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니 2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 중에 3악장은 특별하다.
듣기만 해도 심장이 뛰는 아름다운 선율, 현악기의 달콤하고 풍부한 흐름 위에 유유하게 공기를 가로질러 귀에 부드럽게 와 닿는 클라리넷 주제.
이 곡은 한 번만 들어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나와 음악만 남게 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이 곡이 피아노 협주곡으로 다시 편곡되었다.
라흐마니노프는 총 4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다.
이 5번 협주곡은 라흐의 심포니 2번을 아끼던 알렉산데르 바렌 베르크(Alexander Warenberg)가 2007년에 심포니 2번을 토대로 편곡하여 완성하였다.
이 작품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으로 명명될 수 있었던 것은 라흐마니노프의 손자가 할아버지가 남긴 피아노 협주곡 5번의 아이디어가 담긴 스케치를 발견하였고, 이를 바렌베르크에게 보여주며 의뢰를 했기 때문이다.
바렌베르크가 라흐의 손자를 찾아가서 피아노 협주곡의 편곡을 허락해달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심포니 2번은 총 4악장으로 되어있으나, 피아노 협주곡 5번은 총 3악장으로 되어있다.
피협 2악장은 심포니 2번의 3악장과 2악장을 적절히 섞어 만들었다.
시작은 심포니와 거의 흡사하고 피아노가 자연스럽게 섞여서 전혀 원곡과의 이질감이 없다. 라흐마니노프가 살아서 이 곡을 편곡했어도 비슷한 결과물이 나왔을 정도로 라흐의 스타일대로 편곡했다.
이 곡은 너무나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 라흐의 피협 2번, 3번과는 달리 연주 빈도수가 아주 낮다.
하지만 일단 들어보면 만족도는 아주 높다. 특히 심포니 2번의 3악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느낌의 연주에 만족할 것이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연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을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