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ea ra - 마오리족 민요, 키리 테 카나와 노래
*2악장 병 : 모든 곡에서 서정적이고 음울한 2악장을 편애하는 증상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선율과 화음으로 그저 위로받는 노래가 있다.
한 번도 가보지 못 한 땅,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듣는 노래는 나를 일으키고 치유한다.
그 간 우리 민요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 너무나 좋아하는 소리꾼의 소리를 들은 지 오래라 한 달 전에 공연 티켓을 예매하며 이 상황이 진정될 거라 기대를 했다. 상황이 진정되는 듯하다 다시 불씨가 오르는 것을 보고 오늘 눈물을 머금고 티켓을 취소했다. 남편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인 데다 남편이 혹시라도 아프면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크고, 아이들도 걱정이기에 취소가능 시한 직전까지 고민 고민하다 결국은 그리 했다.
사람들끼리 날 세우지 않고 자유롭게 운동하고 수다 떨고 공연을 보고 어울려 노는 시간은 이제 전설로만 남는가 싶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작년에 태어난 조카는 마스크 없이 맘대로 뛰노는 세상을 영상으로 보게 될까 두렵다.
내가 중학생 시절부터 동경하던 키리 테 카나와. 마오리족 원주민 아버지와 아일랜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페라 가수로 데뷔하여 클래식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그녀의 노래를 닳도록 듣고 자랐지만 정작 내가 큰 위로를 받은 음반은 그녀의 뿌리인 뉴질랜드의 마오리족들의 아름다운 민요를 담은 앨범에서였다. 고전적이고도 성가 같은 분위기의 편안한 협화음의 노래들..
그중에 가장 크게 나를 안아준 곡은 'Hoea ra'.
이 곡은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오리 전사들을 환영하기 위해 불렀다고 한다.
소중한 목소리
그립던 목소리
내 님이 돌아오시네
돌아오시네
사랑의 배를 타고 돌아오시네
내 님이 돌아오시네
가사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해도 이 곡은 나를 위로하고 따스하게 안아준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Po karekare Ana'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비바람이 치는 바다 잔잔해져 오면 우리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의 가사로 번안된 '연가'의 원곡이다.
마오리족의 뛰어난 음악성에 감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