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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Sep 16. 2024

나름 SKY 출신이라는 강박

기대 수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아마도 미움받을 용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랑받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춰 내 영혼에 칼을 들이댄다.

 그래서 우린 늘 끊임없이 아프고 불행하다.”

 - 필름 몬스터. (2023).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TV 프로그램]. 넷플릭스.


첫 번째 백수가 되었을 때, 독서실 관리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청소하고, 음료 제조하고, 비품 세팅하고, 가끔 조는 학생들을 깨웠다.


대걸레질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마 나를 루저라고 보겠지? 너네가 그렇게 가고싶어하는 대학, 나도 거기 나왔어.’


사실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한 적은 없었다.


내년이면 대학 졸업한지도 10년이 다 되어가는 데 ‘나름 명문대 출신’이라는 게 왜 이렇게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아마 이 대학을 나오면 ‘당연히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을 다니면서

절대 짤리지 않게 고용은 안정적이고

남들이 들으면 ‘오~’ 할만큼 연봉이 높고

팀에서는 유능하다고 인정받고 사람들과도 좋게 잘 지내는 그런 모습.


그리고 그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 내 상황을 스스로 볼품없게 여겼다. 나는 내 이상적인 시선에 맞춰 현재를 살아가는 내 영혼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부족한 녀석!’


하지만 내가 9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깨달은 점은 졸업한 대학이나 기업의 네임 벨류와 상관없이 직무에 대한 애정, 높은 책임감,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있는 자리를 빛내는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은 나를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느 회사를 다니는지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졸업한 대학이나 다니는 회사의 네임 벨류와 상관없이 어떤 일에대한 진정성, 책임감이 높고 타인에 대해 존중과 애정어린 시선을 가진 나를 예뻐해주고 싶다.


‘괜찮은 녀석이군!'


AI 뤼튼 생성 이미지



심리학 한 조각

자아이상(Ego-ideal)


자아이상이란 ‘나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나 판단을 의미한다.


악셀 호네트에 따르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개념이 있고 자신의 능력과 사회적 가치도 어느 정도 정해두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고통받는” 존재다. (1)


이런 자기에 대한 기대가 현실과 다르면 우리는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인간은 이상적 자질을 갖춘 자아 이상과 실제 모습이 닮아가도록 부단히 노력하며, 자아이상은 성품의 성장을 이끌어 낸다.


하지만 이 기대가 현실과 다르게 너무 높으면 우리는 수치심과 함께 본인이 열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만약 자아이상과 현재의 내가 너무 달라서 괴롭다면, 진심을 담아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주자.


누군가가 인정해 주는 그런 모습이 아니어도, 어떤 기준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어도 넌 그 자체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내 머리 위 높은 기준표를 조금은 내려 고쳐잡고, 조그마한 성장이라도 다시 시도해볼 힘이 네 안에 있다고.


(1) 악셀 호네트, (2011). 인정투쟁. 사월의책.




“나는 지금은 잘하지 못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분명히 나아질 수 있어!”라는 마음을 갖고 싶다면

- <심리학 한 조각> 캐롤 드웩,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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