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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o Apr 25. 2024

마마






마마,
나는 시가 되고 싶었어요


당신의 입 속에서 끝나지 않은

숨소리로 잦아드는 흐려진 음절 말고

온전한 노래가 되고 싶었어요








마마,
지지 않는 태양이 먼저일까요
뜨지 않는 달이 먼저일까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우로보로스의 꼬리를 입에 물었죠
어제의 내가 베어 문 꼬리 입 속에서 삭아가요
들큼한 침샘에 잠겨 니가 되죠


매일에 갇혀버린 나는
궤도를 벗어난 별이고 싶어요
아득히 먼 데서 반짝이다
자취를 감춘 문명의 흔적으로 지워지고 싶었죠

온전한 소멸을 매일 꿈꿔요






마마,
슬픔은 도처에 가득해요
숨죽인 한숨이 흩어낸 홀씨들이
코 끝에 와닿아요
밀어낸 누군가의 하루가
발아래 고여 들어 나를 삼키죠
살아있다는 건 바늘 끝 기록인가요


공간을 숨겨둔 귀에 속삭여요
시간을 읽어내는 눈이 감겨버렸잖아요
노래가 계속되면
좌표를 찾을 수 있을까요?


불러줄게요
위선과 경선이 교차하는
그림자가 지워지는 기억의 영토


마마,
선택의 시간이 왔어요
숨을 참아요



산도를 거치며 지워진 아가미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있어요
코 끝의 숨을 주어야 달숨이 허락된다죠
저울이 무너지는 동안
나는 발 끝의 그림자를 지울게요


뒤돌아보지 말아요
슬픔은 도처에 있어요
나의 안도는 골분 사이 숨겨둘게요
비좁다 하지 말아요, 부디
















* 같이 듣고 싶은 곡


필선 : 마마

https://youtu.be/uSrux7qg_pk?si=HrL__GqMcJ3OSk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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