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의 DNA를 갖고 있는 한민족에 관한 이야기
석탄백탄 타는데
연기만 펄펄 나구요
이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안 나네
에헤요 어허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 말어라
정든님아 오실테면
버젓하게 오지요
꿈속에만 오락가락
구곡간장 다 녹인다
에헤요 어허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 말어라
시냇가에 빨래 소리
오드락 똑딱 나는데
아롱아롱 버들잎은
정든 님 얼굴을 가리누나
열두주름 치마 폭
갈피갈피 맺힌 설움이
초생달이 기울면
줄줄이 쌍쌍이 눈물이라
에헤요 어허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 말어라
밤새도록 울어도
풀리지 않는 내 심사
애꿎은 긴 한숨 굽이굽이
거리거리 서린다
에헤요 어허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허송세월 말어라
- 경기민요 '사발가' 중에서-
채수현의 경기민요 '사발가'를 듣는 순간 굵은 눈물이 투둑 터졌다.
채수현 씨가 사춘기 때 엄마 속을 어지간히 긁어놓았다고 고백을 하면서 어머니께 진상하는 노래라며 엄숙하게 불러준다. 그 가사가 어찌나 한국 여인, 한국 엄마를 나타내는지 겨우 마흔 초중반의 아줌마이면서 아직 어린아이들 엄마 주제에 눈물이 터져버렸다.
내 속이 터지거나 타들어가거나 말 거나 연기도 김도 안 나는데 누가 내 속을 알아주리오.
이 느리고 속 터지는 곡을 '디스코'로 편곡 해 더 이상 구질구질하고 한스럽지 않게 재탄생시켰다. 레트로한 분위기의 편곡으로 사발가의 가사는 더 이상 처연하지 않다. 한탄은 그만하고 분연히 일어나 내 인생을 즐기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더 이상 눈물 흘리며 '허송세월 말아라'는 메시지를 준다.
이번 앨범에는 한국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레게 밴드 '노선택과 소울 소스'의 리더 노선택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레게 장르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믹스해 경기민요의 새로운 멋과 맛을 뽐냈다.
총 12곡의 민요를 세련되게 풀어내 클럽에서 춤추며 민요를 즐기게 해 주었다. 민요는 더 이상 노인들만이 향유하는 음악이 아니다. 이희문의 공연장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함께한다.
점잖은 공연장에서도 이희문은 관객을 일으켜 스탠딩 공연장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이들의 새로운 시동에 큰 응원을 보낸다.
✚ 앨범 자세히 보기: https://bit.ly/2QHi9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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