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감탄만 나오는 율리아 피셔에 관한 이야기
악기를 배워서 연주한다는 것은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전공을 하려면 어린 시절부터 엉덩이 붙이고 앉아 하루에 10시간 이상 씩 연습을 해야 하는 고행의 길이다.
어릴 적 동네 피아노 학원 한 번 가보지 않아도 사춘기 시절에 기타는 한 번 씩 튕겨보았을 것이고, 그것도 아니라면 학교에서 리코더, 단소는 한 번씩 불어보았을 터.
생각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는 경험을 다들 해 보았을 것이다.
악기 하나 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설명하면 입이 아프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자기 악기 하나 평생 동안 갈고닦기도 힘든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동시에 세계 정상급으로 연주하는 연주자가 있다.
1983년에 독일의 뮌헨에서 태어난 Julia Fischer (율리아 피셔).
정경화와 안네 소피 무터로 이어지는 바이올린의 여제(女帝)의 후보자로 평가된다.
4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피셔는 9세의 어린 나이에 뮌헨 국립음대에 입학, 12세에 예후디 메누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다. 그 이후로도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며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며 23세의 나이에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의 교수가 된다.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피아노도 계속 공부해 온 피셔는 2008년에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피아니스트로 데뷔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완전히 다른 악기이다. 이 두 가지를 세계 정상급으로 잘한다는 것은 프로골퍼가 테니스로 윔블던 우승도 거머쥐는 격이다. 여기서 우리는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알 수 있다.
2016년 내한공연 당시에는 본 공연은 바이올린으로 하고, 앙코르는 피아노로 했다.
정말 얄미운 사기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외모도 출중하다.
긴 말 필요 없이 이 두 가지 악기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율리아 피셔의 연주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