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내 마음속에는 내가 아닌 것들이
항상 내 모습인체 변장하여
때로는 슬퍼도 슬퍼하지 않고
아무런 가책도 없이
너를 곁에 두고도 너를 떠나버린다
내 그림자는 항상 네 그림자에 묻히었건만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의 나는
너의 존재를 무시해 버리고
네가 슬픈 날이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파하고 있건만
내가 아닌 죽이고 싶도록 미운 또 다른 나의 모습은
결국 , 자존심을 앞에 세워
너를 지우고 너의 영혼을 외면해 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현실이 있다면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못하고
내 속에 잠든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너에겐 변명도 못한 채
홀로 키워가는 일일 것이다
1997년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