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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쌤 Mar 30. 2021

2악장 병 시리즈(20)

모차르트의 재발견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베토벤은 엄격하고 웅장하다. 바흐는 수학적이고 정교하다. 모차르트는 밝고 천사 같다.

작곡가들에게 붙은 선입견들이 보통 이러하다. 사람은 하나의 모습일 수 없으며 여러 입체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음악 또한 여러 가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베토벤에게서 낭만의 극치를 달리는 달콤한 선율을 발견하면 그 츤데레 같은 모습에 더할 수 없는 애정을 느끼며, 초기 작품 중에 그가 존경하는 모차르트의 흔적을 발견하면 그의 생각이 읽혀 더 즐겁다. 바흐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 같으나 그 규칙 속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선율과 서정적인 화성을 뽑아내는지 악보를 보며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그래서 바흐의 음악을 재즈로 편곡했을 때 엄격한 듯 하지만 그 자유로움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모차르트는 밝고 명랑한 천상의 소리만 작곡한 것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두 곡을 들으면 모차르트 맞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첫 번째 소개할 곡은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e-minor, 2악장으로 이 곡은 전체가 2악장으로 되어 있다. 그중에 2악장은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비통하게 노래하는 듯한 느낌이다.

같은 곡을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연주로 들어보자.

https://youtu.be/EmblY8nm0J8


같은 곡을 거장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바이올린과 클라라 하스킬의 피아노 연주로 들어보자.

https://youtu.be/cQRtUeqmO58


두 번째 소개할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환상곡 3번, KV397.

이 곡은 당연히 낭만파 시대의 음악으로 들리고 악보도 그러하다.

반음계적 화성을 써서 반음 씩 아주 부드럽게 하향 진행하는 베이스를 보면 저절로 쇼팽이 떠오르며, 프레스토의 단선율은 슈베르트가 떠오른다. 물론 작곡자들은 서로 배우며 영향을 주고받지만 이 곡은 정말 고전파의 음악으로 분류하기 힘들 정도의 느낌이다. 그만큼 모차르트가 시대를 앞서간 작곡가였다는 것. 그의 짧은 생애를 짐작하면 이렇게 다양한 시도로 작곡을 한 그는 정말 천재라고 밖에 할 수 없다.

D mior의 앞부분이 끝나면 D major의 알레그레토가 나오면서 역시 모차르트라는 확신을 주는 부분이 나오지만 이 곡은 여러모로 모차르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모차르트 해석에 탁월한 연주를 보여주는 조성진의 연주로 감상해보자.

https://youtu.be/-ZkqcIkXtQ8

정규 앨범으로도 출시되었다.

https://youtu.be/Q2BnaY5EK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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