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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쌤 Sep 26. 2019

2악장 병 시리즈 (3)

Bruch - Concerto for violin&viola 1악장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2악장의 음울하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1악장이 minor로 시작되는 곡들이 종종 있다. 이런 곡들은 2악장이 Major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곡들 중에 1악장이 심장으로 바로 꽂히는 경우가 있다. 1악장은 보통 Allegro 정도의 템포로 강렬한 인상을 주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브루흐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곡은 1악장이 Andante con moto (안단테보다는 좀 더 빠르고 활기차게)로 연주되어 2악장의 감성에 가깝다.


원래 이 곡은 클라리넷과 비올라를 위한 곡으로 작곡되었지만 클라리넷을 바이올린으로 편곡한 버전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현끼리 주고받는 대화가 굉장히 아름답고 구슬프게 느껴진다.


유리 바슈매트의 젊은 시절

2악장 덕후답게 바이올린 소리보다는 음울하고 묵직한 비올라를 좋아하는데 이 곡에서는 그 비올라의 서러운듯한 음색의 특징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브루흐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라 상당히 아쉽다.


쌀쌀해지는 가을에 동료들과 점심 먹은 후 '나는 이만~'이라고 한 마디를 남기고 따뜻한 카페라테 한 잔 테이크 아웃해서 공원 벤치에 앉아 혼자 무선 이어폰으로 감상을 해 보시라 권한다. 트렌치코트의 깃을 세우면 더욱 좋다. 쏟아지는 햇살에 얼굴을 하늘로 향해 눈을 감고 들어 보자.


남들은 도른자라 얘기해도 나의 가을은 따뜻하다.



*러시아의 천재 비올리스트 Yuri Bashmet, 러시아 바이올린 학파의 대표 바이올리니스트 Victor Tretyakov의 연주로 감상해 보세요. 연주 실황은 비디오테이프라 음질, 화질이 떨어져서 음반으로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CI6njpqSKc


*혹시 연주 실황을 보고 싶은 분들은 유리 바슈메트의 젊은 시절 레코딩과 비교하며 보시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https://youtu.be/R-IUnbT6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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