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걷달 시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포걷달 Jul 13. 2024

No 126, 로저 칠링워스

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내 마음속에는 내가 아닌 것들이

항상 내 모습인체 변장하여

때로는 슬퍼도 슬퍼하지 않고

아무런 가책도 없이

너를 곁에 두고도 너를 떠나버린다

내 그림자는 항상 네 그림자에 묻히었건만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의 나는

너의 존재를 무시해 버리고

네가 슬픈 날이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파하고 있건만

내가 아닌 죽이고 싶도록 미운 또 다른 나의 모습은

결국 , 자존심을 앞에 세워

너를 지우고 너의 영혼을 외면해 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현실이 있다면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못하고

내 속에 잠든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너에겐 변명도 못한 채

홀로 키워가는 일일 것이다



1997년 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