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나는 슬프고 가슴 저미는 멜로디를 좋아한다. 그래서 교향곡이나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에서 2악장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2악장은 1악장의 화려하고 장엄한 분위기와 대비되게 느리고, 서정적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무사히 명절을 끝내고 장시간의 운전 끝에 집에 도착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웃음이 난다. 치열하고 전쟁 같은 명절 끝에 생각나는 휴식 같은 음악이 있다.
영화 Out of Africa를 기억하는 분들은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이거나 클래식 영화광이겠지?
우리 모두 영화광이라고 해 두자.
이 영화에는 많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흐르지만 기억에 남는 단 하나의 곡이 있다.
<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K.622 - 2. Adagio >
로버트 레드포드가 메릴 스트립의 머리를 감겨 주는 모습이 얼마나 로맨틱했는지 중학생 때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사랑에 빠지면 저렇게 해볼까나.. 했지만, 철들어 보니 물병에 물을 담아 옷 다 적셔가며 머리를 감겨주는 게 얼마나 비효율 적인지 알아버렸....
낭만은 원래 비효율적인 것.
*사진은 imdb.com에서 가져왔습니다.
클라리넷은 참 로맨틱한 악기다. 많은 작곡가들이 협주곡의 독주 악기로 작곡을 하고, 오케스트라에서 솔로 악기로 많은 사랑을 받도록 작곡을 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은 양 팔을 부드럽게 날개 짓 하면서 연주하는데, 그들의 연주 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음악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들어보자.
남은 일요일을 아껴둔 초콜릿처럼 조금씩 꺼내어 음미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