것 같아서 명리학을 공부하는 친구에게 직설적으로 물어봤다.


나, 올해 금전운이 어떻게 되냐?


돌아오는 친구의 답변을 기다리며 또다시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어떻게 1년 열두 달을 꿈쩍도 안 하더니, 내가 팔고 나서 이틀 만에 원금의 몇 배가 오르냐고. 정말 그 이치는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고 우주의 원리인지도 정말 궁금하다.


따지고 보면 내 인생의 전반은 나쁘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투자는 빵점이다. 근본이 없고, 손만 대면 마이너스다. 물론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나는 투자를 하면 안 되는 ‘절대 위험 인물’로 나온다. (주식창을 열면 알림이라고 경고성 문구가 뜬다. 난, 주식으로는 ‘니콜라’를 수년째 들고 있다. -91%)


스스로 분석을 해 봤다. 성질이 못 된 것도 아니고, 성질이 급하지도 않다. 다만 호기심이 많고, 찰나의 전략이라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뒤도 안 돌아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하는 사이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너, 5년 뒤에나 풀린다.”


헉. 5년이라니. 지금 1년도 버티기 어려운데, 여기서 5년을 더 버티라구. 친구야… 너 짜가는 아니겠지? 너털웃음을 짓다가 답변을 줬다. “그래. 알았어. 그럼 나는 5년만 버티면 되는 거네?” 친구가 피식 웃는다.


투자를 잘하는 지인도 있다. 어쩜 그렇게 잘 옮겨 다니는지. 다 팔면 내리고, 많이 사면 그 다음부터 오르는 당신은 금손인가? 나와 인생이 다를 바도 없을 텐데, 지인의 손에는 ‘신’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신이시여! 왜 그에게만 금손을 내리시는지요!’


그냥 다 덮어놓고 5년만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 어차피 투자는 신의 영역인걸? 내가 지지고 볶는다고 되겠어?’ 물론, 한 가지를 꾸준히 파야겠지. 그리고 일체 미련도 없이 5년을 버텨 보는 거다. 그의 말대로 나의 금전운은 5년 뒤에나 싹을 틔울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뭘로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 고민이다. 앞으로 5년 간 라면만 먹고 버티면 나도 임춘애처럼 ‘라면만 먹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다른 건 모르겠고 버티기 왕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때요?
내 인생, 당신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거죠?
En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