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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쌤 Apr 28. 2020

2악장 병 시리즈 (14)

Schubert : 피아노 환상곡 방랑자 - 2악장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Schubert: Wanderer Fantasy in C Major, Op.15


슈베르트가 20대에 작곡한 피아노 환상곡 '방랑자'는 기존의 피아노 소나타의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려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틀을 깬다는 것은 창작자 누구에게나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기존의 피아노 소타나가 갖고 있는 각 악장과의 조성적 연결이나 템포의 틀을 나만의 형식으로 바꾼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다. 


이 곡을 누군가는 4악장의 피아노 소나타라고 말하지만 슈베르트가 명명한 대로 '피아노 환상곡'으로 불러주는 것이 작곡자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 환상곡의 제목이기도 한 '방랑자'는 슈베르트의 가곡(Lied, 리트)에서 차용하여 2악장에서 사용하였다. 그래서  2악장은 피아노가 그야말로 노래한다. 리트의 주제를 제시하고 변주하는 2악장은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64분음표의 하향 스케일이 찬바람 부는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준다. 




하지만 이 환상곡은 슈베르트가 '이 곡은 악마가 연주할 수 있다'라고 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어려운 곡이다. 이 어려운 곡에 관심을 가진 이는 '피아노의 파가니니'인 '리스트'였다. 리스트는 후에 이 곡을 오케스트레이션 해서 피아노 협주곡으로 만들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환상곡 '방랑자'는 많은 연주자들에 의해 연주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마우리치오 폴리니와 머라이어 페라이어의 연주가 마음에 와 닿는다. 


최근에 새 앨범 출시를 앞둔 피아노의 거장 조성진의 곡으로 감상해보자. 

그의 표정과 매너에서 더 큰 감동을 느낀다. 


https://youtu.be/CqRv__QKJ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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