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면서 들으면 좀 더 쉬워지는 클래식 이야기
클래식 음악 너무 어려워요, 알고는 싶은데 뭐부터 들어요? 이런 질문을 제게 종종 하십니다.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되는 것은 누구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건 연애와 같습니다. 어느 한순간, 딱 한 곳에 눈길이 머물면 그다음은 그냥 자연스레 확장됩니다. (연애에 실패해도 사는 데는 지장 없으니, 책을 보고도 클래식은 아닌 거 같다.. 하시면 다른 분이랑 연애하면 됩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자연스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첫 곡으로 글렌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Bach: The Goldberg Variations》 을 추천합니다.
이 곡을 연주한 수많은 연주자 중에 제가 굴드의 연주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작년에 ‘글렌 굴드의 피아노’라는 책이 나와서 참 반가웠습니다.
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교양인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몰입이 있어야 음악인이 되는구나, 역시 나는 음악 애호가로 살아야겠다... 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심포니(교향곡)는 참 어려운 분야입니다. 여러 악기가 한꺼번에 나오는 데다 작곡가마다, 시대마다 명곡이 너무 많고, 지휘자 별 명반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교향곡’이라는 책의 저자 최은규 씨는 이미 전작들도 꽤 괜찮습니다. 저자가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오케스트라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관심과 애정으로 책을 썼습니다. 음악사적으로도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초보자 분들은 책을 보면서 궁금해지는 교향곡이 생기면, 그냥 유튜브나 애플뮤직(클래식은 국내 음원 회사들이 보유량에서 취약합니다)에서 조회수 높은 순으로 보시면 적당합니다. 명반 수집도 좋은 취미이지만, 섣불리 탕진하지 마시라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책은 꽤 두껍고, 비싸니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서 한 번 보시고 구입을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사놓고 냄비 받침이 되면 마음이 아프니까요. (그런데, 서가에 꽂혀있으면 폼이 날 겁니다.)
날씨가 무덥습니다. 저는 홈메이드 아인슈페너로 오후를 달랩니다. 클래식, 잔뜩 폼 잡고 있는 거 같아 어렵게 느껴지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와 함께 굴드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이 시대의 '참 지성인'처럼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 지적인 허영을 즐겨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