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marosa: Sonata No. 42 in D Minor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비킹구르 올라프손 (Vikingur olafsson)의 신보가 나와서 듣다가 깜짝 놀랐다. 이건 무슨 곡이지? 귀가 확 쏠렸다. 작곡가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낭만파인가? 이렇게 어둡고 슬픔이 가득하며 눈물이 고이게 하는 피아노 곡은 누구의 곡인가...
앨범에서 작곡자를 찾아보니 도메니코 치마로사(Domenoco Cimarosa)의 피아노 소나타였다. 치마로사는 이탈리아의 희가극 작곡자로 모차르트와 비슷한 시대를 산 작곡가인데 이 곡은 너무나 현대적이고 감미로웠다.
악보가 궁금해서 여기저기 검색 신공을 펼쳤지만 실패하고 음악을 다시 들어보니 몇 번 들으면 따라 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진행에 전통 화성학의 화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모던할 수가?
피아니스트 올라프손은 바흐를 연주해도 모차르트를 연주해도 자신만의 해석이 있다. 그 예전 작곡가들을 현대의 작곡가처럼 만드는 해석이 참신하다. 원곡을 해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이 치마로사의 곡은 아예 본인이 손을 많이 댔다.
화성 진행과 화음은 원곡 그대로 놓고 고전 건반 음악의 특징인 트릴과 꾸밈음을 다 빼버렸다. 거기에 템포를 굉장히 느리게 잡고 호흡도 느리게 진행하면서 d minor의 느낌을 극대화했다. 1분 30초 정도의 곡을 2분 30초 정도로 느리게 치는데도 어색함이 하나도 없다. 페달링도 깔끔하고 건반을 누르는 속도도 자신만의 느낌을 잘 살렸다. 원곡과는 전혀 다른 곡으로 만들어버렸는데 올라프손의 해석이 훨씬 좋게 느껴진다.
원곡과 비교를 해보자. 나로선 이 곡을 듣고 윗 곡을 상상할 수 없을 지경이다.
울라프손의 또 다른 새로운 해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