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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쌤 Apr 24. 2022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20220423>

덜 알려진 작곡가들의 발견






거리두기가 해제된 공연장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공연장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전 로비에는 사람들의 술렁이는 흥분이 전해졌다. 한 좌석 씩 떨어 뜨려 놓는 쾌적함은 없어졌지만 제발 공연계가 활력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토요일 오후의 세종 체임버홀은 거의 만석이었다. 


이 날의 프로그램은 덜 알려진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세 개, 슈베르트의 4 hands 피아노 곡 중에 상대적으로 덜 얼려진 작품 하나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연주곡의 작곡가인 훔멜은 모차르트, 하이든, 살리에리로부터 레슨을 받았고 베토벤과 오랜 우정을 나눈 작곡가이다. 아름다운 모티브들이 통통 튀는 트리오 곡을 들어보니 모차르트로부터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 것 같다.

피아니스트 김영호 선생님은 여전히 아름다운 음색으로 연주를 했고 플루티스트의 최나경의 연주는 더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다만 그랜드 피아노의 뚜껑을 전부 열어놓아서 첼로와 플루트 소리가 많이 묻혔고 밸런스가 깨졌는데 공연 끝까지 이렇게 세팅을 해 놓아 약간 의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6yZkSnZ4lY


두 번째 곡은 쳄린스키의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를 위한 트리오. 쳄린스키는 브람스와 말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곡가로 이 곡에도 그들의 멜로디를 차용한 흔적이 보인다. 어느 작곡가나 하늘에서 뚝 떨어질 일이 없고 가까이 교류하는 친구들과 음악적 유사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좀 많이 영향을 받은 듯하다.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https://youtu.be/TCb2lgK9LWI


세 번째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듀엣곡. 스프링 실내악 축제의 단골 스타 신박 듀오의 연주로 들을 수 있었다  이 팀은 슈베르트가 좋은 피아노 듀엣 곡을 많이 작곡해줘서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워낙 좋은 곡이 많아 이 곡이 묻혀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들의 연주는 항상 좋지만 이 곡을 들은 내 소감은 '덜 알려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였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모티브가 화려하게 변주되는 아름다움이 있는 이 곡도 감상해보자. 

https://youtu.be/tzF3j8ndrN8


마지막 곡의 작곡자인 프륄링은 정말 놀라웠다. 노부스 콰르텟과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연주한 피아노 퀸텟은 정말 너무나 구조적으로로 훌륭했고 집중이 잘 되는 곡이었다. 이런 작곡가가 그 간 세상에 덜 알려진 데는 프륄링이 유대인이라는 신분을 숨기고자 가명으로 활약을 했기 때문이라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곡을 예습하려고 해도 음질이 좋은 것이 별로 없어서 고생했다. 

https://youtu.be/GP-x0RIe7v0


올해로 17년 째를 맞이하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는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과 연주자들을 소개하며 확실한 축제로 자리매김을 했다. 고택음악회는 정말 한 번은 가보고 싶은데 평일과 낮시간 공연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아쉽다. 아직도 좋은 공연들이 많이 남았으니 http://www.seoulspring.org/program/reservation/에서 연주자들과 프로그램을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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