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허무함을 요리로 배운다
겨울이 오면 해 먹고 싶어 진다.
뭉근하게 조려낸 동파육. 크게 손이 가는 음식은 아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질 좋은 수육용 삼겹살이 생겨서 오랜만에 다시 해 본다.
덩어리 고기를 손질하고 있으니 둘째 녀석이 예의 그 질문을 한다.
"오늘 뭐 해 주실 거예요?"
"오늘은 동파육!"
"오!!! 그럼 제 동파육은 썰지 말고 덩어리로 주세요~"
아들아.... 그건 아니야... 우리 사람답게 먹자꾸나....
재료 : 수육용 삼겹살 1kg, 청경채, 대파 흰 부분, 꿀
고기 삶는 소스 재료 : 물 2리터, 간장 7T, 노두유 4T(중국 간장인데 색이 진하다. 없으면 일반 진간장으로 대체 가능하나 색이 옅어진다), 마늘 4알, 통후추 1T, 대파 흰 부분 2대, 팔각 2개, 전분물,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 달군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고기 표면에 꿀을 발라 굽는다. 사방을 돌아가며 바싹 굽는다.
2. 고기를 구우며 냄비에 소스 재료 중 전분물과 참기름을 제외하고 전부 넣고 끓인다.
3. 고기가 표면이 바짝 구워지면 냄비에 옮겨 조린다.
4. 냄비 뚜껑을 살짝 열고 1시간 반에서 2시간을 뒤집어 가며 조린다.
5. 청경채는 깨끗하게 씻어 세로로 반을 가른 후, 뿌리 쪽부터 세워서 데친 후 잎은 살짝만 데친다.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뺀다.
6. 대파는 흰 부분만 채로 썬다. 찬물에 담가 끈적이는 것을 없애고 체에 받혀 물기를 제거한다.
7. 소스 국물이 졸아들도록 조린 후, 고기를 건져내고 소스 중에 건더기를 거른다. 맑은 소스만 남으면 녹말물을 넣어 진득하게 만들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8. 고기를 도마에 옮겨 한 김 식힌 후에 썬다.
9. 밥에 곁들여도 좋다. 소스를 뿌려주면 아주 맛있다.
10. 이 소스만으로도 밥도둑이다.
*요리하는데 3시간, 먹는데 십 분. 인생이 그렇다. 애써 준비하고 노력을 기울여도 평가는 박하고 결과는 성에 안 찬다. 인생의 허무함을 요리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