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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Oct 30. 2024

내가 HRD담당자라면, 코칭을 도입할까?

기업의 코칭 도입 트렌드에 대한 리서치와 관련자 인터뷰 

※ 이 글은 코칭에 이제 막 입문한 HRDer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혹시 더 깊고 넓은 경험을 가진 분이 보시기에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편히 공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코칭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유명한 기업의 HRD 담당자들을 자주 만났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희 조직에 코칭 도입하려고요. 저부터 자격증 따고, 앞으로 리더분들도 다 따게 할 예정입니다.” 


코칭의 인기가 새삼 신기해 기업 코칭에 들어가는 코치님들께 인기의 이유를 여쭤봤다. ‘1명의 천재적 리더가 답을 갖고 리딩하던 시대가 아닌 변동성이 높은 시대라서’, ‘수평적 조직에 대한 니즈가 높아 코칭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코칭의 철학과 방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미래의) 리더로서 코칭을 활용하거나, HRD 담당자로서 코칭을 조직에 도입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지점들이 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과 리서치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 고민에 대해 탐색하고, HR적으로 코칭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기업에서 리더에게 코칭을 교육하는 이유 (=리더에게 기대하는 변화)

기업, 조직 맥락에 따라 도입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기업과 관련된 코칭을 검색하면 대표적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코치로서의 리더(Leader as Coach)’ 아티클을 자주 인용한다. (1) 


본 아티클은 기업의 코칭 도입 배경으로 “관리자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시대 (...) 관리자가 지시가 아닌, 지원과 지침을 제공하여 직원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모델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한국코치협회에서는 “코칭은 개인과 조직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최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수평적 파트너십”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2)


즉, 코치로서의 리더란 “구성원에게 지시하거나 그들의 의견을 판단하는 역할에서,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잠재력 발휘를 위한 지원을 하는 역할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높아 정답이 없는 시대, 주도성이 높은 MZ세대 구성원의 비율 증가, ‘라테는~’이 희화화될 만큼 수평적 조직 문화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코칭의 도입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코치형 리더와의 1on1. 죽을 맛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A선배와 술잔을 기울이다가 내 관심사인 코칭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본인도 당해(?) 봤다며 “코치형 리더와의 1on1이 죽을 맛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전 회사에서 핵심인재일만큼 일을 잘했던 그는 이직한 이후 성과 내기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본인의 강점과 직무가 안 맞는 점도 있고, 선배가 해내는 일이 리더에게는 성과로 여겨지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매주 진행되는 1on1에서 리더는 “OO님은 현재 본인 업무 상황이 어떤 것 같아요?”, “OO님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라고 묻기만 한다는 것이다. 선배는 리더가 분명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내 업무 성과도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은데 집요하게 묻기만 하니 미쳐버리겠다며 차라리 원하는 걸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코치로서의 리더’가 성공하려면 

10년간 기업의 코칭 도입을 돕는 컨설턴트로 근무했던 B선배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 선배는 코칭의 성공적 도입으로 아래 조건을 말했다.   

     적절한 맥락에서의 활용    

     대화 기술이 아닌, 코칭 철학을 기반으로 한 구성원에 대한 시각 변화    

     구성원의 변화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코칭 도입하기 : 1. 적절한 맥락에서의 활용 

코칭에서 중요한 것은 내 답을 내려놓고, 의견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더는 코칭만 하진 않는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 조언하는 멘토링(Mentoring), 전문 지식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컨설팅(Consulting), 다른 자원과 연결시켜 주는 커넥팅(Connecting), 응원과 지지하는 치어링(cheering) 등 다양한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1)


따라서 A선배 리더의 경우, 조직에서 성과 내길 바라는 방향과 구성원이 다른 길로 가고 있다면 우선 그 갭을 알려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리더-구성원 1on1의 경우, 구성원과 조직 목표의 얼라인(align)을 위한 피드백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먼저 피드백을 하고, 그 갭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과 해결을 위해 앞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는 코칭으로 구성원의 동기를 끌어내는 것이 더 적절한 사용으로 보인다. 


HBR의 ‘코치로서의 리더(Leader as Coach)’ (2019)에서도 “정보, 조언, 전문성을 포함하는 지시적 스타일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비지시적 스타일의 균형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y 축 : 투입하는 정보, 조언 또는 전문성, x 축 : (질문을 통해) 대상에게 끌어내는 동기부여 에너지 



코칭 도입하기 : 2. 코칭 철학에 기반한 구성원에 대한 시각 변화

“질문만 기계적으로 잘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코칭이 되진 않아요. 중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관심, 진정성입니다.” 수많은 기업에서 코칭을 진행했던 C코치가 말했다. 리더의 코칭도 이와 유사하다. 단순히 코칭 대화 플로우를 익혀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기대했던 코칭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해답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코칭 철학이다. 나도 9년간 조직 생활을 해 보면서 나를 ‘지금은 헤매지만 이 일을 해낼 잠재력이 있는 팀원'으로 보는 리더와 ‘내 답대로 안 하는 부족한 팀원'으로 보는 리더 모두를 만나보았다. 


그리고 나를 믿어주고, 힘든 점에 관심을 가져주고, 필요한 지원(업무 범위 조율이나 리소스 추가)을 해주는 리더를 만났을 때 어려움을 뚫고 해 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졌다. 


좋은 질문을 골라낸 리스트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코칭 철학에 기반해 구성원을 바라보는 것이다. 문제를 교정해 주어야 하는 대상으로 구성원을 보던 전통적 시각에서 이 철학으로의 전환은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코칭 도입하기 : 3. 구성원의 변화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여러 기업에 코칭 도입을 촉진해 본 B선배는 결국, 코칭은 변화에 시간이 걸리므로 조직의 인내심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 부분은 아직 내가 경험한 부분이 적지만, 투자한 금액과 시간 대비 구성원의 변화를 트래킹 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HR로서(HRD의 ROI) 코칭 도입 후 구성원과 조직 내 변화를 기다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 코칭을 도입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HRDer 선배님들의 경험이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코칭, 좋죠. 근데 리더가 코칭을 배우는 것이 싫다고 합니다.” 

리더에게 코칭 교육을 하고 있는 D담당자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칭은 너무 부드럽다.”, “리더로서의 권위를 뺏기는 느낌이다.” , “배우기엔 너무 바쁘다.” 등 코칭 도입 시, 리더들의 반발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내가 HR담당자로서 마주해도 쉽지 않은 도전일 것이지만, 지시적 리더십이 마주한 시대적 한계와 ‘코치로서의 리더'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설득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성과가 있듯이, 조직도 리더에게 기대하는 성과/역할이 있다. 이를 솔직하게 직면하게 하되, 그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효과적인 교육과 활용 가능한 툴을 지원하는 것이 HR의 역할일 것이다. 




(1) Herminia Ibarra & Anne Scoular. (2019, 11-12월). The Leader as Coach. HBR, https://hbr.org/2019/11/the-leader-as-coach

(2)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 조건, ‘코칭’을 품어라!. (2024, 6월). 월간 인재경영. https://www.abouth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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