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뭐라든 ‘내가 슬프구나’를 인정하기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우리는 왜 스스로 더 상처를 주고 싶어할까요? 우리는 일부러 신체적 부상을 악화시키지 않습니다. 팔에 베인 상처를 보고 ‘아! 칼을 가져와서 얼마나 더 깊게 베일 수 있는지 봐야겠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 Guy Winch. (2015. 2. 17). How to practice emotional first aid [비디오].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F2hc2FLOdhI
원치않게 백수가 되면서 나를 다그치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보다 힘든 사람이 훨~씬 많다. 오바하지마.”
“남들은 백수가 되고싶어하는데 넌 뭘 그렇게 슬퍼해? 좀 이상하다.”
“일을 안하는게 우울해? 너 좀 미친거 아냐?”
이 말들은 친구, 부모님 이나 주변 지인들이 한게 아니다. 내 스스로 내게 한 말이었다.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드는데도 '넌 슬프지 않아야해'라며 이 감정들을 다그치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필라테스 학원에서 실내 사이클을 밟으며 Daniel Powter의 Bad day를 듣는데 뚝뚝뚝. 길거리를 걷다 우연히 들린 찬송가에서 “왜 나에게 이런 고난이”라는 대목이 들리는데 뚝뚝뚝.
결국 내가 받아들인 것은 이렇다. ‘아, 나 지금 슬프고, 울적하구나’
심리학자 가이 윈치(Guy Winch)에 따르면, 우리는 몸에 난 상처는 바로바로 잘 처치하는데 마음에 난 상처는 쉽게 무시하고 오히려 더 악화시킨다고 한다. 입 안에 돋은 혓바늘에는 약을 바르고 덧나지 않게 매운 음식을 피하지만, 마음에 난 상처에는 '넌 왜 이렇게 나약하냐'며 다그치기 쉽다.
우리에겐 각자의 상실과 각자의 슬픔이 있다. 슬픔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신호라고 한다. 그러니 본인이 슬프다면 나에게 소중했던 것을 잃어버린 상황에 대해 충분히 슬퍼하자.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슬퍼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누구나 힘든 순간에 슬퍼할 수 있어."
"슬픔을 느끼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방법 중 하나야."
"슬퍼하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줘. 슬픔도 우리 삶의 일부니까."
크리스틴 네프, 자기연민(Self-Compassion)
자기연민(Self-Compassion)은 자신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우리가 실수하거나 힘든 일을 겪을 때,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독이고 응원해주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남에게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경우가 많다. 친구나 애인이 힘든 것을 이야기 할 때 소위 MBTI ‘F스럽게’ 공감해 주는 것이 미덕인 세상이지만, 내 스스로의 아픔, 슬픔에 대해서는 다그치기가 쉽다.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하듯이 내 스스로에게도 느끼는 감정을 인정해주고, 공감해주고, 친절히 대해주는지 관찰해 보자.
“나는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지금 나는 슬프구나. 이 감정을 인정해주자.”
“괜찮아,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럴 수 있지.”
“다음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야. 나를 믿어보자.”
연구에 따르면 자기연민은 정서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건강과 행복,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다. 또 중요한 점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1)
(1) 데이비드 롭슨. (2022. 2. 4). 자존감 아닌 '자기연민'이 성공의 비결인 이유. BBC NEWS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025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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