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아름다운 아리아와 다양한 목소리들
헨델은 오페라 작곡가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작품중에 카스트라토(거세 남자 가수)를 위한 작품이 많아 그 명맥이 이어지지 못하다 자연 발성의 카운터 테너들의 출현으로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의 작품 중 오페라 '세르세'에 나오는 아리아 'Ombra mai fu'는 영화, 드라마, 광고에 수 없이 쓰였다. 애환의 카스트라토들이 불렀던 아리아들은 현대에 이르러 '카운터 테너(남성의 가장 높은 음역대)'와 '콘트랄토(여성의 가장 낮은 음역)'의 눈부신 활약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예전엔 카운터 테너 가수들의 외모와 목소리가 인지부조화를 일으켰다면, 요즘 인기 있는 카운터 테너들은 배우 같은 외모에 아름다운 목소리와 그에 걸맞은 연기력까지 갖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나의 사랑하는 플라타너스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무성한 잎이여,
그대를 위해 운명은 반짝인다.
천둥, 번개, 태풍이라 할지라도
그대의 아늑한 평화를 범하지 말라,
사나운 갈바람(南風)도 다가와 그대를 욕하지 말라.
그립고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도,
지난날 이렇듯
아늑하지는 않았다.
먼저 나탈리 슈츠만의 콘트랄토로 이 아리아를 감상해보자.
중후하면서도 여성적인 목소리로 안정감을 준다.
오디오만 들으면 전혀 남성임을 짐작할 수 없는 자루스키(카운터 테너)의 옴브라 마이 푸 를 들어보자. 깨끗한 미성이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외모, 탁월한 연기력의 발러 사바두스의 아리아를 들어보자. 이 가수의 손짓, 시선, 감정 표현이 나를 전율케 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안드레아스 숄! 그의 안정된 호흡과 발성으로 옴브라 마이 푸를 들어보자. 따스한 목욕물 같은 위안을 받는다.
노래도 좋고 영상미도 뛰어난 프랑코 파지올리의 옴브라 마이 푸도 강추합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가수 야쿱 요제프 올린스키. 댄서에 모델도 겸업하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다재다능한 가수다. 이 가수의 옴브라 마이 푸는 음원이 그간 없었는데 최근에 발표가 되었다. 다만 유튜브 동영상은 중간에 편집이 잘못되어 약간 잘렸지만 그가 부르는 옴브라 마이 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브런치 글의 표지를 장식한 미남이 바로 올린스키!
*1분 이후에서 시작하면 바로 들을 수 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따스하게 가로지으며 내 마음에 와닿은 첫 소절,
오~~~~~~~~ㅁ 브라 마이 푸를 여러 가수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본인의 취향을 찾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음악에서의 성별은 그 표현에 있어 어떠한 제한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