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재발견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베토벤은 엄격하고 웅장하다. 바흐는 수학적이고 정교하다. 모차르트는 밝고 천사 같다.
작곡가들에게 붙은 선입견들이 보통 이러하다. 사람은 하나의 모습일 수 없으며 여러 입체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음악 또한 여러 가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베토벤에게서 낭만의 극치를 달리는 달콤한 선율을 발견하면 그 츤데레 같은 모습에 더할 수 없는 애정을 느끼며, 초기 작품 중에 그가 존경하는 모차르트의 흔적을 발견하면 그의 생각이 읽혀 더 즐겁다. 바흐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 같으나 그 규칙 속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선율과 서정적인 화성을 뽑아내는지 악보를 보며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그래서 바흐의 음악을 재즈로 편곡했을 때 엄격한 듯 하지만 그 자유로움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모차르트는 밝고 명랑한 천상의 소리만 작곡한 것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두 곡을 들으면 모차르트 맞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첫 번째 소개할 곡은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e-minor, 2악장으로 이 곡은 전체가 2악장으로 되어 있다. 그중에 2악장은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비통하게 노래하는 듯한 느낌이다.
같은 곡을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연주로 들어보자.
같은 곡을 거장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바이올린과 클라라 하스킬의 피아노 연주로 들어보자.
두 번째 소개할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환상곡 3번, KV397.
이 곡은 당연히 낭만파 시대의 음악으로 들리고 악보도 그러하다.
반음계적 화성을 써서 반음 씩 아주 부드럽게 하향 진행하는 베이스를 보면 저절로 쇼팽이 떠오르며, 프레스토의 단선율은 슈베르트가 떠오른다. 물론 작곡자들은 서로 배우며 영향을 주고받지만 이 곡은 정말 고전파의 음악으로 분류하기 힘들 정도의 느낌이다. 그만큼 모차르트가 시대를 앞서간 작곡가였다는 것. 그의 짧은 생애를 짐작하면 이렇게 다양한 시도로 작곡을 한 그는 정말 천재라고 밖에 할 수 없다.
D mior의 앞부분이 끝나면 D major의 알레그레토가 나오면서 역시 모차르트라는 확신을 주는 부분이 나오지만 이 곡은 여러모로 모차르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모차르트 해석에 탁월한 연주를 보여주는 조성진의 연주로 감상해보자.
정규 앨범으로도 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