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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o Nov 12. 2023

같이 걷자






세상이 미로 같다 생각이 들었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오른손 끝으로 벽을 더듬으며

한쪽으로만 돌기도 했지.

맹목이 된다해도 이렇게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길목은 끝이 보일 거니까  



구도 내게 알려준 일 없는

막다른 길, 끊긴 길과 만나면

두려움에 뒷걸음질 치거나

나를 끌고 나가줄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있었어.

기약 없는 기다림.

그것만이 답이라고 믿었던 날들








길을 나서.

막혀도, 끊어져도 지금은 괜찮아.

다리를 놓는 법도,

뛰어넘는 법도, 때론 담을 그대로

타고 넘는 법도 배웠거든.  



정말 오래 걸렸어.

다박다박 걸어온 걸음들이

길을 열어 준다는 걸 알기까지.



한 번도 뛰어넘는 법 없이

묵묵하게 걸어온 시간들로 만든 사다리







답이 없는 질문들로 지치는 날에는

이렇게 걷자.

나만의 보폭, 나만의 걸음으로

투명한 길을 만들자.



우리, 같이 걷자.

한 발 떨어져서,

뒤로 물러나서 걸어도,

다른 곳을 바라보고 걸어도 괜찮아.



같이 걷자.

단 숨 길게 흩어놓을 때까지,

느릿하게 걷자.














* 같이 듣고 싶은 곡

 

Passenger

: When We Were Young


https://youtu.be/hef9UEHQisY












#함께걸어요

#느린걸음

#강릉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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