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네케 플루트 협주곡 라장조 2악장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에마뉴엘 파위, 세계 정상급 플루티스트. 그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팬들이 클래식 공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관객으로 온다. 지난주 토요일에 그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관을 했다.
전날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하고 당일 오전은 마스터클래스, 저녁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는 일정이라 연주자의 컨디션이 걱정도 되었다.
총 네 명의 학생을 레슨 하는데 한 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눈에서 레이저 발사하며 연주를 듣고 레슨의 순간에는 아빠 미소를 장착하고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모습에 거장의 숨결을 느꼈다.
플루트는 목관악기다. 원래는 키 없이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금속으로 만들어진다.
파위는 학생을 레슨 하며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당시의 사조에 따라 비브라토가 달라져야 하며 그 당시의 소리를 연구하라며 본인의 악기로 바로크 스타일로 연주를 시작하자, 신기하게 골드 플루트에서 나무 악기의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모든 악기는 연주자 몸의 릴랙스가 가장 중요하며 자신의 신체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피아노도 현악기도 첼로도 몸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면 몸이 경직되고 소리도 나빠진다.
학생들에게 입안과 목 전체, 두성에 이어 머리 주변을 우주인 헬멧처럼 확장해서 호흡을 느껴보라고 하며 시범을 보이는데 공기 전체를 둥글게 감싸 안으며 관객도 감싸 안아주었다.
나아가 공간을 느끼고 무대의 공간, 객석의 공간, 연주홀의 종류에 따른 공간감을 느끼고 장악하라는 말에서는 인생을 느꼈다.
연주는 작은 부분이지만 나머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작은 한 부분이 완성되는 것처럼.
음악적으로는 악보를 보며 작곡가의 의도와 화성, 조성, 형식과 그 당시 작곡 배경에 따른 의도를 파악하라고 예를 하나하나 들어 설명해 주는데 정말 마법처럼 그 음악이 다르게 들렸다.
16분 음표가 연달아 나오는 부분에서는 유럽의 교회들이 동네마다 건축을 다 다르게 한다며 이 16분 음표들도 다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말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16분 음표를 기계적으로 정확하게 연주하는 시범을 보이고 본인의 해석에 따른 연주를 비교해 들려주었는데, 그 자잘한 16분 음표가 하나하나 살아나면서도 결국은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는 마법이라니!
플루트에 대한 마스터클래스이지만 결국 모든 악기와 음악,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왔다. 두 시간 반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거장이 연주하는 라이네케 플루트 협주곡 라장조 2악장입니다.
여러 연주자의 연주를 들어봐도 이만한 연주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