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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에너지를 올려주는, 멘토링

HRDer의 멘토링 기획 및 운영 경험

by 다솜

인하우스 교육/조직문화 담당자가 되어 처음 통과한 기안은 '멘토링'이었다. 뭘 하는지 딱히 모르겠는 그저그런 멘토링도 당해(?)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망했다고 평가받는 멘토링에 대한 푸념도 많이 들어본만큼 멘토링을 기획할 때 유독 고민이 많았다. 운영하면서 후기를 덧붙이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어떤 배경과 기대 효과를 가지고 어떻게 기획했는지를 중점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멘토링 개요

- 매 주 1시간, 입사후 3개월 간 1:1 피드백 미팅 진행 (총 12회)

- 멘토링에 대한 OT 및 멘토/멘티 연결식 진행


이번 기획의 차별점

1. 신규입사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 향상'을 가장 중점으로 설계

2. 팀 내 온보딩에 대한 멘토의 부담을 오히려 줄여주는 방향으로 설계

3. 코칭 기술을 적용하여, 좋은 대화를 여는 좋은 질문으로 구성

+ 멘토의 일방적인 대화가 아니라, 멘티와 함께 만들어가도록 대화거리 제공 (멘토/멘티 몰입 향상 의도)

4. 개인을 번영하게 하는 긍정심리학적 요소를 포함해서 구성



피하고 싶었던 타사 사례

- 실장급 멘토와 신규입사자 멘티를 지정한 다음, 멘토의 사교 개인기에 의존하는 케이스

- 멘토와 멘티에게 선물은 많이 주면서 정작 그들이 뭘 해야하는지는 제공하지 않는 케이스 (자유양식)

- 돈을 지원해 주고 보고서를 내라고 하지만, 결국에 그들은 1번 정도만 만나서 돈을 왕창 쓰는 케이스


참고 이론/개념

- 조직사회화 개념과 전략 (Chao, O'Leary-Kelly, Wolf, Klein, & Gardner, 1994) (1)

- 긍정조직학의 관계에너지/에너자이저 개념 (킴카메론)

- 긍정정서의 확장과 구축 이론 (바버라 프레드릭슨)

- 코칭 스킬



기획 내용


1. 신규입사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 향상'을 가장 중점으로 설계

멘토링을 기획하면서 대기업, HR 컨설팅 펌의 멘토링 사례를 여럿 보았다. 자료를 보면서 더 고민이 깊어졌는데, 너무 다양한 형태의 제도에 '멘토링'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때문이었다.


멘토링의 정의를 다시 정리해 보면 이렇다.


멘토링이란? 경험이 풍부한 멘토(Mentor)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멘티(Mentee)에게 지식, 기술, 조언,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멘티의 개인적, 직업적 성장을 돕는 일대일 또는 그룹 기반 관계.


이 정의에서도 나타나듯 업무 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 제공도 포함하는데, 이 두 가지를 한 사람이 해 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타사의 경우 OJT(On the job training)을 하는 직무 멘토와 정서 멘토를 분리해서 지정하여 직무 멘토는 같은 팀에서, 정서 멘토는 타팀에서 선발하기도 한다. 혹은 직무 멘토에게 정서 멘토의 역할과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한다.


기획 초안에서는 나도 <직무 멘토 1명(동일팀)>과 <정서 멘토 1명(타팀)>으로 구성을 했었다. 그러면 그들의 역할과 각 단계에서 해야할 일을 모두 설계해야 하는데, 시간과 여력이 충분치 않았다. 선택을 해야했고 일단 첫 시작은 심플하게 가기로 했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조직사회화 개념과 전략>에서 힌트를 얻었다.


조직사회화란? 신입사원이 기업의 효과적인 구성원으로 변환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며, 총 6가지 전략을 통해 점차 외부인에서 조직 내부인으로 전환된다.

조직사회화.png


역사, 언어, 정치, 조직 목표/가치 영역은 신규입사자 OT에서 어느정도 다뤄지고, 정서 멘토가 다뤄주길 바라는 <사람(관계)> 영역도 일단 신규입사자가 들어오면 개인의 필살기로 주먹구구식(?)으로라도 채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업무 영역은 중요도가 높은 것에 비해 가이드가 없는 상황이었고, 신규입사자가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른 방향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온보딩할 위험도 다소 있었다. 그런 경우 팀이 기대하는 것과 Gap이 계속 생기게 되고,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나가거나 회사에서 이별을 고하게 된다.


따라서 '팀이 원하는 방향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 향상'이라는 목적을 중점을 두고 3개월간의 각각 세부 목표를 설계했다.


기획 목적

: 수습기간동안 신규입사자가 조직의 기대에 부합하는 업무 능력을 빠르게 갖추도록 지원하고자 함


세부 목표

- [입사 1개월 목표] 팀 내 본인 직무/역할 및 성공적인 적응 모습 이해와 달성 방법 협의

- [입사 2개월 목표] 주요 과제 수행 및 조직의 기대에 맞는 업무 숙련

- [입사 3개월 목표] 팀 내 역할 수행 및 3개월 이후 업무 역량 강화 방향 이해



2. 팀 내 온보딩에 대한 멘토의 부담을 오히려 줄여주는 방향으로 설계

인하우스 교육 담당자를 해보니, 예상 외의 난관은 '교육생 설득' 이었다. 윗 분들에겐 '이 교육이 이래서 조직에 필요합니다'를 설명한다면, 교육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에게는 '이 교육이 이래서 당신에게 필요합니다'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중점을 두었던 두 번째 포인트가 '멘토의 부담을 오히려 줄여주는' 멘토링이었다. 멘토링을 HR팀 차원에서 시행하지 않아도 대개 팀장은 신규입사자가 들어오면 '사수'를 지정한다. 그러면 팀내 정해져있는 OJT 프로그램을 사수가 주도해 교육을 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속한 회사는 이 프로그램이 정해져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사수들이 개인적인 커리큘럼과 방식으로 온보딩을 시켰어야 했다.


따라서, 오히려 '이러한 세부 할 일들만 수행하시면 온보딩이 됩니다'라는 가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위의 입사 1, 2, 3개월 목표 하위에 '세부 할 일'을 5~6개씩 배정했다. 가이드는 다양한 팀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으로 설계했다.


세부 할 일 예시)

- 3개월 뒤 성공적인 적응에 대한 방향성/모습 제시하기

- 1개월간 진행한 업무에 대해 리스트업 하기.

-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 명확하지 않았던 점, 결정/지원 필요한 점 리뷰하기



3. 코칭 기술을 적용하여, 좋은 대화를 여는 좋은 질문으로 구성

코칭 질문은 '스스로 생각함으로써 자기주도성을 갖게하고, 동기부여 되어 주도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게한다.'


본 멘토링에서도 이러한 코칭의 힘이 발휘되길 바라며 설계를 했다. 결국에는 멘티가 '이 회사에서 일을 잘 해나가봐야지!'라고 동기 부여되고 본인의 역량을 주도적으로 발휘를 하는 것이 성공한 온보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코칭적 열린 질문은 '예/아니오'의 대답이 아니라 멘티의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멘토의 일방적인 대화가 아니라, 멘티와 함께 만들어가도록 대화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멘토들이 멘토링을하며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가 '어색함'인데, 좋은 대화를 여는 좋은 질문을 하나씩 매칭해 제공 하였기 때문에 부드러운 오프닝도 촉진할 수 있었다.


질문 예시)

- 1개월 간 진행한 업무 중,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업무는 무엇인가요?

- 3개월 뒤 성공적인 적응 모습이 10점이라고 할 때, 지금 나는 어디쯤 있는 것 같나요?



4. 개인을 번영하게 하는 긍정심리학적 요소를 포함해서 구성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업무 숙련'이지만, 결국 그 과정속에서 신규입사자의 웰빙을 향상하고 그/녀가 더 번영할 수 있도록 긍정심리학적 요소를 녹였다.


긍정정서가 사람의 관점을 유연하고 넓게 해준다는 '긍정정서의 효과'에 대해 함께 배운 후, 총 12회의 만남에서 처음 오프닝은 '기분 좋았던 일 1가지'를 공유하도록 촉진했다. 서로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멘토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멘티가 동기부여되는 방식과 멘토가 발견한 멘티의 강점을 이야기 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4주가 지난 시점마다 멘티가 '1개월간 진행한 업무를 리스트업'하도록 하여 본인의 성취를 정리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멘토/멘티 연결식에서 긍정조직학의 관계에너지 개념을 소개하며 멘토가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가 아니라, 멘토/멘티 서로가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받는 관계가 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였다.


관계에너지(Relational Energy)

정의: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전달하는 긍정적 에너지로, 상대방의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활력을 주는 상호작용에서 발생

특징:
- 협력과 신뢰를 촉진
- 동기와 몰입을 강화
- 개인 및 조직의 웰빙과 생산성에 기여


에너자이저(Energizer)

정의: 긍정적 관계에너지를 생성하고 타인의 동기를 고취시키는 사람

특징:
-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제공하며 협업을 촉진
-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긍정적 영향을 발휘



현재 기분좋은 OT를 시작으로 멘토링은 진행중이다.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의도한 내용들이 잘 진행되는지 체크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참고자료

(1) 박소연. (2021. 3월). 산업교육연구, 제24호. 대기업 신입사원 조직사회화의 장애요인 탐색

https://www.e-kshrd.or.kr/upload/32929564_83d80854_EC82B0EC9785EAB590EC9CA1EC97B0EAB5AC_ECA09C24ED98B8_3EC9B94ED98B8_71-8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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